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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바른정당, 與 증세안에 협력할까

등록 2017.07.26 08: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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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바른정당, 與 증세안에 협력할까


바른정당, 19대 대선 당시 '중부담 중복지' 공약...국민의당 "증세 필요성 불가피한 측면 인정"
민주당, 국민의당·바른정당 둘 중 하나만 잡아도 가능성↑...추경처럼 여야 협상 쉽지 않을 수도

【서울=뉴시스】위용성 기자 = 추가경정예산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새로운 이슈로 떠오른 문재인 정부의 '초고소득 증세' 방안도 자유한국당의 강경한 반대 속에 이 두 정당의 태도에 따라서 운명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추경 처리 과정에서 드러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협력 분위기를 게속해서 유지시켜 여세를 몰아가려는 태세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추경안 통과 직후인 22일 "3당 공조는 좋은 모델이고 끊임없이 노력해 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향후 현안에 있어서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협조를 구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국회 의석 수를 보면 민주당(120석)은 국민의당만 설득해도 의결정족수인 과반(150석) 확보가 가능하다. 또 국민의당이 아니라도 바른정당(20석)만 우군으로 만들 경우 정의당(6석)과 일부 무소속 의원들의 협력만 얻는다면 이 역시 과반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단순한 산술적 계산일 뿐이고 둘 중 하나만 공략해 표결까지 간다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두 정당 모두 여당에 협력하면서도 야당으로서의 실리를 챙겨야 하는 만큼 어느 한 쪽만 배제하는 여야 협상에 임하기가 마땅치 않은 까닭이다.

 한편 바른정당은 증세 논의 자체에 대해서 큰 거부감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미 바른정당은 지난 대선 시절 '중부담 중복지'를 유승민 전 후보의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바른정당은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증세 논의 과정에서 자신의 목소리가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고 조율될 수 있다면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다만 바른정당이 증세 논의에 있어 전제로 내세우고 있는 '조건' 해결이 필요하다. 바른정당은 증세 논의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발표했던 재원 소요에 대한 오류를 시인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정 100대과제 수행에 있어서 정부가 예상 소요 재원으로 밝힌 178조원은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다. 문재인 정부는 추경안 처리 과정에서 보였던 질긴 협상을 통해 양보할 것은 양보해가면서 바른정당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역시 증세 논의에는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24일 "증세는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하고 그 과정에서 국민적 동의가 있어야 한다"면서도 "국민적 복지 수요는 갈수록 증가하고 소득 격차와 양극화가 심화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증세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신중하지만 증세 논의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님을 내비쳤다.

 다만 국민의당이 문제 삼는 것은 증세 논의의 공론화 과정이다. 김 원내대표는 같은날 "여당 대표가 갑자기 증세카드를 꺼냈고 청와대가 덥석 받아 당정협의에 나선다고 한다", "불과 일주일 전에 명목세율 인상은 없다던 경제수장(김동연 경제부총리)의 발언은 뭐냐" 등 발언으로 정치적 해결과정을 문제삼고 있다.

 이는 증세 논의 자체에 반대한다기 보다는 야당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은 증세를 반대한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따라서 민주당이 야당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한발 양보하는 등의 정치적 해결책으로 풀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마찬가지로 추경안 처리에서 명분을 얻은 국민의당은 '국민의당표 추경', '다당제의 대두' 등의 자평을 연일 이어나가고 있다.

 또 바른정당이 증세 논의에 참여할 경우엔 국민의당이 미온적인 태도를 마냥 고집하기도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뿌리는 보수로 두고 있는 바른정당도 정부여당의 증세 논의에 참여한다면 국민의당 역시 참여해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려고 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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