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세계수영]'메달 없어도' 한국 수영에 희망 쏜 안세현·김서영

등록 2017.07.25 03:54:5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세계수영]'메달 없어도' 한국 수영에 희망 쏜 안세현·김서영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안세현(22·SK텔레콤)과 김서영(23·경북도청)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보여준 선전은 한국 수영계에 희망을 쐈다.

 안세현은 25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 아레나에서 열린 2017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접영 100m 결승에서 57초07을 기록해 전체 8명 가운데 5위에 올랐다.

 전날 준결승에서 한국신기록(57초15)를 작성해 전체 16명 가운데 6위로 결승에 오른 안세현은 하루 만에 한국기록을 0.08초 앞당기는 기염을 토했다.

 세계선수권대회 뿐 아니라 올림픽까지 통틀어 한국 여자 선수의 역대 최고 성적이다.

 김서영은 같은 날 벌어진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승에서 2분10초40을 기록해 전체 8명 가운데 6위에 올랐다.

 안세현에 이어 한국 여자 선수의 세계선수권대회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성적이다.

 비록 메달을 수확하지는 못했지만 한국 수영에 희망을 안겨주는 성적이다.

 역사를 새로 쓴 박태환(28·인천시청)이 한국 수영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2007년 호주 멜버른 대회 자유형 400m 금메달, 자유형 200m 동메달을 따 한국 수영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메달리스트가 된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00m 금메달과 200m 은메달을 땄다.

 박태환은 2011년 중국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2 런던올림픽에서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 이전까지 세계 제패에 성공한 박태환을 제외하면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 결승에 진출한 한국 선수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1998년 호주 퍼스 대회에서 한규철이 남자 접영 200m 결승에 올랐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의 세계선수권대회 결승 진출을 이룬 한규철은 7위에 올랐다.

 2005년 캐나다 몬트리올 대회에서 이남은이 여자 배영 50m 결승에 진출해 8명 가운데 최하위에 그쳤다.

 박태환 이후에는 2011년 중국 상하이 대회에서 최규웅이 남자 평영 200m 결승에 올라 7위에 오른 것이 유일했다.

 박태환을 빼면 올림픽에서 결승에 오른 것은 2004 아테네올림픽 여자 개인혼영 400m의 남유선이 유일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안세현, 김서영이라는 기대주가 등장했다.

 안세현과 김서영은 전날 한국 선수로는 5, 6번째로 세계선수권대회 결승 진출을 일궜다. 2005년 이남은 이후 12년 만에 한국 여자 선수의 세계선수권대회 결승 진출이다.

 안세현은 여자 접영 100m 준결승에서 57초15의 한국신기록을 작성하며 2조 4위, 전체 16명 중 6위에 올라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김서영은 여자 개인혼영 200m 준결승에서 2분09초86의 한국신기록을 작성해 2조 3위, 전체 16명 중 5위를 차지해 결승 무대를 밟았다. 남녀를 통틀어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 개인혼영에서 결승에 오른 것은 김서영이 최초였다.

 안세현은 이날 하루 만에 한국기록을 갈아치우면서 한국 수영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세계수영]'메달 없어도' 한국 수영에 희망 쏜 안세현·김서영

올림픽까지 통틀어도 한국 여자 선수의 역대 최고 성적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의 남유선은 개인혼영 400m 7위에 올랐다.

 준결승에서 전체 5위에 올라 내심 메달 기대감을 심었던 김서영은 결승에서 준결승 때 세운 한국기록보다 0.54초 느린 기록을 내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나 자신의 강세 종목인 배영 50m 구간에서 32초53의 랩타임을 기록,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리는 저력을 선보였다.

 박태환을 제외하면 안세현, 김서영이 이번 대회에서 낸 성적이 가장 높다.

 이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자랑하고 있는 것이 더욱 반갑다.

 울산 효정고 1학년이던 2011년 전국체전에서 59초32를 기록해 처음으로 접영 100m 한국신기록을 작성한 안세현은 매년 신기록 행진을 벌여 6년 만에 한국기록을 2.25초 단축했다.

 박태환의 옛 스승인 마이클 볼(호주) 코치가 직접 점찍은 유망주인 안세현은 최근 급성장한 기량을 과시했다.

 지난해 12월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맥도널드 퀸즐랜드 챔피언십에서 57초60의 한국신기록을 작성한 안세현은 지난달 프랑스에서 열린 마레 노스트럼 투어에서 57초28을 기록, 6개월 만에 한국기록을 0.32초 앞당겼다.

 접영 100m 뿐 아니라 접영 50m 한국기록(26초30)도 안세현이 보유하고 있다.

 김서영은 개인혼영 200m와 400m 한국기록을 모두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국내에서는 적수가 없다.

 지난해 10월 전국체전에서 개인혼영 200m(2분10초23)와 개인혼영 400m(4분39초83), 계영 400m(3분44초38), 계영 800m(8분05초31) 등 총 4개의 한국기록을 갈아치웠고,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를 따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지난 5월 국가대표 선발대회에서는 개인혼영 400m 결승에서 4분35초93을 기록해 7개월 만에 한국기록을 3.90초나 줄였다.

 이번 대회에서 9개월만에 개인혼영 200m 한국기록도 0.37초 단축했다.

 2019년 안방에서 열릴 광주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박태환 외에 스타가 등장하지 않아 골머리를 앓던 한국 수영계에 안세현, 김서영의 성장세는 호재다.

 집행부 비리 행위와 재정 악화 등으로 대한수영연맹이 대한체육회 관리단체에 머물고 있는 등 신음하고 있는 한국 수영계에도 위안을 안겨주는 활약이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