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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파이터스 "이번엔 더 크고 시끄럽고 긴 공연 될 것"

등록 2017.07.26 09:41:49수정 2017.07.26 18: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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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왼쪽부터 팻 스미어(리듬 기타), 테일러 호킨스(드럼), 데이브 그롤(보컬·기타), 크리스 쉬플레트(리드 기타), 네이트 멘델(베이스), 미국 하드록 밴드 '푸 파이터스' 멤버들 . 2017.07.26. (사진 = 라이브 네이션 코리아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팻 스미어(리듬 기타), 테일러 호킨스(드럼), 데이브 그롤(보컬·기타), 크리스 쉬플레트(리드 기타), 네이트 멘델(베이스), 미국 하드록 밴드 '푸 파이터스' 멤버들 . 2017.07.26. (사진 = 라이브 네이션 코리아 제공) [email protected]

■록페스티벌 '리브 포에버 롱' 8월 내한 공연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사실 이미 푸 파이터스로 활동한 지도 20년이 넘어서, 우리를 아는 사람들 중에 너바나를 모르는 세대가 있어요. 내가 너바나에서 드럼을 쳤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도 꽤 많죠. 가끔 어린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음악을 어떻게 시작했냐는 화제가 돼서 '난 다른 밴드에서 드럼을 치면서 시작했어'라고 대답하면, 어떤 밴드였냐고 물어요. 너바나라고 대답하면, 엄청나게 놀랍니다"

록페스티벌 '리브 포에버 롱(LIVE FOREVER LONG)'을 통해 2년 만에 내한하는 미국 하드록을 대표하는 '푸 파이터스'의 리더 데이브 그롤(47)은 얼터너티브 록의 전설 '너바나'의 드러머였다.

저항과 순수함으로 대변되는 너바나는 그롤과 보컬 커트 코베인, 크리스 노보셀릭으로 구성됐다. 1989년 시애틀의 인디 레이블을 통해 첫 앨범 '블리치(Bleach)'를 발표했다. 이후 전설의 명반 '네버마인드'를 통해 세계적인 밴드로 발돋움했으나 상업적인 성공 등으로 정신적인 압박감에 시달리던 코베인이 1994년 27세의 나이로 세상을 뜨면서 전설로 사라졌다.

그롤은 내한 전 라이브 네이션 코리아를 통한 e-메일 인터뷰에서 "난 내가 너바나였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면서 "커트는 대단한 작곡가였고, 우리 셋이서 무대 위에서 만들어 낸 그 소리들은 다른 어떤 곳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것들이었다"고 돌아봤다.

"사실 맨 처음 푸 파이터스를 시작했을 때, 나는 과거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았고, 푸 파이터스가 하는 활동에만 집중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세월이 흘러서 10주년, 20주년처럼 기념일이 돌아올 때마다 너바나가 우리 문화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고, 정말 자랑스럽죠. 사실 난 평소에도 가족들, 친구들, 멤버들과 함께 너바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롤은 너바나의 아우라가 여전함에도 다른 멤버들과 또 다른 걸출한 그룹인 푸 파이터스를 탄생시켰고 20년이 넘게 정상에서 군림하고 있다. 1995년 동명 타이틀의 데뷔 앨범을 시작으로 2500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그롤은 푸 파이터스를 이끌어온 비결에 대해 "'노(NO)'라고 말할 때를 아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 음악에 대한 열정이 중심(core)에 있다면, 다른 것들은 쉬워요. 그것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죠. 처음 시작했을 때 우리의 목표는 라이브를 정말 잘하는 밴드가 되는 것이었고, 그것에 집중했습니다."

이와 함께 밴드를 가족처럼 생각하는 점도 한몫했다. "꼭 멤버들뿐만 아니라 사운드 엔지니어, 투어 매니저 등 우리와 함께 하는 모든 사람들과 가족 같은 유대감을 형성하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는 얘기다.

"사실 멤버들과는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을 함께해서 밴드를 함께 하는 사람들 이상의 유대감이 있다. 내 생각에 다른 무엇보다 가족을 우선순위로 두게 되면 성공할 수 있는 것 같다."
 
