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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 크레취만 "광주민주화운동 세계에 알려야"

등록 2017.07.25 12: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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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 크레취만 "광주민주화운동 세계에 알려야"

■25일 내한 기자 회견
"송강호 환상적 배우다" 극찬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55)은 아마도 한국영화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역할을 맡은 첫 번째 외국 배우일 것이다. 앞서 리엄 니슨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한국영화와 손 잡은 적이 있지만, 특별 출연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크레취만은 다르다.

그가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에서 연기한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는 핵심 인물이며, 크레취만은 주연 배우인 송강호 못지 않은 분량에 모습을 보인다. 단순히 출연에 그치는 게 아니라 극 전개에 따라 다양한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크레취만이 선택한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그가 연기한 힌츠페터는 독일 기자로 광주에서의 일을 전해듣고 입국, 그 참상을 목도하고 카메라에 담아 이 사건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언론인이다.

크레취만은 "대본을 읽자마다 이 작품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이야기가 한국에서는 얼마나 알려져 있는지 모르지만, 세계적으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알 필요가 있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출연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택시운전사' 크레취만 "광주민주화운동 세계에 알려야"


 그 또한 '택시운전사' 시나리오를 받기 전까지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크레취만은 이 일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기도 하고, 다양한 자료들을 접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그러나 독일인인 그가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자료는 그리 많지 않았다.

 "장훈 감독이 큰 도움을 줬어요. 광주에서의 일에 관한 이야기를 아주 친절하고 상세하게 설명해줬습니다. 일종의 교육을 받은 거죠. 사실 이 일에 관한 자료가 이렇게 부족한 건 제게는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어쨌든 장 감독을 믿고, 그의 시나리오를 믿고 연기했습니다. 사실 시나리오에 많은 것이 충분하게 담겨 있었기 때문에 현장에서 장 감독의 눈빛을 따라가며 연기했던 거죠."

 한국영화 출연을 전격적으로 결정했지만, 촬영은 쉽지 않았다.

 "저는 다양한 영화에서 외국인 역할을 자주 맡았어요.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영화를 찍었죠. 그래서 한국에서 적응하는 것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아니었던 거죠."

크레취만은 한국의 더위도 더위지만, 영어를 할 줄 아는 스태프가 적어 의사소통이 쉽지 않았다는 걸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또 음식도 문제였고, 전국을 돌면서 촬영한 탓에 이동하면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 중 하나였다.

 "중요한 건 연기잖아요. 저는 보통 촬영장 분위기와 사람들이 나누는 다양한 이야기를 연기에 참고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 감이 잡히지가 않더라고요. 그렇게 할 수가 없더라고요. 어떤 때에는 제가 배우들과 스태프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어요. 전 결국 한국에 적응하지 못하고 촬영을 마친 거죠.(웃음)"

'택시운전사' 크레취만 "광주민주화운동 세계에 알려야"


 크레취만은 그러면서도 송강호 등 한국배우들, 장 감독과의 호흡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90% 정도는 눈빛과 바디랭귀지로 서로 무어을 원하는지 알 수 있었거든요."

가장 긴 시간 함께 호흡을 맞춘 송강호를, "환상적인 배우다. 감정의 전환을 그렇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내는 배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정말 대단한 재능"이라며 추어올렸다.

장 감독에 대해서는 "내가 만나본 감독들 중 최고 중 한 명"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언제라도 한국영화에 출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할 수 있어요. 이제 한국에서 촬영한다는 게 어떤 건지 아니까요.(웃음)"

 그는 송강호·유해진·류준열 등 배우들, 그리고 장훈 감독과 '택시운전사' 25일 오후에 진행되는 VIP 시사회에 참석해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저를 가장 긴장하게 하는 건 역시 관객의 반응이에요. '택시운전사'는 정말 좋은 작품입니다. 많은 관객이 호응해주셨으면 합니다. 관객의 반응이 얼마나 큰 감동을 주는지 전 알아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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