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IBS 김진수 단장 "난치성 질환 치료위한 인간배아 유전체 교정 연구 필요"

등록 2017.08.03 10:42:3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대전=뉴시스】 김진수 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

【대전=뉴시스】 김진수 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

【대전=뉴시스】 이시우 기자 = 한·미 연구진이 인간 배아의 돌연변이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교정하는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전질환 치료에 대한 기대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유전체 교정연구단장 연구팀이 미국 연구팀과 공동으로 비후성 심근증 유전자를 보유한 배아에서포에서 유전자 가위로 변이 유전자를 교정하는데 성공했다고 3일 발표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한 여성은 댓글을 통해 자신을 "비후성 심근증 유전자를 보유한 아이를 임신한 상태"라고 소개하며 "자신의 아이는 치료가 어렵겠지만 다음 세대라도 치료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연구진은 세계 최고 수준의 유전자 가위(크리스퍼)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국내에서 이같은 연구를 진행할 수 없다.

 인간배아 유전체 교정을 금지하는 '생명윤리법(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의해 인간 배아 교정은 불법이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의 성과와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유전 질환 치료 가능성 등을 이번 연구를 공동 수행한 기초과학연구원(IBS) 김진수 유전체 교정연구단장(서울대 화학부 교수·사진)에게 들어봤다.

 -이번 연구 내용은.

 "인간 배아, 즉 수정란 단계에서 돌연변이 유전자 교정을 시도했다. 배아상태에서 변이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교정하면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것이다. 한미 공동 연구팀은 부모로부터 유전될 확률이 절반이 되는 비후성 심근증을 유전자 가위로 교정하는데 성공했다."

 -배아에서 유전자 교정 성공은 처음인가.

 "지난 2015년 중국 연구진이 먼저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연구는 변이 유전자 제거 효율이 크게 떨어지고 원하지 않는 유전자까지 제거되는 등 불완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연구 결과가 다른 점은.

 "유전자 교정의 성공률을 크게 높였다. 기존에는 수정 후 유전자가위를 주입해서, 같은 배아에 유전자가 교정되지 않은 세포가 섞여있는 모자이크 현상이 발생했다. 모자이크 현상이 일어난 배아는 변이된 유전자가 유전이 된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정자와 유전자 가위를 동시에 난자에 주입해서 모자이크 현상을 극복했다. 비후성 심근증 변이 유전자가 자녀에게 유전되지 않을 확률이 자연상태에서는 절반이지만 이번 연구로 72.4%까지 높였다."

 -이번 실험은 실제 치료에 적용이 가능한가.

 "이번 실험에 사용된 수정란은 미국 국립과학원과 국립의학원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일정 시간 이후 모두 폐기했다. 다음 단계는 수정란을 착상시켜 임신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현재 단계에서는 임상 실험까지 할 수 없지만 이번 실험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정상아가 태어날 확률이 굉장히 높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국내에서는 이같은 연구를 진행할 수 없나.

 "현재 국내에서는 인간 배아를 이용한 실험은 할 수 없다. 인간 배아의 유전자를 교정하는 것은 생명 윤리의 관점에 따라 각국이 연구에 제한을 두고 있다. 미국의 경우 실제 임신을 위한 배아 유전체 교정은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유전질환 치료를 위한 기초 연구 목적으로는 실험실에서 인간 배아와 생식세포를 변경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 또 중국은 특별한 규제없이 유전체 교정 연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영국과 일본도 최근 기초 연구에 한해 허용하고 있다."

 -앞으로 과제는.

 "국내에만도 유전자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가 수십 만에 이를 것이다. 이들을 위해서라도 인간 배아 유전자 교정 연구는 허용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 임상에 적용할 수는 없지만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배아 유전체 교정 연구를 허용해 새로운 치료의 길을 마련해야 한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