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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이 오작동할 때 벌어지는 일"···영화 '브이아이피'

등록 2017.08.16 18:19:27수정 2017.08.16 18: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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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이 오작동할 때 벌어지는 일"···영화 '브이아이피'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영화 '브이아이피'(V.I.P)(감독 박훈정)가 16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장동건·김명민·이종석·박희순 등 연기력과 스타성을 두루 갖춘 배우들이 참여하고, '신세계'(2013·463만명)로 각종 유행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누아르 열풍'을 만들어내기도 한 박훈정 감독의 새 영화로 제작 단계부터 주목받은 작품이다.

"시스템이 오작동할 때 벌어지는 일"···영화 '브이아이피'


 영화는 박 감독이 각본을 쓴 '부당거래'(감독 류승완), 각본과 연출을 모두 맡은 '신세계' 등 전작들에서 창조한 특유의 어둡고 서늘한 세계관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평가다. 권력자의 욕망이 충돌하면서 벌어지는 아수라장과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악하는 인간의 모습이 이번 작품에서도 일맥상통하게 드러난다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브이아이피'는 국정원과 미국 CIA가 '기획 귀순'시킨 북한 핵심 권력자의 외동아들이 한국에서 연쇄살인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사건을 두고 '기획 귀순' 당사자인 김광일을 뺴돌리려는 국정원과 CIA는 물론, 범인을 체포하려는 경찰과 김광일에게 복수하기 위해 북에서 내려온 공작원까지 얽히고 설킨다.

 박 감독 특유의 하드보일드한 표현이 여전하고, 주제 의식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연출이 인상적이다. 다루는 세계가 박 감독의 전작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중심을 잃지 않고 전진하는 뚝심도 있다.

 다만 동어반복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같은 이야기를 소재만 바꿔가면 반복할 뿐 앞선 영화들과 특별한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과도하게 자극적인 특정 장면들은 꼭 그렇게까지 적나라하게 카메라에 담아냈어야 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시스템이 오작동할 때 벌어지는 일"···영화 '브이아이피'


 박 감독은 시사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획 귀순'이라는 건 영화적으로는 다뤄지지 않은 소재이지만, 현대사에서는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단순한 '기획 귀순'이 아닌 필요에 의해 프로젝트를 실행했고 그 대상이 일반적인 인물이 아닌 괴물일 때, 이와 함께 우리나라 시스템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벌어지는 일들을 그려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브이아이피'는 장동건과 김명민, 이종석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장동건은 국정원 요원 '박재혁'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극에 무게감을 더하고, 김명민은 불도저같은 형사 '채이도'를 맡아 극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가장 흥미로운 연기를 하는 건 이종석이다. 그는 기존 이미지를 과감히 버리고 사이코패스 살인마인 '김광일'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무표정함 속에 광기를 숨긴 얼굴, 멜로드라마에서 보여주던 미소를 섬뜩함으로 바꿔놓은 연기는 그가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할 수 있는 배우임을 증명한다.

"시스템이 오작동할 때 벌어지는 일"···영화 '브이아이피'


 이종석은 "다른 작품들에서 연쇄살인마들이 웃는 모습을 많이 봤다. 어떻게 하면 그들과 다르게 연기할지, 차별화할지 고민했다. 결론은 소년스럽게 보이는 것이었다. 감독님께서 디테일하게 지도를 해주셔서 수월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악역은 새로운 도전이라서 두려움이 있었는데, (시사회를 하고 나니)이제 속이 시원하다"고 말했다.

 '브이아이피'는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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