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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고통③][기고]"잠 못자요, 수면제 처방받고 싶어요"

등록 2017.07.25 05:50:00수정 2017.07.25 09: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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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나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성용 과장. 2017.07.19. (사진 제공=나은병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나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성용 과장. 2017.07.19. (사진 제공=나은병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에서 많은 분들께 자주 듣는 말 입니다. 불면증은 잠이 들기 어렵거나, 중간에 자주 깨거나, 혹은 너무 일찍 깨어 다시 잠들지 못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러한 일이 계속되면 사소한 일에도 쉽게 예민해지고, 늘 피곤함을 느끼게 되어 일상과 직업생활에 많은 지장을 받게 됩니다.

어쩌면 약을 복용해 증상을 해결하는 것은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일 것입니다. 최근의 수면제는 기억력 등 인지기능의 저하, 근육이완, 과진정 같은 과거의 부작용을 거의 보이지 않으며 또한 작용시간이 빨라 기상 후 일상생활에 거의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급성 스트레스 상황, 혹은 장기간 해외체류 후 귀국해 시차적응이 어려워 일시적인 불면증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단기간 수면제 처방이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불면증은 수면제 처방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단순한 믿음이 약에 대한 심리적 의존을 불러일으켜 이러한 분들의 잦은 내원과 처방 요구에 진료현장에서 불필요한 수면제가 과잉처방되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불면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불면증을 유발할만한 내,외과적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코골이가 심하다면 수면 중 무호흡증에 의해 잠을 자주 깨거나, 뇌의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낮에 피곤하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 이비인후과에서 수면다원검사를 하고 필요시 양압기 치료를 해야합니다. 밤중에 소변이 자주 마려워 잠을 자주 깨는 경우도 있습니다. 먼저 비뇨기과 혹은 산부인과 진료 후 전립선 질환이나 방광염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관절염, 대상포진 등과 같은 질환을 앓고 있다면 통증이 심해 불면을 앓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우 해당 질환에 대한 적극적 치료 및 통증 관리가 우선일 것입니다. 만성적 스트레스나 정신적 외상으로 인해 우울, 불안 증상이 있다면 대부분의 경우 잠을 편히 자는 것이 어렵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도 해당 질환에 대한 약물치료 및 정신치료를 통해 불면증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꼭 정해진 시간에 잠이 들고 깨어야 한다는 강박적 사고가 불면증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늘 새벽에 일어나 출근준비를 해야 하는 직장인들 중 일부는 일정시간 수면을 꼭 해야 한다는 생각에 저녁 늦은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불안해 합니다. 잠이 오지 않는데도 침대에 누워 수시로 시간을 확인합니다. 잠드는데 걸리는 시간만큼 잠을 자는 시간이 줄어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강박적 사고와 수면습관, 패턴이 불안을 유발하고 불면증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 인지치료를 통해 왜곡되어 있는 수면에 대한 사고 및 습관을 교정하는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수면위생'이 있습니다. 널리 알려져 있고 찾아보기 쉬우니 한번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혼자서 해결하기 어렵다면 꼭 병원을 찾으셔야 합니다. 수면제 처방이 없이도 불면증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전문가의 진료를 통해 불면증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시고다들상쾌하고 개운한 아침을 맞이하기 바랍니다.

 나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성용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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