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친환경 계란' 살충제 사용···소비자 우롱

【화성=뉴시스】이정선 기자 =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전국 대부분 산란계 농장에서 전수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16일 오후 경기 화성 봉화농장에서 한 관계자와  농식품부 직원이 경기도 생산 번호 ‘08’ 계란을 살펴보고 있다.해당 농장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전수조사에 따라 살충제 성분이 미검출 되었다는 분석결과서를 교부 받고 정상 출고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받았다. 2017.08.16. [email protected]

계란 살충제 검출 농장 전국 7곳···부적합은 6곳
부적합 6곳 중 5곳이 '친환경 농장'
농식품부 "친환경 위반농가 직불금 환수·형사 고발도 검토"

【세종=뉴시스】우은식 기자 = 살충제 계란이 검출돼 정부의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장이 6곳 중 5곳이 친환경 농장으로 드러나면서 정부의 허술한 인증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통상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상품을 '친환경'으로 인식해 일반 상품보다 더 비싼 값에 구입하는터라 사실상 뒤통수 맞은 격이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살충제 계란이 검출된 농장은 총 7곳이다.

 이중 닭 진드기 퇴치용 살충제인 비펜트린이 허용 기준치(0.01mg/kg)  미만인 0.006mg/kg 검출돼 적합 판정을 받은 전북 순창의 A농장을 제외하면 부적합 농장은 총 6곳이다.

 경기도 남양주 마리농장, 강원도 철원 지현농장, 경기도 광주 우리농장, 경기도 양주 신선2농장, 충남 천안 시온농장, 전남 나주 정화농장이다.

 여기서  경기도 양주 신선2농장만 일반 농장이다. 나머지 5곳은 농식품부 산하 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으로부터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을 받아 친환경 농장이었다.

 농관원의 친환경축산물 인증은 무항생제축산물과 유기축산물 인증이 대표적이다. 두 가지 인증 모두 피프로닐, 비펜트린 뿐만 아니라 어떠한 살충제를 사용해서는 안된다.

 단 유기축산물의 경우 수의사의 처방에 따라 호르몬제를 사용하거나 구충제를 비롯한 동물용의약품을 사용한 가축의 약품 휴약기간이 2배가 지나면 인증마크를 받을 수 있다.

【서울=뉴시스】

정부가 이날 밝힌 전국 계란농장 전수조사 결과 검사가 완료돼 적합 판정을 받은 241개 농장 가운데에서도 기준치 미만이지만 살충제를 사용한 친환경 농장이 다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에 적합 여부의 판정은 유통 허용치 위반 기준으로만 분류했다"면서 "상당수 친환경 농장에서 사용하면 안되는 살충제 또는 항생제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전체 산란계 농장 1456곳 가운데 친환경 인증 농장은 절반이 넘는 780곳에 달하며, 대규모 농장들은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친환경 인증을 선호하기 때문에 전체 계란유통 물량의 80% 이상이 친환경 계란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친환경 계란유통이 증가함에도 1년에 한 번 인증 여부를 검사하고 단속이 허술하게 진행되는 등 관리에 허점을 나타냈다는 지적이다.

민간 친환경 인증기관이 39곳에 달하는 등 친환경 인증 남발에 따른 친환경 인증기관 관리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친환경 농장에 대해 최고 2000만원까지 친환경 직불금을 지원해 왔는데, 이번에 일부 부도덕한 친환경 농장의 행태가 적발된 만큼 인증 취소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실태조사와 엄격한 기준 적용을 검토키로 했다.

허 실장은 "이번에 친환경 농장의 도덕적 해이가 발견된 만큼 직불금 환수 뿐만 아니라 형사고발 조치까지 검토할 것"이라며 "향후 친환경 농장에 대한 기준도 엄격하게 적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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