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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대법원 헬기 공격, 자작극일까···논란 가열

등록 2017.06.29 10: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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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BBC방송은 28일(현지시간) 정체불명의 헬기가 베네수엘라 대법원 상공으로 날아와 수류탄 4발을 투하했으며, 내무부로 날아와서는 15발의 총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이를 “테러리스트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헬리콥터 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경찰 간부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자신을 오스카 페레스(사진)이라고 밝힌 뒤 “독재에 저항하라”고 호소했다. <출처: BBC방송> 2017.06.28.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BBC방송은 28일(현지시간) 정체불명의 헬기가 베네수엘라 대법원 상공으로 날아와 수류탄 4발을 투하했으며, 내무부로 날아와서는 15발의 총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이를 “테러리스트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헬리콥터 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경찰 간부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자신을 오스카 페레스(사진)이라고 밝힌 뒤 “독재에 저항하라”고 호소했다. <출처: BBC방송> 2017.06.28.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27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발생한 헬리콥터 공격을 두고 일각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자작극이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가디언은 28일(현지시간) 계속된 베네수엘라의 정정혼란으로 정부가 관심을 돌리기 위해 사건을 계획했을 수 있다는 추측이 무성하다고 보도했다.

 2013년 3월 암 투병 중이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사망 이후 권좌에 오른 마두로 대통령은 정정불안과 경제위기가 겹치면서 끊임없는 퇴진 압력을 받고 있다. 야당과 반체제 인사들은 대통령 소환 국민투표를 추진하는 등 마두로 대통령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3월말부터 시작된 반정부 유혈 시위로 7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훌리오 보르게스 야당 의장은 "이번 사건은 영화같다"며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함정이라고도 하고,진짜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정부는 무너지고 있고 민족은 존엄성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카라카스(베네수엘라)=AP/뉴시스】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가행진이 벌어진 27일(현지시간) 시위에 참가한 한 남성이 고함을 지르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헬리콥터 한 대가 대법원 건물에 총격을 가했다며 이러한 "테러 공격"을 막기 위해 방공망을 가동시켰다고 말했다. 2017.6.28

【카라카스(베네수엘라)=AP/뉴시스】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가행진이 벌어진 27일(현지시간) 시위에 참가한 한 남성이 고함을 지르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헬리콥터 한 대가 대법원 건물에 총격을 가했다며 이러한 "테러 공격"을 막기 위해 방공망을 가동시켰다고 말했다. 2017.6.28


 CNN 등은 공격의 행태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무인 비행기조차 불법인 카라카스에서 어떻게 정부 건물 위에 항공기가 2시간 동안 아무런 격추도 당하지 않고 공격을 할 수 있냐는 것이다. 더욱이 수류탄을 투하하고 총격이 발생했지만 단 한명의 사상자도 나오지 않았다.

 마두로 대통령은 기다렸다는 듯 사건 직후 대통령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소요사태가 대법원에서 발생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뻔 했다"며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전 군에 비상 경계령을 내렸다. 조만간 헬리콥터 조종사와 테러분자들을 체포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사건 다음날에 범행에 사용된 헬리콥터는 바가스주의 해안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용의자인 오스카 페레스 범죄수사경찰(CICPC) 특수대응부대 소속 헬기조종사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페레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영상을 올려 "독재에 저항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군부와 경찰, 민간인들의 연합세력으로 범죄 정권에 저항하는 사람들이다"라며 "우리는 특정 정파에 속하지 않으며 우리는 민족주의자, 애국자, 제도주의자들이다"라고 말했다. 또 "우리의 싸움은 베네수엘라 군을 상대로 한 게 아니다"라며 "독재에 대한 싸움이며 뻔뻔스런 현 정부를 상대로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필 건슨 국제위기감시기구 선임분석가는 "이 사건이 미치광이의 짓인지 거짓인지에 상관없이 그 영향은 동일하다"라며 "정부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고, 폭력을 확대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지니'를 병속에 넣을 수 있는 수준으로 억압을 하기 위한 방법을 찾으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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