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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신화'의 안타까운 몰락···숨진 커피왕 강훈 대표는?

등록 2017.07.25 10: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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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대표

강훈 KH컴퍼니 대표. (자료 = 망고식스 홈페이지)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커피전문점 '카페베네'의 성장을 이끌며 토종 커피전문점의 창업 신화를 일궜던 강훈(49) KH컴퍼니 대표가 자택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25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50분께 강 대표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자택 회장실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회사 직원이 발견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인은 자살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강 대표가 회사 운영이 어려워져 금전적으로 힘들어했다"며 "지난 23일 지인에게 처지를 비관하는 듯한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1세대 커피프랜차이즈를 호령했던 강대표의 갑작스런 사망 사실이 알려지자 업계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프랜차이즈 브랜드 난립으로 업계 상당수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강 대표의 죽음이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대표가 운영하던 KH컴퍼니와 KJ컴퍼니는 최근 극심한 경영난을 겪었고, 이로 인해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였다.

강 대표는 국내 커피프랜차이즈 1세대 경영인이다. 그는 1992년 신세계백화점에 입사해 스타벅스 브랜드 론칭 태스크포스(TF)팀으로 발령받으며 커피와 첫 인연을 맺었다.

당시 미국 스타벅스 본사에서 직접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돌아왔지만 IMF 외환위기로 국내 런칭이 무기한 연기되자 강 대표는 미련없이 사표를 던졌다. 이후 그는 단돈 1500만원을 가지고 김도균 탐앤탐스 대표와 '할리스 커피' 브랜드를 공동창업한 뒤 시장에 안착시켰다.

할리스의 성공으로 '커피왕'으로 불리기 시작한 그는 2010년 '카페베네'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최단 시간에 최다 매장 출점 등 고속성장을 이끌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강 대표는 2010년 '남들이 할 수 없는 음료 브랜드를 만들겠다'며 KH컴퍼니를 세우고 '망고식스' 브랜드를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커피식스·쥬스식스를 운영하는 KJ마케팅을 인수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장 진출도 추진했다.

하지만 망고식스는 매장 수가 줄고 매출도 적자로 전환하는 등 고전을 이어갔다. 망고식스는 2015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적자로 전환되며 경영난에 빠졌다.

2014년 말 기준 161개였던 매장 수 역시 2015년 145개, 지난해 101개 수준으로 줄었다. 직영점도 2013년 15곳에서 2015년 6곳으로 줄었다.

강 대표는 이같은 상황에서도 또다른 커피·디저트 브랜드 '디센트'를 론칭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올초부터 임직원들의 월급이 미지급됐고, 강 대표는 여러 건의 소송에 휩싸였다.

현재 망고식스와 쥬스식스의 가맹점은 각각 100여 개와 220여 개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커피왕'으로 불릴 만큼 업계에서 성공했던 인물인 만큼 업계에 파장이 크다"며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의 신화로 불리는 인물이지만 우후죽순 창업으로 포화상태 된 업계에서 살아남지 못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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