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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이정미 "정의당 뺀 여야정 협의체, 5년간 아무것도 못할 것"

등록 2017.08.07 1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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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8.06.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8.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정의당을 뺀 여야정협의체는 정부에게도, 집권여당에게도 아무 도움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정의당을 빼고 집권여당과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일삼는 보수야당이 앉아 가지고는 중간지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5년 내내 야당들에게 질질 끌려다니고 아무것도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이 대표와 일문일답.

- 우선 심상정 의원 등 전임 대표들과 공통점 또는 차이점을 꼽아 달라.

 "우선 공통점은 우리가 '진보정치'라는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이다.  진보정치가 제대로 꽃을 피우기에는 우리나라 정치 환경이 굉장히 열악한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려워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노력해나갈 것이라는 것이 가장 큰 공통점이라고 생각한다."

 "차이점이라면 심상정 전 대표, 노회찬 원내대표는 진보정치가 굉장히 어려울 때 자신의 카리스마로 뚫고 와야 했다. 개인적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 반면 저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정의당의 존재감이 확인되면서 당의 시스템으로 제1야당, 집권정당에 도전할 수 있는 문턱에 와 있다."

 "많은 분들이 진보정당하면 심상정, 노회찬만 기억한다. 그 사람이 아니어도 정의당이 능력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의당 자체를 국민들이 믿을 만한, 삶을 맡겨도 될 만한 정당으로 키우는 사명을 갖고 있다. 그래서 같이 일하는 당직자들에게 '저는 절대로 실패하면 안 되는 당대표다'고 말한다. 제가 꼭 성공해야 그 다음 도전자들이 부담을 덜 안고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영길부터 심상정까지 진보정당 당 대표들은 캐릭터가 분명했다. 당 대표 이정미는 어떤 캐릭터인가.

 "진보정치는 (대안 없이) 옳은 말만 한다는 인식이 많은 분들에게 있다. 그런데 저는 의정활동을 하면서 청년 체불 임금 문제, 비정규직 문제 등을 물고 늘어져 해결하는 과정들이 있었다. 이 분들이 얼마나 절박해서 우리 당까지 왔을까라는 생각으로 쉬지 않고 일해왔다. 그분들도 (제게)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카리스마를 내세운 전 대표들 보다) 따뜻하고 친근한 느낌을 준다고 한다. 정의당이 조금 더 대중성을 얻는데 강점을 갖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당 대표 이정미가 주력할 부분은.

 "일단 당조직의 안정감을 만들어 가는데 주력하겠다. 앞선 선배들은 카리스마 리더십이라면 저는 'Empowering(동기를 부여하는)'하는 리더십이 되겠다고 말한 적이 있어. 이 당에서 저와 같은 꾸는 사람들이 왜 이 일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가야 되는지에 대한 의미를 명확하게 공유하겠다. 당조직의 안정감을 만들고 그 기반 위에서 내년 지방선거라는 관문을 어떻게 든 성공시키는 것이 제게는 굉장히 큰 사명이다."

 -취임 일성으로 2020년 제1야당이 되겠다고 했다. 내년 지방선거 선전을 위해서는 선거제도 개혁이 불가피하다. 이를 위한 방법은.

 "지난 지방선거는 창당한지 1년 반 밖에 안 돼 당 조직도 약하고 (선거에 나가려는) 도전자도 적었다. 그래서 성과도 안 좋았다. 지금은 당이 성장했고, 당원도 많이 확대됐다. 도전하려는 간부층도 많이 생겼다. 지역에서 민생정당으로서 역할을 강화하는데 주력해서 지역민에게 '당은 작지만 쓸 만한 일꾼이다'고 인정받고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중대선거구제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기초의회 2인 선거구를 3~5인 선거구로 확대해야 한다. 기초의회 비례대표도 현 10%에서 20%까지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개헌 국면에서 권력구조와 선거제도를 함께 손 보자는 건 대통령의 의지이고, 민주당과 국민의당 당론이기도 하다. 충분히 설득하려고 한다. 선거제도를 개편할 때 문제가 경기를 뛰는 사람이 심판까지 보다 보니, 다음 경기의 유불리를 중심으로 판단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목소리를 골고루 국회 안에 담을 수 있는 선거제도로 가야 한다."

-민주당의 '상수'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정의당의 위상 정립 또는 더불어민주당과 관계 정립 부분은 어떻게 해나가실 것인가.

 "우리의 포지션은 항상 촛불개혁의 본부중대였다. 지금 민주당 정권의 오른편에 3개 정당이 있다. 유일하게 왼편에 정의당이 있다. 정의당은 이 정부가 촛불민심이 원했던 개혁의 방향으로 나가도록 끌고 가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촛불민심에 부합해서 잘 갈때는, 더 열심히 할 수 있게 끔 하고 촛불민심을 배반하거나 주춤거리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간다면 강력한 비판을 해서 민심으로부터 이반되지 않게 만들려고 한다.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 부적격자에 대해서는 정의당이 명확히 목소리를 냈다. 정의당이 그 얘길 하면 국민들이 저건 문제가 있다고 봐주신다. 촛불개혁의 한복판에 정의당이 있었기에 정의당의 당론과 민심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믿음을 국민이 주셨다고 생각한다."

 "사드나 증세 문제에 대해서 민주당이 하는 거니 마음에 안 들어도 그렇게 해보라고 하지 않았다. 증세를 찔끔찔끔해서 복지도 못 늘리고 세금폭탄 소리만 듣는다고 명확한 소리를 냈고, 사드도 북한 미사일이 문제지만 사드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이전정부 사드 배치 과정에 대한 면죄부만 줄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민주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지 고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문재인 정부에 점수를 매긴다면.
 
