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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뚜기라 부른다면서요", "굉장히 부담"···文대통령↔기업인 대화록

등록 2017.07.27 22: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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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 미팅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과 이야기 하고 있다. 2017.07.27.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 미팅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과 이야기 하고 있다. 2017.07.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8명의 기업인들은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회동에서 경제 전반적인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기업인들은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했고 문 대통령은 주로 경청했다.
 
 이날 회동은 오후 5시58분께 시작 돼 오후 8시36분까지 약 2시간 38분 동안 청와대 상춘재 앞마당 녹지원과 상춘재 안을 오가며 진행됐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모두 발언과 주요 기업인들의 발언의 재구성이다.

 ◇모두발언

 ▲문 대통령 = 역대 정부마다 경제인들을 초청하는 식사들을 해왔다. 정부로서는 경제살리기 보다 더 중요한 과제가 없기 때문에 그런 노력의 (일환)이라고 생각해달라. 그런데 과거의 만남을 보면 한 번에 많은 분들을 하다 보니까 만남 자체가 조금 일방적인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씀을 충분히 하실 수 있게 두 번으로 나눴다. 저는 경제인들의 말을 충분히 듣고 싶어서 이번 만남을 주어진 각본도 없고, 정해진 주제도 없고, 시간의 제한도 없고, 자료도 없고 편하고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자는 뜻에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 바쁜 시간 속에도 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문 대통령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 아버님이 원래 오려고 했는데 몸살 기운이 있으셔서 다음에 오시기로 했다.

▲문 대통령 = 양궁협회 회장을 오랫동안 해오셨죠? 지난 올림픽 때는 전 종목 금메달을 땄고요. 다음 올림픽 때도 자신 있습니까?

▲정 부회장 = 메달이 하나 더 늘었다. 남녀 혼성 종목이다. 열심히 하겠다.

▲문 대통령 = 요즘 중국 때문에 자동차 고전하는거 같은데 조금 어떤가.

▲정 부회장 =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기회를 살려 다시 기술 개발을 해서 도약하려고 한다.

 ◇문 대통령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문 대통령 = 야구 선수를 하셨다고 하던데.

 ▲박정원 회장 = 그건 아니다. 동호회에서 했었다.

 ▲문 대통령 = 저도 동네 야구는 조금 했다. 두산베어스가 2년 연속 우승을 했었죠? 올해는 성적이 어떤가?

 ▲박 회장 = 지금은 3등 하고 있다. 부상 선수가 돌아와서 찍고 올라가야 한다.

 ◇문 대통령 ↔ 금춘수 한화그룹 부회장

 ▲문 대통령 = 한화가 요즘 태양광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아주 역점을 많이 두고 있던데.

 ▲금춘수 부회장 = 그 전에 고전을 하고 있었는데 정부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 지원을 해주고 있어서 힘을 받고 있다.

 ▲문 대통령 = 우리 한국이 태양광 분야 여건은 어떤가.

 ▲금 부회장 = (시장점유율이) 5%가 안된다. 앞으로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한다.

 ▲문 대통령 = 우리나라가 자연조건이 안되는 건 아니지 않나.

 ▲금 부회장 = 입지 조건을 조금 완화시켜 주시면…

 ◇문 대통령 ↔ 손경식 CJ그룹 회장

 ▲문 대통령 = 손 회장님은 지난번 미국도 동행해주셨다. 정말로 정정한 게 현역에서 거의 종행무진 활약하고 있어서  아주 보기 좋다. 오늘 내일 만나는 경제계 인사 가운데서도 가장 어른이다. 경제계에서도 맏형 역할 잘 해주리라 믿는다.

 ▲손경식 회장 = 감사합니다.

 ▲문 대통령 = 건강은 어떤가.

 ▲손 회장 = 괜찮다. 잘 지내고 있다.

 ◇문 대통령 ↔ 권오준 포스코 회장
 
 ▲문 대통령 = 요즘 아마도 미국에 철강 수출때문에 조금 걱정하시지 않나.

 ▲권오준 회장 = 저희들은 당분간은 그냥 미국에 보내는 거는 뭐 포기했다. 그래서 중기적으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작정하고 여러가지 대책을 세우고 있다.

 ▲문 대통령 = 그래도 미국쪽 수출 물량이 제일 많았을텐데 괜찮은가.

