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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생 김차섭 vs 1982년생 전소정 '내 세대의 노래'

등록 2017.07.25 11:02:37수정 2017.07.25 13: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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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차섭.자화상

【서울=뉴시스】김차섭.자화상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끊임없이 집을 찾아 헤매는 두 세대의 같으면서도 다른 방법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한자리에 마련됐다.

 한국 초기 디아스포라 작가인 김차섭(77)과 자유무역 및 세계화의 맥락 속에서 삶을 형성한 전소정(37)의 작업을 통해 이주와 경계의 맥락 속에서 형성된 자기 탐구(자아 정체성) 방식을 비교한 전시다.
   
25일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개막한 '2017 타이틀매치 김차섭 vs. 전소정: 내 세대의 노래'전이다.

전시는 떠나감과 떠남, 부유(浮游:떠내려가다)와 부유(浮遊:놀다)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두 작가를 통하여 임시적이고 유동적인 현대 사회에 어떻게 대처하고 어디로 나아갈지 묻는다.

올해 4회를 맞은 '타이틀매치'전은 국내 미술계를 대표하는 원로 작가 1인과 국내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주목할 만한 차세대 작가 1인을 선정하여 두 작가의 작품 세계와 예술 언어를 비교 조망하고 연령과 시대를 넘어선 예술적 대화를 펼쳐오고 있다.

【서울=뉴시스】김차섭. 커피컵 시리즈

【서울=뉴시스】김차섭. 커피컵 시리즈


1940년생 김차섭은 광복 이후 한국 전쟁과 국가 주도의 사회 문화 현상 속에서 역동과 전환의 시기를 살아낸 작가이다.  일본 야마구치에서 출생한 그는 해방과 더불어 국내로 돌아온 김차섭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 입학했다. 당시 유행하던 앵포르멜 및 신구상 등, 세계미술동향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주변 동인들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미술을 제작·실천했다. 당시 국내 화단을 크게 주름잡던 앵포르멜과 단색화의 두 흐름 사이에서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와 같은 초기 실험주의 운동 그룹을 도모했다.

실험적 경향과 에칭, 회화로 작업방식을 변경해 왔지만, 그의 다양한 형식적 실험을 관통하는 일련의 주제는 수치스러웠던 한국의 역사 속에서 끈질기게 대항했던 한민족의 서민적 의지력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그는 이러한 역사의식의 발로만이 서구 열강 사이에서 끊임없이 투쟁하며 경계감을 잃지 않는 민족의 의지적 태도를 보여준다고 보았다.

이와 다르게 이동의 자유 및 정보의 동시적 습득이 가능한 세계화 시대에 1982년생 전소정은 전지구적 공통의 문제에 당면하여 나와 세계의 상황을 직조, 교차 생성하는 모습을 보인다.  전소정은 전 세계가 하나의 단위체로 작동하는 글로벌 시스템 안에서 신자유주의적 자본과 경제 논리 아래 교묘히 감추어진 동일화·획일화의 문제, 그리고 끊임없이 재생산 되는 (자본)계급의 착취와 억압을 1차적 인터뷰가 담긴 실재의 내용을 허구적인 꿈의 이야기와 결합하여 혼성적으로 묘사한다.서울대학교 조소과와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미디어아트학과를 졸업했다. 2014년 송은미술대상, 2016년 광주비엔날레 눈 예술상 청년작가상을 수상했다.

【서울=뉴시스】전소정. 유령들, 편지

【서울=뉴시스】전소정. 유령들, 편지


 “자기 시대에 대한 자각을 바탕으로 작품은 시대정신을 반영해야 한다"는 김차섭 작가의 민족주의적 발현과, 동시적으로 발생하는 전지구적 조건에서 시장주의적 세계화의 문제들을 세계시민의 공통 의제로 바라보는 전소정의 유희적인 차연(différance)의 태도를 통해 현재에도 끊임없이 유동적으로 변모하고 있는 삶의 방식을 되돌아볼 수 있는 전시다. 10월 15일까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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