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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영종 종로구청장 "'역사의 도시 종로', 침술효과식 도시재생 필요"

등록 2017.08.21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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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구청 청장실에서 민선 6기 3주년을 맞아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8.21.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구청 청장실에서 민선 6기 3주년을 맞아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8.21. [email protected]

법정洞 86개 골목 하나하나에 이야기와 역사 담겨
 고유한 개성 살리면서 삶의 질향상·지역경제 활성화 기해야
 낙원상가 무작정 철거 반대···입주상인 위해 수명다할때까지 써야
 노후화 종로구청사 미래유산 지정 건의···새건물 지어도 보존 계획
 광화문 차도 지하화 교통 불통 우려···차선 늘리는 방안도 고민 필요

【서울=뉴시스】손대선 박대로 기자 =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역사의 도시 종로의 도시재생사업은 고유한 개성을 살리면서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도시재생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지난 17일 종로구청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종로구는 법정동이 86개나 되는 만큼 골목 하나하나에 이야기와 역사가 있다"며 "한방에서 말하는 침술효과와 같이 보존구역과 개발구역을 구분하는 침술방식의 도시재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로구와 같이 정체된 구도심은 대단위 아파트 단지나 거대 상업지 조성과 같이 한 지역에 집중되는 블록 단위의 면적개발보다 도시 곳곳의 점적인 공간의 특성을 잘 살리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도시정비는 이제 부동산보다 문화를 생각할 때"라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우리 종로구에서는 개발할 곳과 개발해서는 안 되는 곳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며 "보존할 곳은 가능하면 철저히 보존하고 개발할 곳은 그냥 개발할 수 있도록 합의해서 개발하게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강남은 35층, 48층짜리 아파트를 짓겠다는데도 허용해주는데 여기는 35층은 커녕 십몇층을 놓고도 이러니저러니 한다"며 "구분을 잘해서 도시구조를 만들어야지 도시계획이 때마다 이렇게 바뀌고 저렇게 바뀌면 안된다. 개발할 곳, 이미 개발된 곳, 이 빠진 곳은 도시 기능을 살릴 수 있도록 더 아름답게 개발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구청장은 낙원상가 활용 방안에 관해선 "어떤 사람은 낙원상가를 철거해야 한다고 하지만 기왕에 잘못 만들어졌다고 해도 건물 수명이 다할 때까지는 잘 쓰고 (수명이 다하면) 그때 가서 철거하든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지어진 건물과 도시를 너무 이랬다저랬다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구청 청장실에서 민선 6기 3주년을 맞아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8.21.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구청 청장실에서 민선 6기 3주년을 맞아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8.21. [email protected]

이어 "(설사 낙원상가가) 잘못 지어졌다고 하더라도 나름대로 역할을 해왔던 곳"이라며 "거기서 먹고 사는, 생업을 영위하는 사람이 엄청 많다. 대한민국 최고의 악기 상가를 하루아침에 없애라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운상가도 용산으로, 테크노마트로 옮기라고 난리를 쳤는데 그 당시에도 왜 옮기냐, 놔뒀으면 좋겠다고 했었다"며 "이제 와서 쇠퇴해버리니 새로 공사하고 앉아 있다. 그때 일부는 옮겨가더라도 일부는 놔뒀으면 계속 번창했을 것이다. 도시를 하루아침에 싹 옮겨버리는 식으로 하니 다 망해버리고 종로가 많이 쇠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땅주인들은 낙원상가가 없어져야 주변이 좋아진다고 하지만 땅주인 한두사람 때문에 도시 전체 구조를 이랬다저랬다 하면 안 된다"며 "낙원상가를 철거하려면 조 단위를 투입해야 하는데 그런 가치가 있는가. 잘 보존하고 오히려 수리해서 쓰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서 쓰고 100년쯤 후에 도저히 안 된다고 하면 철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종로구청사 노후화에 관해서도 "구청 빌딩은 보존할 생각을 갖고 있다. 종로구청 건물 자체를 미래유산으로 지정해달라고 부탁했다"며 "신청사를 짓더라도 우리는 이걸 보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대해선 "지역 주민들이 옛날에는 일반 광장으로 생각했는데 이제는 100만명이 모여도 끄떡없는 광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광화문시대를 열겠다는 대통령의 말씀도 정치행위나 사회개혁에 시민들이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시 역사복원에 관해선 "광화문 바로 앞에 월대가 앞에 쭉 나와 있었다. 도로를 내면서 월대까지 없어져버린 것"이라며 "월대 위치를 찾아냈으면 좋겠다는 게 역사복원을 소망하는 사람들의 얘기다. 육조거리 역시 흔적이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광화문 앞 차도 지하화에 대해선 "광화문광장 앞 도로를 지하화하겠다는 것인데 내가 보기에는 괜찮은 안이지만 우리 종로주민들은 교통 소통이 잘 안될까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며 "평창동·부암동·청운동·효자동 쪽 분들은 지금 저렇게 넓은데도 막히는데 어떡하냐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차도 지하화를 하면서) 차선을 줄이겠다고 하는데 차선을 늘리는 쪽으로 하면 어떤가"라며 "전문가들 역시 그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 서울시 실무진들은 자기들끼리 하면 되는 줄 아는지 구청에는 잘 묻지를 않는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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