 ▲권 회장 = 그렇진 않다. 미국에 저희들이 한 130만t 정도를 수출한다. 그런데 저희들이 직접 수출하는 것이 있고, 2차 가공해서 가는 게 있다. 거의 비슷한 양이다. 아직 2차 가공을 하는 것은 수출 덤핑률이 그리 높지 않다. 올해 대폭으로 증가했다. 셰일가스 인더스트리가 이제 필요가 많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안 줄었는데 철강 회사가 만드는 제품은 미국에 들어가지를 못해서 조금 고민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 = 이런 문제는 기업이나 협회 쪽과 정부가 긴밀하게 서로 협력해야 할텐데, 잘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권 회장 = 정부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다. 산업부도 그렇고 총리도, 부총리님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 ↔ 함영준 오뚜기 회장
 
 ▲문 대통령 = 함 회장은 전 요즘 젊은 사람들이 오뚜기를 '갓(God) 뚜기'로 부른다면서요.

 ▲함영준 회장 = 굉장히 부담스럽다.

 ▲문 대통령 = 고용도 그렇고, 상속을 통한 경영 승계도 그렇고, 사회적 공헌도 그렇고, 아마도 아주 착한 기업 이미지가 갓뚜기란 말을 만들어낸 것 같다. 젊은 사람이 아주 선망하는 기업이 된 것 같다.
 
 ▲함 회장 = 대단히 송구스럽다.

 ▲문 대통령 = 우리도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도 아주 잘 부합하는, 그런 모델 기업이기도 하다. 나중에 그 노하우도 한 번 말씀해 주시면 좋겠다.

 ▲함 회장 = 굉장히 부담스럽다. 고맙다.

 ▲문 대통령 = 그래도 결국은 어찌보면 기업도 국민 성원이 가장 큰 힘이다. 앞으로 잘 발전할 수 있는 힘이 되리라 믿는다.

 ▲함 회장 = 더욱 열심히 하겠다. 고맙다.

 ◇문 대통령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구본준 LG부회장

 ▲문 대통령 = 신세계 정용진 회장님, 요즘 어떠신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매출이 살고,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 = 소비 심리가 살아나야 하는데, 경기 동향을 보니까 소비 심리가 많이 살아나는 것 같다.

 ▲정 부회장 = 연초에는 경영계획을 긴축으로 잡았는데 소비가 살아났다. 여름이 더워지면서 연초 계획보다 훨씬 살아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 사드 충격은 어떤가.

 ▲정 부회장 = 저희는 중국 의존도가 높지 않아 염려가 없다. 경쟁사(롯데)는 높다.

 ▲문 대통령 = 그 부분은 완화됐는가. 요지부동인가. 관광객은 더 준 것 같다.

 ▲정 부회장 = 저희가 호텔도 조그맣게 하는데 완전히 빠지고 면세점에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완전히 죽었다.

 ▲문 대통령 = 아직은 완화되는 기미가 없는 것 같다.

 ▲정 부회장 = 전혀 기미가 없다.

 ▲구본준 LG부회장 = 저희가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을 한다. 중국이 '일본 업체 것은 OK. 한국 것은 안된다'는 것을 명문화 비슷하게 만들어놨돠. 그래서 저희가 현대자동차와 같이 중국에 차 못판다.

 ▲문 대통령 = 전기차 얘기 하니까 정 부회장이 테슬라 1호 고객 아닌가.

 ▲정 부회장 = 저희가 1호로 매장을 유치했다. 잘 하려고 애쓰려고 한다.

 ▲문 대통령 = 직접 타기도 하나.

 ▲정 부회장 = 한 번 타본 적 있다.

 ▲문 대통령 =  한 번 충전으로 얼마나 타나.

 ▲정 부회장 = 380㎞ 정도 탄다.

 ▲문 대통령 = 우리는 다른 부분은 몰라도 배터리 만큼은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지 않은가.
 
 ▲구본준 LG부회장 = 중국 애들이 중국산 배터리를 키우려고 일본은 와도 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들어가면 중국의 로컬 경쟁력이 떨어지니까, 아니면 돈으로 줘야하니까 한국 업체를 못 들어오게 명문화 하고 있다.

 ▲손경식 CJ 회장 = 베트남도 그런 압력이 있는 모양새다. 중국과 사이가 안 좋으니, 중국이 베트남 수입도 막는다. 중국은 원래 그렇다. 머리를 쓴다.

 ▲문 대통령 = 이 문제 해결에 다들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 = 배터리는 LG와 삼성이 만들지만 거기에 들어가는 양음극재는 우리가 만든다. 새로 사업을 시작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갈 생각이다.

 ▲문 대통령 = 우리도 그동안 차세대 자동차 사업을 하면서 약간 좀 수소차 쪽에 비중을 뒀다. 전기차 하면 그 부분에 집중하면 빠르게 배터리 기술도 금방 따라잡을 것이다. 배터리 같은 게 괜찮기 때문에.

 ▲구본준 LG부회장 = LG와 현대자동차가 협력해서 배터리 사업을 같이 하고, 저희들은 현대차에 공급 많이 한다. 중국형 모델의 경우 중국 정부가 막으니까 우리 배터리가 현대차에 못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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