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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著 '나의 아버지 신격호' 내용 살펴보니···25일 평전 발간

등록 2017.08.2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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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버지 신격호

나의 아버지 신격호

"신격호가 日 전범 하츠코 가문의 도움 받았다는 것은 낭설"
"정말 일을 즐기는 사람 그래서 행복했을 것···한일 어느 한쪽을 택하지 않은 회색지대의 중간자"
"수없이 많은 갈림길에서 길을 찾아야 했고, 그런 역사가 있었기에 지금의 신격호와 롯데에 이르러"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아버지가 처음 롯데월드타워를 구상한 것은 1980년대 초반이었다. 한국에 대한 인지도와 선호도가 그다지 높지 않을 때였다. (롯데월드타워 건설은) 세계 최고 빌딩을 지어서 한국을 인정하게 만들겠다는 꿈이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 창업주이자 아버지 신격호 명예회장의 삶을 조명한 평전 '나의 아버지 신격호(21세기북스刊)'가 오는 25일 발간될 예정이다.

롯데家 장남 신 전 부회장은 가장 가까이에서 그의 삶을 지켜본 아들로서 아버지와 나눈 대화와 다양한 자료를 통해 아버지 신 회장의 일생과 경영 인생을 400페이지 분량에 걸쳐 재조명했다. 신격호의 경영 원칙, 처세술, 용인술을 비롯해 19세에 가출해 일본에 상륙해 일본과 한국에 굴지의 기업 롯데를 세우고 지켜오기까지의 과정을 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기술했다.

특히 한일 양국에서 성공을 거둔 롯데는 일본에선 한국 기업으로, 한국에서는 일본 기업으로 오해와 억측, 질타 아닌 질타를 받고 있으나, 신격호 회장의 한국에 대한 애정은 지극했음을 보여주는 부분도 새롭게 다가온다. 신 전 부회장은 "아버지 역시 한국과 일본, 어느 한쪽을 선택하지는 않았다"면서 '회색 지대에 속해 있는 중간자'라는 표현을 썼다.

장남(신동주)를 안고 있는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과 하츠코 여사의 젊은시절.

장남(신동주)를 안고 있는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과 하츠코 여사의 젊은시절.

일례로 일본인 임직원들이 "일본의 이익을 환원하지 않는다"는 비판에도 신 명예회장은 단호했다. 신 명예회장은 "롯데의 모체는 일본에 있다. 그러나 보다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곳에 투자하는 것은 기업가의 의무다. 안과 밖을 구별하여 회수를 서두르는 것은, 섬나라 근성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인스러운 발상 아닌가. 지금의 일본의 상태가 언제까지고 계속될 리도 없고, 장래에는 일본 롯데가 도움을 받게 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신 전 부회장은 "그동안 롯데 기업이나 신격호에 대해 다룬 여러 책이나 매체에서 잘못된 사실을 전달하고 있을 때조차 신격호 회장은 일일이 반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 명예희장이 "그런 데 일일이 신경을 쓰면 뭣 하오. 자연히 바로잡혀질 텐데"라면서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저간에 출간된 신격호에 대한 저서들에서 잘못된 사실이 수록되고 그것이 오래 회자되는 바람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왜곡된 사실을 정설인 것처럼 오해하고 있다. 가장 큰 왜곡은 신격호가 일본으로 귀화했다거나, 어머니 시게미츠 하츠코가 일본 전범 시게미츠 마모루의 외조카라거나, 신격호가 하츠코 가문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은 전혀 근거 없는 낭설이다.

특히 신격호가 결혼할 당시, 하츠코 가문은 오히려 장모가 남편 없이 홀로 일하며 일본 정부가 제공하는 일감만으로 어렵게 생활하고 있었다. 하츠코가 시게마츠 마모루의 후손이라는 것도, 일본의 관습상 남편의 성(姓)을 따르다 보니 다케모리 하츠코에서 시게미츠 하츠코가 된 것이다. ‘시게미츠’는 그저 영산 신(申)씨 문중 어른들이 결정한 창씨일 뿐이다.

책에는 새로 알려진 인간 신격호의 모습도 담겨있다. 신 명예회장은 한창 사업에 몰두하던 시절 시간이 아까워서 3주에 한 번씩 이발을 할 때마다 감았고, 양치질도 치약과 칫솔 없이 손가락으로만 1분 만에 끝낸다는 이야기, 유년 시절 해마다 가족여행을 다니던 모습, 아버지와 어머니의 신혼 이야기 등에선 단란한 가정도 기술돼 있다.

신 전 부회장은 "한 개인의 일생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일이라고 말하며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신 총괄회장의 삶은 불행하거나 가혹한 것이 아니라, 그는 정말 일을 즐기는 사람이었으며 그래서 행복했을 것"이라며 "아버지는 인생의 수없이 많은 갈림길에서 길을 찾아야 했고, 그런 역사가 있었기에 지금의 신격호와 롯데에 이르렀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성한 두 아들과 신격호

장성한 두 아들과 신격호

그러면서 책을 통해 복잡하고 미묘한 아버지의 삶과 롯데그룹의 역사를 있는 더듬어 가는 여정을 완성하고, 아버지의 경영철학을 가슴속 깊이 새기면서 현재 자신의 행보를 이어가는 것이 신 총괄회장과 자신 그리고 롯데그룹의 숙명이자, 아들로서 아버지를 위해 할 일이라고 밝힌다.
 
특히 그는 "신 전 부회장은 기억이 점점 희미해지는 아버지를 보면서, 아버지의 삶, 현존하는 유일한 대기업 1세대 창업주인 기업가로서의 삶 그리고 격동의 시대를 살아낸 한 인간으로서의 삶이 오래 기억되도록 남기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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