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인터뷰]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비대위원장 "20개 업체 해외 이전 고심"

등록 2017.08.18 07:28: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8.17.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8.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윤영 기자 = "우리도 대통령과 만나 남북 경협 기업들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신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사무소에서 가진 뉴시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대통령 취임 100일이 돼도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의지 표명 등이 없어 재임기간 (공단 재개가) 어려운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사견을 밝힌 뒤 "개성공단 20여개 업체가 해외 이전을 고심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북한의 괌 포위 사격 위협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들이 쏟아지며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자 신 위원장 등 개성공단업체 관계자들도 점점 공단 재가동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 졸이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신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으로 공단 재개를 내세웠던 만큼 대통령이 공약 이행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다음은 신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내용.

-개성공단 재개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가.

 “기업 재산이 개성공단에 많이 남아 있다. 정부의 보상금액(7800억 원)만으로는 경영 유지가 어렵다. 따라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개성공단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 개성공단 재개는 물론 확장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개성공단 기업들의 기대가 컸다. 지난 5월 설문조사에서 개성공단 진출 기업들 중 94%가 개성공단이 재개되면 다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하지만 이후 3개월 동안 최고조로 치닫는 북한 위기를 보면서 기대가 많이 수그러졌다.”

-개성공단 폐쇄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나.

 “지금 상황을 보면 재개 자체가 점점 불투명해지는 것 같다. 최근 대통령도 개성공단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17일로 문대통령이 취임한지 100일이 됐는데,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의지 표명이나 구체적인 플랜은 나오지 않았다. 북한 위기로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생각하지만, 문 대통령 재임 기간에는 어려운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그럴 경우 어떤 대안을 생각하나.

 “이미 약 20개의 업체가 각자 해외 이전을 고심하며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16일 문재인 정부 100일 기념 세미나가 있었는데, 한 북한전문가가 연해주지구에 제2의 개성공단을 짓는 것이 어떻겠냐는 대안을 내놨다. 개성공단 기업들에게 우선적으로 토대를 마련해주면 지방이나 먼 해외로 가는 것보다는 더 대안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정부에서 구체적인 말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기업들과 논의해본 것도 아니다.”

-최근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버스가 개성 시내를 돌아다니거나, 개성공단의 설비들이 뜯겨나가 장마당에 팔린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사실 개성공단 설비가 잘 보존되는지 확인하고 싶어 3개월 전부터 기업들이 방북신청을 논의하고 있는데 아직 신청은 못 했다. 개성공단 내 시설의 유실에 대해서는 여러 경로로 듣기는 했다. 봉인대책도 없이 철수해, 장비가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시설물 확인을 위해 방북신청을 해야 한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보상금 문제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에 개성공단의 시설 유실 문제까지 제기하는 것은 정부에 부담을 주는 것 같아 (방북 신청하지 않고)전전긍긍만 하고 있다.”

-개성공단의 북한 노동자 임금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쓰인다는 비판이 많은데?

 “개성공단뿐만 아니라 금강산 관광 때도 그런 이야기는 있었다.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을 폐쇄하면서 명분으로 내세운 것인데, 북한 노동자 임금의 70%가 핵무기 개발에 쓰인다고 말했던 홍용표 전 통일부장관도 국회에서 말을 바꿨고, 현 정부 관계자도 ‘미사일 개발에 전용된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개성공단이 재개된다 해도, 북한에 현금 유입을 차단하는 유엔의 대북제재에 위반되는 것은 아닌가?

 “근로자 임금을 현금 대신 밀가루와 같은 생필품으로 100% 지급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작년 2월 개성공단 폐쇄 후 입주기업들에게 보상금이 지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 개성공단이 재개될 경우 그 비용을 결국 국민이 또 부담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개성공단은 특정 기업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국가의 정책 차원에서 추진된 사업이다. 거기에 기업이 참여한 것이다. 그래서 국가 정책으로 기업들이 문을 닫았다면 보상금을 받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 만약 이해를 못 하는 국민이 있다면 국가의 정책을 설명하고 이를 이해시켜야 하는 것은 정부의 임무이다. 그리고 정부가 약속한 보상금 7800억 원에서 아직 4800억 원 밖에 보상받지 못해 기업들의 경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다면 무슨 말을 하겠는가.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로 대통령이 어려운 국면에 놓여있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북한문제 해결을 위한) 운전대에 앉지 못해 개성공단 재개는 더욱더 꺼내놓지 못하는 상황일 것이다. 그런데 이럴 때일수록 문 대통령이 입주기업들과 만나 막걸리 한잔 하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면 좋겠다. 우리 쪽에서 제안을 했는데 아직 답이 없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