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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 후 "회춘했다"···흰머리가 검은머리로

등록 2017.07.23 08: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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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AP/뉴시스】 한 폐암 환자가 스페인 연구진이 개발한 한 항암 치료 약물을 복용한 이후 흰머리 대신 갈색머리가 자라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사진은 약물 복용 전후의 모습. 2017.07.22.

【시카고=AP/뉴시스】 한 폐암 환자가 스페인 연구진이 개발한 한 항암 치료 약물을 복용한 이후 흰머리 대신 갈색머리가 자라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사진은 약물 복용 전후의 모습. 2017.07.22. 


【시카코=AP/뉴시스】 김혜경 기자 = 항암치료 이후 흰머리가 사라지고 검은머리가 수북히 자라나는 '회춘' 효과를 본 암 환자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암환자들은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머리카락이 빠지는데, 스페인에서 개발된 면역요법이라고 불리는 신약을 복용한 14명의 암환자들은 흰머리 대신 갈색, 검은색 등 본연의 머리카락 색깔을 회복하는 기이한 경험을 했다. 
 
 이러한 현상은 약을 개발한 연구진들도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다.

 연구를 진행한 노엘리아 리베라 바르셀로나 대학 피부과 교수는 "처음에 환자 1명의 머리카락 색깔이 갈색으로 변했을 때에는 그저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후 다른 환자들도 약물 치료 후 머리카락 색이 변하니 우연의 일치가 아닌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현재 리베라 교수는 약물과 머리카락 색깔과의 관계를 알아내기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신약을 복용한 환자는 모두 52명으로, 이 가운데 70대 노인을 포함한 14명에게서 갈색이나 검은색 머리카락이 자라났다. 이들 52명의 환자는 모두 폐암 환자다.  

 또 이들 14명 중 13명의 병세는 최소 별다른 변화가 없거나 다른 환자들에 비해 호전된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런 점을 토대로 연구진들은 머리카락의 색깔 변화로 신약의 효과 여부도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준 로빈슨 노스웨스턴 대학 피부과학과 교수는 약물 치료 후 검은머리가 나는 현상에 대해 "정말 매력적인 보고"라면서도 "이 신약이 흰머리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더 연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리베라 교수도 이 신약을 건강한 사람들이 복용하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 이 신약을 복용한 폐암환자 14명은 검은머리를 얻는 신기한 경험을 했지만, 앞서 동일한 약물을 복용한 흑색종(피부암의 일종) 환자의 경우에는 머리카락이 빠진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흰머리 치료를 기대하고 약물을 복용해서는 안된다. 

 리베라 교수는 이 신약이 머리카락 색깔을 바꾸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향후 흰머리 치료를 위한 또다른 약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의학 협회 저널(JAMA) 7월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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