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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수리온 계기로 방산비리 척결·국방개혁 재시동 '일거양득'

등록 2017.07.17 16:4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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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수석 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7.07.17.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수석 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7.07.17. [email protected]

宋임명 지연으로 위축된 국방개혁 모멘텀


장명진 방사청장 후임 인선 늦추며 사법책임 묻겠다는 의지도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송영무 국방부 장관 임명 지연으로 떨어진 국방개혁의 모멘텀을 다시 살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군이 국산명품 헬기로 자랑한 수리온(KUH-1)이 총체적 부실 덩어리였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분위기 전환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 수리온 감사결과 드러난 방산비리를 뿌리뽑고 이를 국방개혁의 불쏘시개로 삼겠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비서관 회의 모두발언에서 수리온에 대한 감사원 결과를 언급하며 "방산비리는 단순한 비리를 넘어 안보에 구멍을 뚫는 이적행위에 해당한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방산비리 척결은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닌, 애국과 비애국의 문제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적폐 청산 과제"라며 "개별 방산비리 사건에 대한 감사와 수사는 감사원과 검찰이 (각각) 자체·독립적으로 해나갈 것이지만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그 결과를 제도개선으로 연결시키는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방위사업청은 국산 헬기의 수리온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음에도 전력화를 강행했다. 헬기 전면부 앞유리의 결빙문제, 프로펠러가 본체를 때리는 심각한 결함이 발견됐음에도 무리하게 전력화를 시킨 데에는 뿌리깊게 박혀 있는 방산비리가 자리잡고 있었다는 것이 청와대의 인식이다.

 그 동안 수리온을 둘러싼 방산비리 중심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강대 동기동창인 장명진 방사청장이 있다는 것이 군 안팎의 대체적 시각이었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한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이 자리에 앉아 있다. 2017.07.04.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한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이 자리에 앉아 있다. 2017.07.04. [email protected]


 장 청장은 지난 정부의 적폐청산 최우선 대상으로 문 대통령의 인사에서 가장 먼저 포함됐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이날 인사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장 청장의 후임 인선이 늦어지는 데에는 '비리 연루자는 곱게 놓아주지 않겠다'는 문 대통령의 인식이 저변에 깊게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집권 초반 고강도 검찰개혁에 나섰던 문 대통령이 '돈봉투 만찬 사건'의 연루자였던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을 각각 부산고검 차장검사,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좌천시키면서까지 사표를 수리 않고 현직을 유지하게끔 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현재 감사원은 수리온 전력화 과정에서 장 청장에게 업무상 배임 혐의가 있다고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비행안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부터 납품받아 전력화를 강행한 것은 방산비리와 연루돼 있지 않겠냐는 것이 감사원의 판단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수리온의 감사원 결과를 언급하면서 '적폐청산' 대상이라고 표현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공약 가운데 '부정부패 없는 대한민국'과 '이명박·박근혜 9년 집권의 적폐청산'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 중 방위사업 비리 척결을 비중있는 공약으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집권 초반 법무부 장관 임명을 통한 검찰개혁과 감사원을 통한 4대강 사업 정책감사, 박근혜 정부 문건 공개를 통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재수사 등에 많은 힘을 쏟아왔다.
【대구=뉴시스】김진아 기자 = 13일 오후 육군 2작전사령부에서 열린 기동예비전력 전개 훈련에서 특공대원들이 수리온에서 패스트로프를 하고 있다. 독수리훈련(FE)과 연계해 실시한 이번 훈련은 기동예비전력인 특공부대 장병 200여 명과 수리온, 시누크 등 헬기 18대를 작전지역에 신속히 전개해 적을 격멸하는 훈련이다. 2017.03.14. bluesoda@newsis.com

【대구=뉴시스】김진아 기자 = 13일 오후 육군 2작전사령부에서 열린 기동예비전력 전개 훈련에서 특공대원들이 수리온에서 패스트로프를 하고 있다. 독수리훈련(FE)과 연계해 실시한 이번 훈련은 기동예비전력인 특공부대 장병 200여 명과 수리온, 시누크 등 헬기 18대를 작전지역에 신속히 전개해 적을 격멸하는 훈련이다. 2017.03.14. [email protected]


 하지만 우선순위에 밀려 후보시절 내세웠던 국방개혁만큼은 제대로 손을 쓰지 못했다. 개혁을 책임질 송영무 국방부 장관 임명마저 야권의 극렬 저항에 부딪혀 늦어지면서 국방개혁의 동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우려섞인 시각이 군 안팎에서부터 제기됐다.

 문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을 일거에 타개할 카드로 국산헬기 수리온을 둘러싼 방산비리 문제를 꺼내든 것으로 평가된다. 떨어진 국방개혁 동력을 확보하고, 미뤄뒀던 방산비리 척결을 함께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방사청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는 송 장관이 주도해 나갈 국방개혁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송 장관이 청문회 과정에서 입은 상처를 극복하고 개혁의 고삐를 바짝 조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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