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아리아나 그란데 첫 내한, 성료에도 뒷말 이유는

등록 2017.08.16 18:05:4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아리아나 그란데, 팝스타. 2017.08.14. (사진 = AP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아리아나 그란데, 팝스타.  2017.08.14. (사진 = AP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23)의 첫 내한공연에 대한 뒷말이 나오면서 인터넷에 후폭풍이 불고 있다. 그란데는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내한공연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5 아리아나 그란데'를 펼쳤다.

2만여 관객이 운집한 이날 공연에서 그란데는 3옥타브 G#(솔샵)까지 올라가는 고음을 소화하며 90분간 완벽에 가까운 라이브를 선보였다. 그럼에도 한국 관객들을 무성의하게 대했다는 태도 시비에 휩싸이며 공연 이후에 구설에 오르고 있다.

◇태도 논란, 무엇이 문제?
 
그란데에 대해 가장 큰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는 그녀가 공연 시작하기 3시간 전인 오후 5시에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 리허설을 하지 않고 무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리허설도 고척스카이돔 화장실에서 했는데, 이 모습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논란을 자초했다. 

그란데의 라이브 자체는 완벽했지만 공연 내내 사운드가 뭉개졌고 조명과 무대 연출이 엇나가면서 비판이 거세졌다. 특히 일부 관객과 약속한 일정이 무단으로 취소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불씨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그란데의 미국 기획사가 준비한 65만원짜리 VIP 1 패키지를 구입한 관객들에게 혜택이 온전히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전 리허설 관람 등이 무산되는 등 행사 자체가 축소, 일부 관객들에게 환불 조치가 취해졌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한국 관객을 호구로 보느냐"는 볼멘 목소리가 쏟아졌다.

게다가 공연이 끝난 직후인 16일 자정께 출국, 한국에는 불과 7시간 머문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한국이 경유지에 불과한다" 등의 비판도 나왔다.

【서울=뉴시스】 아리아나 그란데, 팝스타. 2017.08.14. (사진 = AP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아리아나 그란데, 팝스타.  2017.08.14. (사진 = AP 제공) [email protected]

다만 공항 수속을 방불케하는 공연장 입장에 대한 관객들의 불만은 거의 없었다. 지난 5월22일 그란데의 영국 맨체스터 공연장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 22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후 그란데의 투어에 강화된 보안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는 반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팬들을 홀대한다는 인상을 안긴 뒤에는 그란데가 과거 매장에서 판매하는 도넛에 침을 뱉는 사건이 재조명되는 등 평소 불거졌던 인성 논란까지 재점화되기도 했다. 

◇과거 무성의한 태도 시비에 휩싸였던 팝스타는?

그란데는 지난 4월 완벽한 공연 구성과 세월호 참사 추모 등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브릿팝 밴드 '콜드플레이' 등과 비교되며 '팝계 밉상'으로까지 전락하고 있다. 

그란데 외에도 이미 태도 논란에 휩싸였던 팝스타들은 여럿 있다. 리아나는 지난 2010년 2월 앨범 발매 홍보을 위한 내한 기자회견에 약 1시간가량 늦어 언론의 빈축을 샀다. 하지만 팬들에 대한 태도 논란은 아니었다.

앞서 2009년 12월 내한공연을 한 미국의 하드 록 밴드 '건스앤로지스'는 무려 2시간20분가량 팬들을 기다리게 했다. 하지만 본 무대에서 막대한 물량공세와 보컬 액슬 로즈의 식지 않은 무대 매너로 팬들이 비판하기는커녕 '역시 악동'이라며 치켜세우기까지 했다.
   
【서울=뉴시스】머라이어 캐리, 팝 디바

【서울=뉴시스】머라이어 캐리, 팝 디바

그란데는 '제2의 머라이어 캐리'로도 통하는데 머라이어 캐리 역시 내한공연에서 빈축을 산 바 있다. 2014년 10월 내한공연 당시, 디바에 명성에 걸맞지 않은 가창으로 공연의 준비가 부족했다며 한국 팬들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비판은 당연하지만…'과도한 적개심' 지적도

그란데가 한국 팬들을 무성의하게 대한 것에 대한 비판은 당연하다. 하지만 정작 공연은 보지 않고 평소 그란데에 대한 관심도 없었던 네티즌들의 분노는 과도한 적개심으로 읽힌다는 지적도 한편에서는 나온다.
 
이들 중 상당수는 그란데가 한국 공연 직전인 일본에 대해서는 애정을 드러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는 '야마모토 그란데'라며 야유하기까지 했다.

그란데는 10일, 12일, 13일 일본에서 공연했다. 장기간 머물 수밖에 없었고 여러 차례 인증 사진을 남길 수 있었던 이유다. 그란데가 한국 관객과 소통 없이 기계적으로 노래 부르는 데만 집중했다는 지적도 나왔는데, 이는 일본 공연 후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반응이다. 한국이라서 소홀한 것이 아니라 그란데의 성향일 수도 있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한국에서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한 이유는 북핵 문제로 인해 외국에서 보기에 한국 정세가 어수선해보였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서울=뉴시스】 아리아나 그란데, 팝스타. 2017.08.14. (사진 = AP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아리아나 그란데, 팝스타.  2017.08.14. (사진 = AP 제공) [email protected]

사실 한국 음악시장은 팝스타들이 보기에 매력적이지 못하다. 자국의 K팝이 득세하는 한국에서 팝 시장은 사실상 전무하다. 일본의 음반, 공연 시장 규모는 반면 한국에 비해 최대 5배가량 크다.

이 때문에 한국을 일부러 찾는 팝스타는 드물다. 그란데 외에 팝 거물들의 내한공연을 한국에서만 단독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대형 록 페스티벌이 일본 대형 페스티벌 라인업을 공유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본에서 공연하면서 가까운 한국을 들르게 되면 아무래도 개런티가 내려가기 때문이다. 팝스타들의 월드 투어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그란데의 내한 태도에 대해 비판을 하는 네티즌 중 평소 팝 음반을 사거나 하다못해 음원을 자주 들어보는 이들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는 가요계 관계자의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팝스타들의 내한공연을 주최하는 관계자는 "그란데의 무성의한 태도가 아쉬운 건 당연하지만 그들 입장에서 볼 때 한국은 아직까지 매력적인 시장은 아니다"라면서 "한국이 을의 입장이 아닌, 팝스타들이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투어지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음반, 공연 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한공연 주최사가 팝스타들에게 뜨거운 애정을 보내는 한국 관객들의 마음과 입장을 헤아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