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세책점’ 이야기 들으러오세요, 조선시대 도서대여점

등록 2017.07.19 09:04:1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하진양문록 권1 연대본 본문 속 낙서와 그림

【서울=뉴시스】 하진양문록 권1 연대본 본문 속 낙서와 그림

【서울=뉴시스】 신동립 기자 = ‘책사람’ 강연 ‘한글 소설, 세책점으로 퍼지다’가 22일 오후 2~4시 국립한글박물관 지하1층 강당에서 열린다. 이민희 교수(47·강원대 국어교육)가 조선후기 책대여점인 세책점(貰冊店)과 한글소설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책점은 필사한 책을 돈을 받고 빌려준 곳이다. 18세기 중반~20세기 초 성행했다. 세책점을 통해 유통되는 소설을 ‘세책 고소설’이라고 불렀는데, 한글소설이 많았다. 주독자층은 사대부 집안의 여성과 궁중의 여성이었다. 세책점의 유행소설을 읽지 않으면 서로 대화가 통하지 않을 정도였다. 영·정조 때 문신 채제공(1720~1799)이 당시의 열기를 전한다.

‘근세에 안방의 부녀자들이 경쟁하는 것 중에 능히 기록할 만한 것으로 오직 패설이 있는데 이는 좋아함이 나날이 늘고 달마다 증가하여 그 수가 천백 종에 이르렀다. 쾌가는 이것을 깨끗이 베껴 쓰고 무릇 빌려 주는 일을 했는데, 번번이 그 값을 받아 이익으로 삼았다. 부녀자들은 식견이 없어 혹 비녀나 팔지를 팔거나 혹 빚을 내면서까지 서로 싸우듯이 빌려 가지고 가 그것으로 긴 해를 보냈다.’ (‘여사서’ 서문)

세책본, 즉 세책점의 책은 여러 사람에게 빌려주려고 제작됐으므로 형태가 독특했다. 삼베 같은 것으로 싸서 표지를 두껍게 만들었고, 책장이 해지는 것을 막고자 책장마다 들기름을 칠했다. 책 상단에 쪽수를 표기했고, 책을 넘기는 부분이 닳아 없어지지 않도록 1~3자를 덜 썼다. 낙서, 음화, 그림 등이 남아있기도 하다. 국립한글박물관은 ‘낙성비룡’ 권1 등을 소장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낙성비룡 권1

【서울=뉴시스】 낙성비룡 권1

강연을 하는 이 교수는 ‘조선의 베스트셀러’ 저자다. 고전소설, 구비문학, 한국문화사를 연구하고 있다. ‘16~19세기 서적중개상과 소설․서적 유통 관계 연구’로 2009년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