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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유엔 제재에도 작년 3.9% 성장...17년만에 최고

등록 2017.07.21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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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유엔 제재에도 작년 3.9% 성장...17년만에 최고

작년 2분기 강력한 유엔 제재에도 큰 폭 반등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년만에 남북 성장률 역전
북한, 전기가스수도업(22.3%)·광업(8.3%) 중심 성장
'개성공단 폐쇄' 남북교역 87% 급감한 3.3억 달러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유엔 안보리의 경제 제재와 국제적 고립에도 불구하고 북한 경제가 작년 3.9% 성장해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작년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년에 비해 3.9% 증가했다.

작년 2분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나진항을 통한 수출을 제외한 모든 광물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의 강력한 대북 제재를 실시했음에도 별다른 충격이 없었던 셈이다.

당시 우리 외교부는 "70년 유엔 역사상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비군사적 조치로는 가장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결의"라며 "대량살상무기 차원을 넘어서 북한 관련 제반 측면에 심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제재"라고 밝힌 바 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 팀장은 이와 관련, "북한 교역의 90%가 북중 간에 이뤄진다"며 "해관 통계를 통해 북한의 대외 교역을 봤을 때 북중 무역이 작년 3월 유엔 안보리 제재 이후 상반기에 줄었다가 하반기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관계기관으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북한의 국내총생산(GDP)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9%)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 뒤 2010년(-0.5%)에 호전됐다가 2011년(0.8%)에는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다. 이후 2014년까지 1% 안팎의 성장률이 지속하다 2015년 가뭄 등의 영향으로 -1.1%로 떨어졌고 지난해엔 3.9%의 큰 폭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신 팀장은 "작년 북한 성장률이 상승한 것은 2015년 발생했던 가뭄 등 부정적 요인이 완화된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며 "2015~2016년 연평균 성장률은 1.3%로 최근 1% 초반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북한 경제성장률은 1999년 6.1%를 기록한 이후 17년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또 우리나라 작년 경제성장률(2.8%)보다 높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지난 2008년(남한 2,8%, 북한 3.1%) 이후 8년만에 역전된 것이다.

신 팀장은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외부 충격의 영향을 많이 받는 반면 북한 경제는 폐쇄적인 구조이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영향을 덜 받는 측면이 있다"며 "그런 경우에 과거 역전됐던 적이 있고 작년의 경우 외부 충격보다는 2015년에 워낙 좋지 않았었던 데 따른 기조효과로 올라간 것이라 북한 경제가 좋아서 역전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작년 북한은 전기가스수도업(22.3%)과 광업(8.3%) 중심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산업별로는 살펴보면 건설업(2015년 4.8%→2016년 1.2%), 서비스업(0.8% →0.6%)의 증가율이 낮아졌으나 광업(-2.6%→8.4%), 제조업(-3.4%→4.8%), 전기가스수도업(-12.7%→22.3%)은 증가세로 전환했다. 특히 전기가스수도업은 수력·화력 발전이 늘어난 덕분에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광업과 제조업은 1999년 이후 17년만에 최고치, 전기가스수도업은 1990년 발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농림어업도 농산물과 수산물 생산이 늘어 전년대비 2.5% 증가했다.

제조업은 4.8% 성장한 가운데 경공업은 섬유·의복·가죽 및 신발 등이 늘어 1.1% 증가했고, 중화학공업은 1차 금속제품, 화학제품 등이 늘어 6.7% 증가했다.

산업별 비중으로 보면 건설업, 서비스업 비중이 전년에 비해 하락한 반면 농림어업, 광공업, 전기가스수도업 비중은 상승했다.

농림어업과 광공업이 각각 21.7%, 33.2%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0.1%포인트, 0.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북한, 유엔 제재에도 작년 3.9% 성장...17년만에 최고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전년과 같은 21.9%, 29.4%였다. 반면 광공업(35.9%)과 건설업(7.8%)은 전년대비 각각 0.6%포인트, 0.1%포인트 내렸다.

전기가스수도업은 5.2%로 전년대비 0.7%포인트 상승했다. 발표를 시작한 1990년 이후 최고 비중이다.

반면 건설업은 전년대비 0.2%포인트 하락한 8.8%를 기록했고, 서비스업도 1.1%포인트 하락한 31.1%를 기록했다.
 
북한의 경제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지난해 36조4000억원으로 한국의 4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한국의 GNI는 1639조1000억원이다. 한국의 2.2%에 불과한 규모다. 다만 지난 2015년 45.4분의 1 수준에 비해선 격차가 소폭 줄어든 것이다.

1인당 GNI는 146만1000원으로 한국의 21.9분의 1 수준(4.6%)이었다.

수출과 수입을 합한 대외교역 규모는 65억5000만 달러로 1년 전(62억5000만 달러)보다 4.7% 증가했다. 이는 남북교역을 제외한 수치다.

수출이 28억2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4.6% 증가했다. 동물성생산품(74.0%)과 광물성생산품(8.9%) 등의 증가폭이 컸다. 동물성생산품은 주로 어류, 갑각류 등이다.

수입은 37억3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4.8% 증가했다. 식물성생산품(24.8%)와 섬유류(20.5%) 등의 증가폭이 컸다.

지난 한해 남북교역 규모는 전년대비 87.7% 감소한 3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개성공단 폐쇄로 반출입 규모가 전년에 비해 대폭 축소된 것이다.

월별로 살펴보면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조치(2016년 2월 10일) 영향으로 4월 이후에는 반출입 물량이 없었다.
 
한은은 1991년 이후 매년 관계기관으로부터 북한의 경제활동에 관련된 기초자료를 제공받아 북한 경제성장률을 추정하고 있다. 

신 팀장은 "경제성장률, 산업구조, 경제규모, 1인당 GNI 등 국민계정과 관련된 지표는 우리나라의 가격, 부가가치율 등을 적용해 산출함에 따라 이들 지표를 여타 나라들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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