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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불만 생기면 '참 사랑하기 힘들다'고 표현해보길"

등록 2017.07.26 19: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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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해인 수녀 '고운 마음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되고'

【서울=뉴시스】 이해인 수녀 '고운 마음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되고'

■이해인 수녀 '고운 마음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되고' 출간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나의 잘못이나 허물을 지적받았을 때도 변명을 앞세우기보다는 일단 고맙다, 죄송하다는 말부터 먼저 하고 나면 마음이 자유롭고 떳떳해지는 승리감을 맛보게 된다는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관 속에 들어가도 막말은 말라.' '말이 고마우면 비지 사러 갔다가 두부 사 온다.' 이러한 속담을 의식적으로 자주 기억하면서, 아무리 화가 나도 극단적인 막말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인내를 실습합니다. 남에게 들은 말을 어설프게 전달해서 평화보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어리석음에 빠져들지 않게 해달라고 오늘도 기도합니다.(20쪽)

이해인(72) 수녀가 '고운 마음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되고'를 냈다.

평소 언어생활, 언어문화에 관심을 가져온 이해인 수녀는 특히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을 위해 '잘 말하기 연습법'을 제안한다. 거창한 구호나 이론이 아닌, 일상 속에서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상 매뉴얼을 담았다.

직접 경험한 일들, 만난 사람들, 그 속에서 깨달은 것들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한 명사들, 가까운 친지들과의 사연도 독자의 가슴을 따뜻하게 두드린다.

본문 사이사이 '따라 쓰며 마음에 새기는 시(詩)' 지면에는 말하기와 관련한 저자의 시 14편이 수록돼 있다. 각 장 끝에는 '스스로 채워 가는 고운 말 수첩'이 있다. 오늘 하루 수집한 고운 말들을 독자 스스로 적어 보는 지면이다.
이해인 "불만 생기면 '참 사랑하기 힘들다'고 표현해보길"

"우리 수녀원 암 투병 환자들의 작은 모임을 '찔레꽃'이라고 이름 지은 후로 서로를 지칭할 때 자연스럽게 '찔레꽃 수녀'라고 부르니 그냥 '암 환자'라고 하는 것보다는 기분이 좋습니다. 가끔 우리 수녀님들이 외부에 저를 소개할 때 '유명한 사람'이라고 하면 쑥스럽지만, '우리 집의 보배'라고 하면 부끄러운 중에도 기쁨이 스며듭니다. 저 역시 다른 이를 소개할 때 그런 표현을 더 자주 사용하려고 노력합니다."(60~61쪽)

"정 푸념을 하고 싶다면, 그 푸념을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게로 돌리는 게 어떨까요. 감사하면서 살아야 하는데 감사가 잘 안된다든가, 마음처럼 기도가 잘 안된다든가, 사는 게 통 재미가 없는데 아마도 내 탓인 것 같다든가. 그렇게 나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남을 탓하는 일은 삼갔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일이 잘 안 되는 걸 보면 주님이 내 신앙을 시험하시는 것 같아요.' 어떤 분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그분이 더욱 성숙하게 보였습니다. 누구를 미워하는 마음이 들 때에도 '난 저 사람만 보면 먹은 게 다 올라오려고 그래'라고 표현하는 것과 '저 사람만 보면 왜 마음의 평화가 깨지는지 모르겠어'라고 말하는 건 차원이 다르지요. 누군가에게 불만이 생길 때 '참 사랑하기 힘들다' 정도로 표현해 보는 건 어떨까요."(78~79쪽)

이해인 수녀는 "3개의 장으로 나뉘어진 글들을 꼭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며 "오늘 내가 들었던 말 중에 안 좋은 말이 있으면 어떻게 바꾸어 말하면 좋을까 한번쯤 궁리해 보고, 내가 따라 하고 싶은 좋은 말이 있으면 이 책이나 노트의 빈 칸에 적어 보기도 하면서 고운 말 실습을 하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176쪽, 샘터,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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