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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비리 수사' 검찰 단계서 사실상 제자리···왜 멈췄나

등록 2017.07.21 18: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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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뉴시스】차용현 기자 = 검찰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협력업체 5곳을 전격 압수수색 한 18일 오후 경남 사천시 소재 KAI 본사는 평소와 다름없이 평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7.07.18.  con@newsis.com

【사천=뉴시스】차용현 기자 = 검찰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협력업체 5곳을 전격 압수수색 한 18일 오후 경남 사천시 소재 KAI 본사는 평소와 다름없이 평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7.07.18. [email protected]


경찰→검찰로 KAI 수사 이첩···합동수사단에 넘겨
KAI 비자금 핵심 인물 S씨 도주 이유 수사 '제자리'
2년간 사실상 진척 없어, 수사 의지 있었나 의문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경찰이 의욕적으로 진행하던 한국항공우주(KAI) 관련 수사가 검찰로 넘어온 이후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검찰은 방위사업비리 정부 합동수사단의 수사와 겹친다는 이유로 경찰에 KAI 사건 일체를 넘기도록 했다지만, 사실상 2년 이상 사건을 묵히다 최근 들어서야 압수수색 등에 나섰다.

 21일 사정기관에 따르면 경찰은 2014년 말부터 KAI 관련 수사를 벌였고, 이듬해 3월초 검찰에 사건 일체를 이첩했다.

 당시 경찰은 검찰보다 석달 앞서 KAI 비리 관련 제보를 접수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제보자를 비롯한 참고인 조사를 벌여 상당한 진술을 확보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검찰은 방위사업 비리를 수사하는 범정부 합동수사단이 출범한 상황 등을 고려해 사건을 넘기도록 했다.

 하지만 KIA 수사는 검찰로 이첩된 이후 2년 이상 이렇다 할 진척을 보지 못했다. 합동수사단은 2015년 7월15일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도 KAI 관련 사안을 제외했다.

 검찰은 KAI 비자금 수사의 핵심 인물인 S씨가 도주해 수사가 진행되기 어려웠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KAI가 우리나라 대표 방위산업 기업인 점을 감안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한다.

 검찰은 2015년 5월 KAI 비자금 조성 관련 감사원의 수사요청서를 받았지만 구체적인 혐의 내용과 금액을 특정할 수 없어 즉시 수사에 착수하지 못했다는 설명도 하고 있다. 계좌와 자금추적 영장을 발부 받아 범죄와 관련된 금액을 특정하는 작업을 진행했는데, 그 사이 회계담당 직원 S씨가 도주해 수사가 더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KAI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방산기업으로 기업 규모와 매출, 임직원과 협력 업체 숫자가 엄청난 기업"이라며 "KAI를 중심으로 경남 사천과 진주의 경제가 움직인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몇 명의 제보만 받고 이런 기업을 바로 압수수색을 할 수는 없다"며 "신중에 신중을 기해서 심도 있는 내사를 거쳐야 지금 같은 본사에 대한 수사가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평소 검찰의 수사패턴을 볼 때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감사원의 수사요청이 온 게 2015년 5월인데, 검찰이 S씨 체포영장을 받은 시기가 2016년 6월27일인 점은 납득이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범죄 혐의와 금액을 특정하는 데 1년1개월이나 걸렸다는 점은 애초에 수사할 의지가 없었느냐는 의심이 들 만한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최초 경찰 단계의 수사를 잘 알고 있는 한 경찰 간부는 "당시 경찰 수사팀은 검찰이나 합동수사단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검찰이 사건을 이첩하라고 하니 할 수 없이 넘기고 손을 뗐을 뿐"이라고 전했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핵심인물인 S씨가 도주해서 수사에 진척이 없었다면, 여전히 S씨가 잡히지 않은 지금도 달라진게 없지 않으냐"며 "2년동안 사실상 덮어두고 있다가 정권이 바뀌니까 이제와서 속도를 내며 수사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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