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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이닝]트레이드에 바뀐 운명…이명기 "우승만 눈에 보인다"

등록 2017.08.18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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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이닝]트레이드에 바뀐 운명…이명기 "우승만 눈에 보인다"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KIA 타이거즈의 주전 우익수로 자리잡은 이명기(30). 그의 운명을 바꾼 것은 트레이드였다.

 지난 4월7일 SK 와이번스와 KIA는 4대4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당시 트레이드의 중심에 있던 선수가 이명기다.

 이명기는 2013년 5월 발목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26경기에서 타율 0.340 1홈런 11타점 21득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그는 2014년 타율 0.368 4홈런 28타점 54득점으로 활약했다. 2015년에도 타율 0.315 3홈런 35타점 22도루 88득점을 기록하며 SK의 리드오프로 자리잡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해 타율 0.272 1홈런 22타점 14도루 29득점으로 주춤한 이명기는 올 시즌 SK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다.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하루 만에 2군으로 내려갔고, 이후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SK는 결국 그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KIA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후 다시 1군 무대를 밟은 이명기는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17일까지 97경기에서 타율 0.324(395타수 128안타) 7홈런 54타점 6도루 66득점의 성적을 거뒀다.

 4월 한 달 동안 타율 0.373 1홈런 9타점 10득점을 기록하면서 눈도장을 찍은 이명기는 점차 KIA의 주축으로 거듭났다. 5월에 타율 0.268로 주춤했지만, 6월에 타율 0.390 17타점 19득점을 기록하면서 '뜨거운 한 달'을 보냈다.

 KIA의 선두 질주에 큰 힘을 보탰다고 해도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 정도의 활약을 펼쳤다.

 그야말로 트레이드가 운명을 바꿔놓은 셈이다.

 이명기는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을 당시에는 눈 앞이 깜깜했다. KIA에 친한 선수도 적었고, 좋은 선수가 많아 자리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자신감도 떨어진 상태였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계속 SK에 있었다면 지금쯤 (SK 2군이 있는)강화에 있었을지도 모른다"며 "KIA에 온 이후로 김기태 감독님이 기회를 많이 주셨고, 계속 경기에 나갈 수 있다. 팀 성적도 잘 나오니 좋다"고 말했다.

 시즌 막판 돌아보면 트레이드는 그에게 무엇이었을까.

 한 마디로 정리해달라는 말에 이명기는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는 계기"라고 답했다.

 그는 "김기태 감독님께서 나를 믿어준다는 것이 확 와 닿았다. KIA에 처음 온 날 실책을 했는데 그것에 대해 코칭스태프가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며 "그 다음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이 들어가있더라. 기회를 주고, 믿어준다는 것이 느껴졌다. 자신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이명기처럼 팀을 옮긴 뒤 더 좋은 활약을 선보이는 경우가 적잖다. 이를 두고 '선수들은 궁합이 맞는 팀이 있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명기는 "궁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빅 이닝]트레이드에 바뀐 운명…이명기 "우승만 눈에 보인다"

이명기는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생각하면서 훈련을 했던 것이 계속 경기에 출전하면서 나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타격 타이밍이 늦어서 잘 맞은 타구가 좀처럼 나오지 않았고, 공이 맞는 포인트를 앞으로 끌고나오는 연습을 했다"며 "여기와서 계속 뛰다보니 결과가 좋게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명기는 "지난해 잘 풀리지 않았는데 팀 성적과 맞물리면서 부각됐다. 지금은 팀이 잘 하니까 내가 잘하는 것이 부각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즌 시작 전 세웠다가 접었던 목표도 다시 시야에 들어왔다.

 이명기는 "시즌이 시작되기 전 규정타석을 채우고 타율 3할 이상을 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그러나 개막 엔트리에 들었다가 하루 만에 2군으로 내려간 뒤에 접었다"며 "지금은 가시권에 들어왔다. 욕심이 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숫자를 따라가다보면 초조해지고, 하던 것도 안된다"며 개인 성적에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명기가 바라보고 있는 것은 '우승'이라는 단어 뿐이다.

 이명기는 "일단 하루빨리 팀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으면 좋겠다. 개인 성적보다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승 팀의 일원이 되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아내가 트레이드 됐을 당시에는 엄청 놀랐는데, 지금은 팀이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며 웃어보였다.

 SK에서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출전한 것이 유일한 포스트시즌 경험인 이명기는 "막상 포스트시즌에 나가게 되면 무척 긴장될 것 같다"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고, 우승 반지도 껴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현재로서는 자신을 추스르는 것도 숙제다. 이명기는 8월 들어 타격감이 많이 떨어졌다. 8월에 나선 11경기에서 타율 0.250(40타수 10안타) 3타점 1도루 7득점에 그쳤다.

 체력이 떨어진 탓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이명기는 탈수 증세로 며칠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이명기는 "체력이 떨어졌다는 것은 핑계인 것 같다"며 "부진이 있는 기간이 짧아야 좋은 타자가 될 수 있다. 이 기간을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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