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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종합]급식 대란은 없었지만···아이들 피해에 학부모 불만 쇄도

등록 2017.06.29 16: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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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학교 급식조리원 등 학교비정규직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급식이 중단된 29일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급식실 불이 꺼져있다.  전국 학교 비정규직노동조합은 이틀간 비정규직 철폐와 근속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감에 따라 급식 조리원과 교무 보조원 등 학교 비정규직 파업으로, 전국 1천900여 학교의 급식이 중단됐다. 2017.06.2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학교 급식조리원 등 학교비정규직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급식이 중단된 29일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급식실 불이 꺼져있다. 2017.06.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변해정 박영주 기자 = 학교 급식 조리원들이 조합원으로 소속돼 있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의 파업으로 29일 전국 곳곳에서 급식이 중단됐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전국 국공립학교(1만1518곳)의 16.75%인 1929곳에서 급식이 중단됐다.

  서울 지역은 공립학교(1038곳)의 6.55%인 68곳이 파업에 참여했다. 이중 34곳이 급식을 빵과 우유 등으로 대체했고 19곳은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했다. 학생들이 가정에서 점심을 해결하도록 단축 수업을 시행한 곳은 12곳이었다. 

  학교와 학부모들이 몇 주 전부터 예고된 파업에 대비해 큰 혼란은 없었다. 하지만 학생들이 도시락이나 빵·우유로 끼니를 때워야 한 탓에 학부모들의 불만이 상당수 제기됐다.

  서초구 우솔초등학교는 사흘 전인 26일 '학교 급식이 29~30일 이틀간 중단된다'는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수학여행을 간 6학년을 제외하고 1~5학년생은 도시락을 싸 와야 했다.

  등굣길 학생들의 고사리 같은 손에는 어김없이 도시락 가방이 들려져 있었다. 수업 시작 후 뒤늦게 도시락을 직접 들고 온 학부모도 눈에 띄었다.

  오전 11시가 조금 지나 도시락을 챙겨 온 이모(38·여)씨는 "아들이 평소에는 11시30분께 급식을 먹는데 오늘은 급식이 없다. 지각할까 봐 먼저 등교시키고 도시락을 쌌다"며 "전업주부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수원=뉴시스】권현구 기자 =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한 2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향동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급식 대신 지급된 빵을 먹고 있다.  조리종사원·영양사·행정실무 등 학교의 비정규직 직원들이 임단협 결렬에 따라 시·도 교육청은 급식실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울 경우 단축수업 혹은 도시락 지참이나 빵·우유 등으로 대체할 것을 일선 학교에 지시했다. 2017.06.29.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권현구 기자 =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한 2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향동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급식 대신 지급된 빵을 먹고 있다. 2017.06.29.  [email protected]

  이 학교는 급식실이 한꺼번에 붐비는 것을 막기 위해 학년별 점심시간을 달리 정해놓고 있다. 2~4학년은 오전 11시30분부터 낮 12시20분까지, 1학년과 5~6학년은 낮 12시10분부터 오후 1시까지다.

  우솔초교 행정실 관계자는 "파업이 있을 내일(30일)까지는 급식실 운영이 안 돼 점심시간 구분도 필요 없게 됐다"면서 "도시락 지참을 미리 안내해 큰 불편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성동구 광희중학교의 이날 원래 급식 메뉴는 차수수밥과 샤브샤브국에 파인애플함박스테이크·노각무침·피즈사각전병·배추겉절이 반찬이었다. 하지만 파업으로 예정된 급식은 나오질 않았다.
  
  이 학교 1학년생 자녀를 둔 김모(여)씨는 초교 2학생이던 2012년 11월 급식 조리원 파업을 떠올리며 "과거에나 지금이나 비정규직 조리원의 처우를 개선해야 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방식이 잘못됐다. 아이들이 피해를 봐선 안된다"며 "이번엔 도시락을 쌌더니 점심 안 먹는다며 가져가질 않더라.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서울의 한 초등학교 3학년생과 1학년생 딸을 둔 최모(여·43)씨는 "김밥 싸서 등교시켰다. 날이 더워 상할까봐 걱정된다"면서 "막내 아이 도시락통은 어제 새로 샀다. 멋 모르는 애들은 소풍 가는 것 마냥 즐거워했지만 엄마들은 힘이 든다.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합리적인 파업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원=뉴시스】권현구 기자 = 전국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학교 급식이 차질을 빚은 가운데 29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텅 빈 급식실을 쳐다보고 있다.  이날 학생들은 학교측에서 마련한 빵과 음료로 점심을 대신하였다. 2017.06.29.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권현구 기자 = 전국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학교 급식이 차질을 빚은 가운데 29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텅 빈 급식실을 쳐다보고 있다. 이날 학생들은 학교측에서 마련한 빵과 음료로 점심을 대신하였다. 2017.06.29.  [email protected]

  경기 지역은 2209개의 학교 중 24.81%에 달하는 548곳의 학교가 파업에 동참했다.

