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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비켜난 오피스텔, "청약제도 개선 쉽지 않아"

등록 2017.07.25 19:5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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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비켜난 오피스텔, "청약제도 개선 쉽지 않아"

【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최근 건설사들이 6·19 부동산 대책의 규제를 벗어난 오피스텔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방법을 동원하는 등 분양권 전매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

 이에 투기 자본이 몰려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정부 역시 오피스텔 청약 제도를 손보겠다고 나섰지만 딱히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시장 과열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오피스텔은 지난해 11·3대책과 지난달 6·19대책에서 제외돼 아파트와는 달리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계약 즉시 전매가 가능하다.

 정부 규제로 아파트 단지의 신규 청약이 까다로워지자 입지가 좋은 주거용 오피스텔로 투자자들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현대건설이 23일부터 청약을 받은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송도 더 테라스' 견본주택 앞에는 기습 폭우가 쏟아지는 짓궂은 날씨에도 수만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몇 시간씩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일부 청약자들은 텐트와 간이 의자까지 가져와 청약 순서를 기다렸다.

 이 곳은 주거용 오피스텔로 지하 4층~지상 49층 9개 동에 84㎡(이하 전용면적)단일 면적 28개 타입 총 2784실의 대단지다. 이 단지는 청약하는 본인이 아닌 제3자라도 청약이 가능하다. 1인당 10명까지 대리 신청을 할 수 있고 6개 군으로 나눠 청약 신청을 받아 1명이 최대 60실까지 청약을 할 수 있다.  

 청약 예치금을 현금이 없이 현대카드로도 청약을 할 수 있는 길도 열어뒀다. 청약예치금 100만원이 없어도 신용카드만 있으면 청약할 수 있어 현금이 한 푼도 청약이 가능하다. 이처럼 진입장벽이 낮아지자 수요자가 몰리면서 청약 과열을 일으켰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달 경기 하남 미사강변지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미사역’ 오피스텔에도 2011실 모집에 9만여건의 청약신청이 몰려 평균 4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2㎡, 47㎡, 72㎡, 84㎡형 4가지 유형으로 72㎡A형은 105실 모집에 1만3000여건이 접수돼 평균 126.8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청약 신청이 9만건이 몰리면서 청약자와 입금액 대조 작업 등이 지연되면서 당첨자 발표가 사흘이나 연기됐다. 일부 청약자가 누락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처럼 6·19 부동산 대책의 허점을 틈타 최근 오피스텔 시장이 수요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부에서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건설사들 역시 홍보 효과를 노리기 위해 청약자들을 줄 세우는 현장 청약만 고집하고 있어 청약자들의 불만이 커진 상황이다.

 건축법을 적용받는 오피스텔의 경우 주택법 적용을 받는 아파트와 달리 건설사가 청약 접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이에 금융결제원 인터넷 청약시스템 '아파트투유' 대신 현장에서 청약하는 오피스텔이 많다.

 국토부는 오피스텔에 대해 인터넷 청약을 의무화하는 것을 법으로 정하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에 지방자치단체 권고 등을 통해 인터넷 청약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초기 검토 단계일뿐 실질적으로 건설사들을 구속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실현 가능성은 낮다. 이에 앞으로도 이러한 건설사의 오피스텔 '줄 세우기' 청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정부가 8월에 내놓을 부동산 종합 규제 대책 역시 아직까지는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규제 대책이 들어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수익형 부동산으로 투기 세력이 이동하는 '풍선 효과'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오피스텔에 대해 인터넷 청약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 어떻게 실시할지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규제에 대해서도 아직 이야기 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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