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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中 표절]中TV의 한국예능 표절, 계속되는 이유는

등록 2017.08.20 09:01:00수정 2017.08.20 10: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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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中 표절]中TV의 한국예능 표절, 계속되는 이유는

【서울=뉴시스】 신효령 손정빈 기자 = tvN '윤식당', JTBC '효리네 민박', Mnet '쇼미더머니', MBC '무한도전', KBS 2TV '개그콘서트'·'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JTBC '히든싱어'.

중국 방송사의 포맷 표절 의혹이 제기된 한국 프로그램들이다.

지난해 7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확정 이후 한국 연예인 활동이 크게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중국 방송사는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을 핑계로 정식으로 판권을 사들이지 않고 그대로 베끼는 행태를 취하면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프로그램 차용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양훈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중국 방송사에서 사드 핑계를 대고 프로그램 포맷 계약을 제대로 안 하는 것 같다"며 "한국 방송사들이 표절 의혹에 휩싸인 프로그램과 관련해 소송을 하지 않는 것은 법리상 못 이겨서가 아니다. 중국 법원에 관할이 있기 때문에 어차피 못 이길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게다가 중국 법원이 저작권과 관련해 워낙 소극적이기 때문에 한국 방송사들이 별다른 조치를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같으면 저작권 침해가 확실하다면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들어간다"며 "하지만 이 사안은 중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야 되다보니 우리나라 변호사가 소송을 대리할 수 없다. 중국 변호사가 해야 하다보니 한국 방송사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했다.

정 변호사는 "중국 법원의 저작권법 해석이 엄격하기 때문에 표절이 실제로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입증이 어렵다"며 "예능 프로그램 포맷은 아이디어 영역으로 인정할 가능성이 높고, 아이디어는 원칙적으로 저작권법 보호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중국에서 한한령때문에 공식적으로 수입할 수가 없어서 비슷한 형식을 가져가는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이런 표절이 있을 때 공식적으로 표절 문제를 제기해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표절을 제기할 수 있는 창구나 과정이 별로 없는 것이 문제다. 이것이 표절 논란을 계속 발생하게 만드는 근본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에서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예능들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예능 콘텐츠에 대한 갈증이 많고 소재와 형식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 예능의 형식이나 포맷을 차용한다고 생각한다. 폭발하는 예능 수요에 우리 예능 콘텐츠에 대해 적정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표절하면서 많은 수익을 얻으려고 하는 행태가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 넘은 中 표절]中TV의 한국예능 표절, 계속되는 이유는

중국 방송사들의 표절 사태에 대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상황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외교 문제까지 걸려있는 만큼 한국 방송사들이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김에리 문화평론가는 "중국이 우리나라 콘텐츠를 표절하는 이유는 간단하다"며 "재밌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콘텐츠 제작이라는 측면에서 과도기에 와있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우리나라 방송사들이 일본 예능프로그램을 마구잡이식으로 표절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그런 과정을 거쳐서 현재 우리나라의 뛰어난 콘텐츠가 탄생한 것"이라며 "중국은 현재 딱 그 시기에 와 있다. 해결 방안은 딱히 없다. 광전총국이 관련 법령을 만들지 않는 이상 우리나라 방송사들이 따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중국 내부에서 나오는 자성의 목소리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헌식 평론가는 "중국 네티즌들한테서도 중국 방송 프로그램이 한국과 너무 똑같지 않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국가 제도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지만 중국 내부의 비판을 잘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아무래도 중국 방송사들이 우려하는 것은 중국 시청자들이나 네티즌들의 반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내에서도 한류 콘텐츠를 좋아하는 팬들이 상당히 많고 우리나라와 시장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팬의 규모가 엄청나다"며 "중국 내의 한류 팬이나 관련 커뮤니티와 연대해서 여론으로 압박하는 것을 지금 상황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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