 "집권 초반 한 토론회에서 90점을 줬다. 지금은  70점 정도 드리겠다. 더 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지율이 높을 때 대통령께서 훨씬 더 과감하게 행보를 해나가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사드, 증세 등 민감한 문제에 있어서 그러지 못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사드 문제는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가 있고 나서 미국의 여러가지 압력이 있었을 텐데 그 압력이 국익에 반하느냐 아니냐를 국민을 믿고 판단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모든 정책에는 항상 반대자가 있다. 반대자를 100% 다 설득할 수는 없다. 다수의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과감히 해나갈때 믿음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과감한 증세로 국민의 삶이 확 달라졌다고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복지정책이 실현되면 국민이 세금 더 내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저는 그런 점이 아쉽고 점수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저는 더 과감한 정책을 펼쳐도 대통령이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 대표로서 세대교체의 일선에 있다. 정의당을 이끌어갈 미래세대를 키워야 할 텐데 그에 대한 고민이나 준비사항이 있나.

 "당 대표 도전할 때 공약 중에 하나가 '청년정의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오늘 청년정의당을 만들어 가기 위한 청년발전기본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청년을 액세서리처럼 옆에 데려다 놓은 것이 아니라 정당 자체가 청년의 것이 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을 당안에 구축하는 것이 제 임기 안에 최대 목표다."

 -노동 현안은 대표나 정의당이 가장 앞장서고 있는 부분이다. 이슈 선점을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

 "정의당은 법이 현실에서 제대로 지켜지게 만드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법만 제대로 지켜져도 (노동 기본권 훼손이) 벌어질 수 없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추경)에서 근로감독관 증원 예산이 배제된 것이 너무 안타깝다.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임금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동 기본권이 훼손되지 않고 정상적으로 우리 사회가 돌아갈 수 있게끔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근로감독관을 현재보다 2배 이상 늘려서 노동시장안에서 이런 일(노동 기본권 훼손)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다."

 "또 노조가 있는 대기업 사업장은 부당한 대접을 받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안다. 그러나 대부분의 뿔뿔이 흩어져 있고 조직화돼지 못한 사람들은 고용노동부에 전화 한통만 해도 (해결될) 일을 두려워서 못하고 끙끙 속앓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정의당은 '비정규직 노동상담창구(비상구)'를 전국 시도당으로 확대하는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 누구든지 부당한 일이 있을 때 정의당에 전화하면 해결할 수 있는 '논스톱 시스템'을 만들어 실제 삶에 도움을 주는 정당이 되고 싶다."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여야정 협의체에서 목소리를 내야하는데 참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부분에 대해 얘기해달라.

 "정의당 뺀 여야정협의체는 정부에게도, 집권여당에게도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 대통령께서 여야정협의체를 만들자고 할 때는 협치모델을 만들자고 한 것이다. 협치라는 것은 0에서부터 100에 이르기 까지 요구의 강도가 다른 당이 모여서 중간지점, 더 바람직한 지검으로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그런데 정의당을 빼고 집권여당과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일삼는 보수야당이 앉아 가지고는 중간지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5년 내내 야당들에게 질질 끌려다니고 아무것도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민중정당이 창당 절차를 밟고 있다. 협력 또는 통합 얘기를 하고 있나.

 "전혀 하고 있지 않다. 정의당이 창당한지 5년이 됐다. 유권자들에게 저 정당을 이번에는 선택을 못했지만 하는거 봐서 좀 더 키워주고 싶다는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당의 정체성을 강화시켜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당장 눈앞의 이익 때문에 저 당과 합치면 조금 더 낫지 않을까, 찢어지면 어떻게 될까하는 길은 이제 가지 않으려고 한다. 정의당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당이 대변해야할 사람들을 분명하게 확인했고, 정의당을 통해 삶의 변화를 꿈꾸기 시작한 사람들을 만났다. 정의당 자체를 잘 키워 나가는데 주력하는 당대표가 될 것이다."

 -자유한국당 혁신선언문을 보면 광장민주주의에 대한 거부감 같은데 드러난다. 촛불집회 주역 중 하나로서 조언을 해준다면

 "광장에서 심판 받은 정당이니까 당연히 그럴꺼다. 혁신이라는 건은 가죽을 벗기는 정도의 고통을 감내하고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려면 대체 무엇이 문제인가를 알아야 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고 혁신을 얘기하는 것은 다 거짓말이다. 자유한국당은 그간 국민 위에 군림하면서 국민이 준 권력을 남용하고 농단했던 세력이라는 것을 알려준 곳이 광장인데 거길 폄하한다는 것은 결국 자기 문제의 본질을 모른다는 것이다. 자꾸 선언문만 쓰면 뭐하냐. 내 문제가 무엇인지 면밀히 들여다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자기 성찰을 먼저 해야 한다."

 -이정미에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힘든 분이다 그냥 뵙기가 너무 힘들다. (힘들다는건 언어 선택이 어렵다는 것인가 거북스럽다는 것인가) 당연히 두번째다."

 -북한 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 대한민국이 어떤 방향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북한 핵 문제를 푸는 방법은 너 죽고 나죽고 싸우거나 평화 해법을 찾거나 둘 중의 하나 밖에 없다. 중간의 방법이 없다. 너 죽고 나 죽자는 그야말로 전멸하는 일이다. 대한민국에 5000만명이 산다. 북한 국경 바로 위가 중국이다. 미국, 중국, 북한, 대한민국 어느 누구도 이런 위기 상황을 감당할 능력은 없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평화적인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계속 쏘는 것은 명백히 (대한민국이 아닌) 미국에 보내는 신호다. 통 큰 사람이 해법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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