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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복지부장관후보자,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

등록 2017.07.14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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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카피필러 표률 검사 결과.

【서울=뉴시스】카피필러 표률 검사 결과.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제자의 박사 학위 논문의 주요 부분을 학술지에 게재하면서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4일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실은 박 후보자가 지난 2009년 11월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12월호에 제자 배모씨와 공동저자로 게재한 '근로빈곤층 노동이동 결정요인 분석'과 한달 후 통과된 배씨 박사학위 논문 '생애주기와 빈곤이 노동이동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실이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과 배씨 박사학위 논문에 대해 국내 대표적인 논문 표절 검색 시스템 인 '카피킬러'로 표절 검사를 한 결과, 표절율이 21%에 달했다. 이 수치가 20% 이상이면 학계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다.

 일례로 중앙대학교 대학원 논문 유사도 검사시스템 활용지침에 따르면 카피킬러 표절율(논문 유사도)이 20% 이상이면 위험 수준에 해당한다. 검사 등급(양호-유의-주의-위험)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경우 논문 심사위원장과 심사위원 등의 의견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졸업 사정시 해당 결과를 반영한다.

 박 후보자는 배씨 지도교수로 해당 논문을 심사했다. 박 후보자가 배씨 박사 학위 논문 심사과정에서 충분히 표절을 발견할 수 있음에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하고 최종 통과시킨 것은 배씨 논문 가로채기에 대한 대가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학계에 따르면 박사 학위 논문은 통과 시점을 역순으로 3∼6개월전 지도교수에게 심사본을 제출하기 때문에 2009년 6월∼9월 배씨의 박사 학위 논문 심사본이 박 후보자에게 제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 후보자가 공동저자로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의 게재 확정일은 같은해 11월13일이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4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출근하며 내정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7.07.04.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4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출근하며 내정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7.07.04. [email protected]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은 "소위 '논문 쪼개기'나 '유사 연구'를 통해서 지도교수가 제자의 논문을 미리 가로 채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경우 나중에 발표한 논문의 이론 소개나 선행연구 검토 부분에서 표절이 자주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현 원장은 "대학 사회에서 약자인 제자 학생의 노력과 성과를 가로채는 행위는 사회적 약자들의 복지를 담당하는 장관으로서 심각한 자질 문제를 드러낸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실은 박 후보자가 자신의 연구성과를 위해 논문 주요 부분을 중심으로 학술지에 게재했다면 아무리 공동저자로 배씨를 표시했더라도 '논문 가로채기' 방식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교육부 감사에서 부산교대 지도교수가 제자를 공동저자로 등재해 학회지에 올린 행위가 '제자 논문 가로채기'로 적발된 바 있다.

 김 의원은 "갑 중의 갑이라 불리우는 논문 지도교수의 지위를 이용해 박사학위 논문 통과를 앞둔 제자의 논문을 자신의 연구성과를 위해 미리 학술지에 게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며 "박 후보자는 이미 여러 논문에 대한 표절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후보자가 표절문제에 너무 관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많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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