  남양주시 별내동에 사는 워킹맘 윤정희(33·여)씨는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인데 급식이 안 된다고 해서 어젯밤 퇴근길에 장을 봤다"며 "오늘 아침 6시에 일어나 힘겹게 김밥을 싸서 보냈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직장 동료에게 물었더니 편의점 도시락을 그릇만 옮겨 담아 부랴부랴 싸서 보냈다더라"면서 "정 안되는 엄마들은 애들한테 빵을 사줘서 보냈다고 들었다. 애들 먹는 거로 이러니깐 너무 속상하다"고 했다.

  안산의 한 고등학교 교사 노모(33·여)씨는 "급식이 중단돼 학부모들로부터 '김밥 사 가도 되냐' '혹시 다른 애들 도시락 보며 우리 아이가 상처받을까 봐 걱정된다' 등 문의가 왔다"며 "교무회의 결과 내일까지 단축 수업을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광주는 252개의 학교 중 44.4%에 해당하는 112곳이 급식을 중단했다. 58곳의 학교에서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했고 44곳의 학교는 빵과 우유로 점심을 대체했다. 단축 수업을 한 학교는 7곳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후 광주 남구의 한 초등학교 600여명의 학생들은 급식 종사자 12명이 파업에 참여해 점심시간을 빵과 우유, 음료수 대신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학교 급식조리원 등 학교비정규직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급식이 중단된 29일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인근 편의점에서 학생들이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전국 학교 비정규직노동조합은 이틀간 비정규직 철폐와 근속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감에 따라 급식 조리원과 교무 보조원 등 학교 비정규직 파업으로, 전국 1천900여 학교의 급식이 중단됐다. 2017.06.2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학교 급식조리원 등 학교비정규직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급식이 중단된 29일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인근 편의점에서 학생들이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2017.06.29. [email protected]

  메뉴는 밥과 감자탕, 김치볶음이 예정돼 있었지만 급식실은 종사자가 없어 텅 비었다. 대신 교사들이 급식실에서 직접 빵과 우유를 받아 교실로 옮겨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학생들은 점심을 빵과 우유를 먹으며 점심시간을 보냈고 일부 학생은 부모가 싸준 김밥 등으로 해결했다.

  이 학교의 교사는 "급식 중단 소식을 뒤늦게 들은 학부모들이 학교로 찾아와 도시락을 전달해 주는 등 대부분의 학생이 점심을 집에서 챙겨왔다"며 "이번 주는 야간자율학습을 하지 않고 학생들을 하교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이 가입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급식 차질에 불편과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많이 올라왔다.

  특히 세종에 거주하는 학부모들이 불편을 크게 호소했다. 세종은 전체 국공립 학교(112곳) 중 87.50%에 해당하는 98곳이 파업에 참여했다.

  카페 '세종맘 모여라'의 아이디 kell*****는 "급식 파업 꼭 해야만 하는 걸까요. 왜 아이들을 볼모로. 일하는 워킹맘은 심란하기만 하다"는 글을 올렸다.

  또다른 아이디 지*는 "파업도 권리임을 알지만 학생들도 학교에서 급식 먹을 권리가 있다. 전업 맘처럼 점심시간에 맞춰 도시락을 가지고 가지 못하는 직장맘인 저는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썼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학교 급식조리원 등 학교비정규직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급식이 중단된 29일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단축수업 후 하교하고 있다.   전국 학교 비정규직노동조합은 이틀간 비정규직 철폐와 근속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감에 따라 급식 조리원과 교무 보조원 등 학교 비정규직 파업으로, 전국 1천900여 학교의 급식이 중단됐다. 2017.06.2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학교 급식조리원 등 학교비정규직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급식이 중단된 29일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단축수업 후 하교하고 있다. 2017.06.29. [email protected]

  카페 '세종맘 세상사는 이야기'의 아이디 tjdu***는 "엄마의 정성스런 도시락에 기뻐하는 아이만 있을까요. 엄마의 빈자리가, 어려운 형편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아이들은 어떨까요. 그 아이들의 상처는 어떡할지 마음이 아프네요"라고 적었다.

  이밖에도 부천 엄마들의 모임 카페 '애솔나무'의 아이디 real*****는 "조리사 분들 일하기 힘든 거 알지만 이해가 안된다. 결국 피해는 학생들한테 간다"고 글을 게재했다.

  대전 인근 엄마들의 모임 카페 '도담도담'의 아이디 eowj****는 "대책없이 파업하면 아이들은 굶으라는 거 아닙니까. 등교거부라도 해야 하는거 아닙니까"라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날 울산, 경북, 제주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구와 전북은 30일만 파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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