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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해양경찰청 "명함(名銜)이 명암(明暗)을 바꾼다"

등록 2017.07.24 1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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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뉴시스】고석중 기자 = 22일 군산해양경비안전서 서장실에서 만난 채광철 총경, 채 총경은 올해 1월5일 군산서장으로 취임했다. 2017.07.22. (사진= 군산해경 제공)photo@newsis.com

【군산=뉴시스】고석중 기자 = 22일 군산해양경비안전서 서장실에서 만난 채광철 총경, 채 총경은 올해 1월5일 군산서장으로 취임했다. 2017.07.22. (사진= 군산해경 제공)[email protected] 

【군산=뉴시스】

 국회가 지난 20일 해양경찰청을 해양수산부 독립 외청(外廳)으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박근혜 정권에서 해체를 발표하고 그해 11월 정부조직법이 개정된 지 2년8개월 만이다.

 외부의 시각은 "단지 명함만 바뀌었을 뿐, 크게 달라진 점은 없지 않냐"고 반문하곤 했다. 바다 가족의 생명과 재산 보호, 각종 해상사고 신속 대처, 불법 조업 어선 단속 등 해양경찰의 임무가 바뀐 건 아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정책의 밑바탕이 되어야 할 정보분석은 마비됐고, 해양에서 발생하는 범죄는 여전했지만, 수사할 수 있는 인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세탁소에서 찾은 제복마저 거주지 주민들의 눈에 띌까 봐 쇼핑백에 구겨 넣고 다녔다"는 사연이 해경 내부에서 나올 만큼 직원들의 업무 의욕과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상대방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명함도 바뀌었다. 명함은 성명과 관함(官銜)을 줄여서 쓴 말인데 관함이란 관직을 거쳐 온 경력을 말한다.

 나를 소개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명함을 내밀면서도 ‘해양경비안전’을 말한다. 이내 옛 해경, 해양경찰청으로 소개를 바꾼 적도 여러 차례다.

 명함(名銜)의 함(銜)이 본디 ‘말(馬)의 입에 물리는 재갈’을 칭하듯 바뀐 명함은 해양경찰의 명암을 뒤바꿔 놓았다.

 하지만 이제 2년 8개월의 암울한 그림자를 뒤로하고 다시 해양경찰의 명함을 찾아왔다. 미디어에서는 부활, 독립, 복구라 말하지만, 해양경찰의 ‘정상화’라는 말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된다.

 이제는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해양경찰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과 자기반성을 통해서 새로운 해양경찰의 명함을 만들어야 한다.

 그 때문에 해양경찰의 정상화는 그 시기와 방법을 떠나 국민의 신뢰가 확실해지기 전까지는 확신하면 안 된다.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조령모개(朝令暮改)식 행정보다는 오직 국민을 위해 해양강국의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해양경찰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재난과 사고에 대비하는 ‘국가 안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해야 하고,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해상치안’은 견고해야 한다.

 서비스 품질 역시 친절과 신뢰의 바탕에서 질적 향상을 추구해야 한다.

 1953년 낡은 해군 함정 6척을 인수하여 시작한 해경이 1만의 정예 해양경찰관과 300여척의 경비함정을 보유한 해양경찰로 발전할 수 있었던 그 초심과 각오를 새로운 명함 이면에 새겨 넣어야 한다.

 해양경찰청 창설 64년. 귀가 순해진다는 이순(耳順)의 해양경찰은 더욱 더 겸허하게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소리에 답했을 때 다시 찾은 명함이 해양경찰의 명암(明暗)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군산해양경찰서장 총경 채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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