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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연대기구 출범..."차별·무시 우리가 직접 바꾼다"

등록 2017.07.26 14: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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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고 1주기인 28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 강변역 방면 9-4 승강장 앞에서 한 시민이 희생자 김군을 추모하는 국화꽃을 내려놓고 있다. 2017.05.28.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고 1주기인 28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 강변역 방면 9-4 승강장 앞에서 한 시민이 희생자 김군을 추모하는 국화꽃을 내려놓고 있다. 2017.05.28. [email protected]

9월23일 특성화고 권리 연합회 설립 추진
각 학교 지부 설치, 고교생들이 직접 구성
위험한 현장실습, 고졸 차별 등에 목소리
24시간 신고상담센터 '특성화고 119' 운영

【서울=뉴시스】이예슬 기자 = 특성화고등학생의 권리를 위한 연대가 오는 9월 출범한다. 각 학교 지부의 고등학생들이 연합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특성화고등학교 권리 연합회 추진위원회는 26일 서울 광진구 구의동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합회 활동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곳은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현장실습생으로 취업해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김모(당시 19세)군이 지난해 사고를 당해 숨진 곳이다. 이날 모인 이들은 전국 516개의 특성화고, 마이스터고에 학교 지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추진위는 "현장실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학기, 9월23일 정식 창립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며 "서울에서는 올해 74개 학교 중 절반 이상의 학교에 지부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진위는 "각 학교 지부의 대표 운영진 고등학생들이 지역 연합회를 구성하고 지역 연합회의 대표 고등학생들이 전국 연합회를 구성하게 된다"며 "11월3일 학생의 날에는 전국 특성화고 학생들의 10만 권리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연합회는 특성화고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그 동안 받았던 차별과 무시,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에 대해 목소리를 낼 방침이다.

 이들은 "위험한 현장실습, 고졸이라 받는 차별, 부당하고 열악한 노동조건의 현실 개선을 위해 '청소년 노동보호법' 제정 운동을 펼치겠다"며 "학생들의 요구가 담긴 법과 제도를 위해 우리가 직접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연합회는 특성화고 학생들의 고충을 위해 24시간 신고상담센터인 '특성화고 119'를 운영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메신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언제든 손쉽게 접속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지원제도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학생들의 연합회를 지원하는 멘토단과 지원 네트워크도 구성된다. 변호사, 노무사, 교사, 상담사, 청소년활동가, 시민단체활동가, 노조활동가 등 학생들에게 구체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들로 멘토단이 꾸려진다.

 이날 모인 고등학생들은 "남들보다 조금 빨리 취업해 경력을 쌓겠다는 특성화 고등학생들은 남모르게 무시와 차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공부를 못 해서 특성화고에 갔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앞에선 웃고 넘기지만 뒤에선 상처로 남는다"고 토로했다.

 특성화고 학생들은 한 번의 정기고사에 30개가 훌쩍 넘는 수행평가를 치르고 전문 과목이 있는 내신 공부와 함께 취업 준비도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항변이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지난 4월18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채용박람회를 찾은 고교생들이 참가신청서 등을 작성하고 있는 모습. 2017.04.18.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지난 4월18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채용박람회를 찾은 고교생들이 참가신청서 등을 작성하고 있는 모습. 2017.04.18.  [email protected]

학생들은 또 "취업 후 대졸과 같은 업무를 하지만 직급과 연봉체계부터 다르다"며 "대졸보다 이른 시기에 자격증을 공부하고 사회 생활에 뛰어드는 노력을 인정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문제는 구의역 사고, 전주 콜센터 현장실습생의 죽음 등 몇 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매년 반복된다"며 "그럼에도 우리는 취업하기 위해 애쓰고 있고 그에 따라 또 다른 아픔이 발생할 가능성이 늘 잠재돼 있다"며 연합회 설립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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