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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적폐]가맹점주들 “현대판 소작농 신세···차라리 독자 점포가 나을 것"

등록 2017.07.27 06:00:00수정 2017.08.01 09: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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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프랜차이즈 업계가 ‘갑질 논란’과 불공정거래 등의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기류가 장기화될 경우 가맹점주들이 느낄 부담과 어려움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프랜차이즈 논란의 중심에서 ‘을’은 가맹점주다. 이슈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이들의 몫이다.

가맹점은 프랜차이즈 본사에 의해 생존권이 오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의 여러 이슈가 있기 전부터 철저한 ‘을’의 위치에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생계를 이어간 이들이 많다.

최근 정우현 전 미스터피자 회장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프랜차이즈에서 본사와 가맹점주의 관계는 ‘갑을’, ‘주종’ 관계를 꼭 닮았다.

미스터피자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불공정행위와 갑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맹점에 대한 보복 출점, 식자재 조달 방해, 횡령·배임, 가족 회사의 공급물품 끼워넣기 판매 등 여러 가지다.

지방에서 프랜차이즈 식당과 커피숍을 운영했다는 A씨는 “알려진 게 미스터피자일 뿐 프랜차이즈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 가맹점에 불리하고, 본사에 유리한 계약이나 규정이 많다. 가맹점주들은 이를 인지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먹고 살기 위해 시작하게 된다”고 말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부분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는 초기 시설투자 비용, 독점적 유통 구조에서 이뤄지는 필수물품 판매, 리모델링 의무 등이다. 또 매출이 높을 수록 본사가 가져가는 로열티가 높아지는 일부 구조도 가맹점 입장에선 뼈아프다.

업계에 따르면 서비스 업종의 B프랜차이즈는 최소 평수를 70~80평 기준으로 삼았고 평당 초기 공사비를 350만원 가량으로 책정하고 있다.

초기 시설투자에만 2억원이 훌쩍 넘는 큰돈이 투입되는 셈이다. 동종업계에선 점주의 기호에 따라 1억원까지 낮출 수 있다고 한다.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가 인테리어 전문업체를 끼고 공사로 큰 이익을 남긴다는 이야기는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다.

물론 브랜드 로열티와 프랜차이즈의 특성을 감안해 추가적인 비용을 감수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도의 차이가 일반인들이 인지하는 것 이상으로 큰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프랜차이즈 본사와의 관계뿐 아니라 여의치 않은 주변 환경도 가맹점주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 침체된 소비심리로 인한 매출 하락과 임대료 상승, 인건비 상승 등이 그렇다.

이 같은 악재가 겹치며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횡포에도 눈 감고, 귀를 막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자영업자 C씨는 “프랜차이즈 닭집을 운영하다 구조적으로 마진을 남기기 어렵다고 판단해 재계약을 하지 않고 자체 브랜드로 변경했다. 가격을 내렸지만 맛과 서비스로 승부해 결국 전보다 수익을 더 남기고 있다”며 “프랜차이즈 시절을 기억하면 매출 올려서 본사 좋은 일만 한 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박기영 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은 “최근 프랜차이즈업계에 대해 쏟아지는 사회적 비난과 질타가 과거 저희의 잘못에서 비롯됐음을 잘 알고 있다. 부적절한 행동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일부이지만 잘못된 관행으로 가맹점주의 눈물을 흘리게 했다”며 “앞으로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는 자정의 노력을 기우려 나가겠다. 윤리경영, 가맹점주와의 동반성장을 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실천해 나가겠다. 다시 태어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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