지난달 아이슬란드에서 펼쳐진 '시크릿 솔스티스 페스티벌'에서는 실제 그롤의 딸인 하퍼가 무대에 올라 드럼을 연주하고 함께 퀸의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를 선보인 것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롤에게는 바이올렛, 하퍼, 오필리아 세 명의 딸이 있고 바이올렛은 밴드의 보컬로 활약 중이다. "바이올렛은 에이미 와인하우스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어느 날 딸들과 바이올렛의 밴드 공연을 보러 갔었는데 다음 날 갑자기 하퍼가 드럼을 배우고 싶다고 해서 '위 윌 록 유'를 가르쳐 줬죠. 그러면서 네가 원하면 언제든 같이 이 곡을 연주할 수 있다고 했었습니다. 하퍼는 정말 무대에 올라서 2만 명의 관중 앞에서 드럼을 쳤어요. 그 용기 있는 태도가 너무 자랑스러웠죠."

최근 반복된 일상에서 벗어나서 자유로워지라고 노래하는 싱글 '럼'을 발매했다. 그롤리 감독으로 나선 '럼' 뮤직비디오에는 멤버들이 모두 노인 분장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럼' 등이 실리는 새 앨범 '콘크리트 앤드 골드(Concrete and Gold)'는 9월 발매 예정이다. "사실 이 앨범을 만들기 전, 우리는 모두 지쳐 있었어요. 지난 투어에서 제가 다리를 다쳤기 때문에, 거의 50~60개 공연을 의자에 앉거나 휠체어에 타거나 목발을 짚은 상태에서 했죠. 그래서 투어가 끝나자 정말 기운이 다 빠져 버려서 모두 쉬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한 6개월 정도 지나자 곧 모여서 음악을 연주하고 싶어했어요. 그런 환경에서 작업한 것이 이번 앨범입니다."

지난 2015년 안산 M 밸리 록 페스티벌로 처음 한국을 찾았는데, 그롤은 당시에도 다리 골절로 깁스를 한 상태로 특수 제작한 왕좌(throne)에 올라 열정적인 연주를 선사하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저는 공연 전까지 한국에 가본 적이 없었지만, 한국 공연은 정말 최고였죠. 우리가 그 투어에서 한 수십 개의 공연 중 가장 좋아하는 공연 중 하나가 됐어요. 관객들이 정말 미쳐 있었죠!!! 그렇게 자신의 100%를 공연에 내던지는 관객들을 만나는 것은 흥분되는 일입니다. 그 때 한국 공연이 끝나고 무대에서 내려오면서 우리는 꼭 다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했고, 다시 공연을 하게 되어서 기뻐요."


8월22일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리브 포에버 롱'에는 푸 파이터스 외에 브리티시 로큰롤의 상징인 '오아시스' 출신의 리암 갤러거 그리고 한국 인디 록의 대표 주자인 '모노톤즈'가 한 자리에 모인다. 공연 타이틀은 오아시스와 푸 파이터스의 각각 대표곡 중 하나인 '리브 포에버'와 '에버롱'을 아우른 것이다.

"사실 모노톤즈는 이번 기회에 알게 된 밴드에요. 하지만 리암 갤러거는 당연히 여러 번 만났고, 같은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한 적도 많죠. 세계 이곳 저곳에서 마주칩니다. 리암은 우리에게 친구이자 전설이죠. 그래서 항상 리암과 함께하는 공연은 기대가 됩니다. 공연 외에도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가 즐거운 사람이에요."

이번 공연을 기다리고 있는 한국의 팬들에게 메시지를 부탁하자 "일단 새로 나올 앨범을 빨리 들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만들었던 모든 것들 중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앨범"이라고 했다.

"빨리 한국에서 공연을 하고 싶어요!!! 지난 번 공연이 워낙 굉장했기 때문에 정말 기대가 됩니다. 이번 공연은 지난 공연보다 훨씬 더 크고(bigger), 시끄럽고(louder), 긴(longer) 공연이 될 겁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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