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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문 대통령 첫 미국방문 형식, 박 전 대통령 때보다 격상되었나?

등록 2017.06.30 09: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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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8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앤드류스 합동기지에 도착,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7.6.29. photo@newsis.com

【워싱턴=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8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앤드류스 합동기지에 도착,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7.6.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광원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각) 워싱턴에 도착하면서 3박 5일간의 첫 방미 일정이 시작됐습니다. 출국 전 이번 방문의 형식이 공식 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으로 알려지면서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방미 때 실무방문(Working Visit)보다 한 단계 격상됐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미국의 경우 공식적으로 정해진 규정은 없지만 통상적으로 외국 정상에 제공되는 의전에 따라 국빈방문(State Visit), 공식방문(Official Visit), 공식 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 실무방문(Working Visit), 개인방문(Private Visit)으로 형식을 나누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의 이번 공식 실무방문은 실무방문과 형식은 유사하지만 의전이 한 단계 격상된 방문 형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방미 전인 2013년 4월 21일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방문 형식 역시 공식 실무방문이었습니다. 이 때문인지 문 대통령의 방미 계획이 발표된 이후 박 전 대통령의 2013년 방미를 실무방문으로 보도한 언론이 6곳, 실무방문으로 보도한 언론이 11곳으로 엇갈리고 있습니다. 양쪽 언론사의 기사를 모두 접한 독자라면 충분히 어리둥절할 만한 사안입니다.

 실제로 미 국무부 홍보국 기록실 웹사이트에는 2013년 5월 이뤄진 박 전 대통령의 방문 형식이  Working Visit(실무방문)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토대로 외교부에 문의한 결과 "2013년 5월 박 전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공식 실무방문이 맞다"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다만 "미국 측에서 왜 실무방문으로 보고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라고 했습니다.

 외교부를 통해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방미 형식은 공식 실무방문으로 같습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 형식이 2013년 당시보다 한 단계 격상됐다고 표현하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의전 내용으로 봤을 때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그간 공식 실무방문으로 이뤄진 전임 대통령들의 방문보다 한층 더 높은 예우를 받는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 내외에게 백악관 공식 환영 만찬을 제공하고 한국 대통령 최초로 블레어하우스에 3박4일간 머물도록 하는 등 국빈방문에 준하는 예우를 갖출 예정입니다. 더욱이 트럼프 행정부는 방문의 형식을 복잡하게 나누지 않고 국빈방문이 아닌 이상 공식방문에 준해 처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국빈방문이나 공식방문이 아닌 실무방문과 공식 실무방문 형식을 가지고 격상 여부를 논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없게 되었습니다.

 의전은 한 나라의 정상에 대한 예우를 보여주는 척도입니다. 하지만 이제 많은 나라가 형식적인 의전보다 실용적인 외교성과를 중시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첫 번째 해외순방인 미국방문에서 보다 실질적인 외교 성과를 가지고 귀국하길 바랍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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