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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북-미 끝장 대치에 '벙어리 냉가슴'

등록 2017.08.10 14: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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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수석 보좌관회의가 열린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7.08.10.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수석 보좌관회의가 열린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7.08.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베를린 선언'을 통해 밝힌 평화 구상과 달리 한반도 정세가 정반대의 방향으로 흐르면서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겠다는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근원적인 물음표가 붙는 형국이다.

 미국과 북한이 거듭된 '말 폭탄'을 쏟아내며 한반도 정세가 '벼랑 끝 대치'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정부 차원에서 달리 손을 쓸 방법이 마땅치 않아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국과 북한은 '말 전쟁'의 수위를 높여가며 한반도 긴장감을 연일 고조시키고 있다. 전날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는 발언에 북한 전략군 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괌 포위 사격을 검토할 것"이라고 맞섰다.
 
 미국과 북한 사이의 날선 발언은 10일에도 계속됐다. 김락겸 북한 전략군사령관은 이날 "화성-12형 4발의 동시발사로 진행하는 괌 포위사격 방안을 심중히 검토 중"이라며 "화성-12형은 일본의 시마네현, 히로시마현, 고치현 상공을 통과하게 되며, 사거리 3356.7㎞를 1065초간 비행한 후 괌 주변 30~40㎞ 해상수역에 탄착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북한은 스스로를 고립시키지 말고 핵무기를 추구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북한) 정권의 행동은 우리에 의해 지독하게 제압될 것이며 어떤 무기 경쟁이나 전쟁에서도 주도권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토록 미국과 북한 사이의 수위를 넘나드는 발언으로 한반도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흐르자 청와대도 고심하는 모양새다.

 청와대는 10일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안보상황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키로 했다. NSC 상임위를 소집한 것은 지난달 27일 이후 15일만이다. 북한의 화성-14형 발사(7월28일) 후 급변하게 된 정세에 대한 외교·통일·국방부 차원의 입장 공유와 함께 대응방안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북·미간 대치가 극에 달했던 전날 한 차례 한반도 위기설을 진화한 바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반도 안보상황이 매우 엄중해 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위기 상황까지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오히려 잘 관리하면 어려운 안보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는 악화되고 있지만 정부가 근원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해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며 "최종단계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큰 위기는 조만간 넘길 수 있다고 희망적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막연한 기대감과 달리 북핵 문제를 풀기에는 우리가 힘을 쓸 수 있는 실질적 외교적 공간이 생각만큼 넓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국무회의에서 "우리에게 가장 절박한 한반도의 문제인데도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해결할 힘이 있지 않고 우리에게 합의를 이끌어낼 힘도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7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외교적 해법을 강조하며 "한반도에 두 번 다시 전쟁은 용납 못한다"고 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만에 '전쟁불사'를 언급하며 정세가 급랭하게 된 것이 외교력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준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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