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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나는 마이너스통장 대출···주택거래증가· 금리인하 영향

등록 2017.08.20 06: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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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나는 마이너스통장 대출···주택거래증가· 금리인하 영향

신용대출 중 마이너스통장 43% 차지
일단 만들고 보자···한도 대비 절반만 사용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일정한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찾아 쓸 수 있는 편의성으로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주택거래는 늘어나는데 담보대출 문턱은 높아지고, 인터텃뱅크 출범으로 은행간 마통 금리 인하경쟁이 거세진 영향도 크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 등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40조2596억원으로 1년 전(38조7883억원)보다 1조4713억원(3.8%) 늘었다.

전체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92조5289억원으로 이 중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43.5%를 차지했다. 은행별로 마이너스통장은 30%에서 많게는 60%를 점유했다.

마이너스통장은 한도 내에서 수시로 빌려쓸 수 있는 대출이다. 과거에는 주로 신용등급이 좋지 않은 소비자가 급하게 돈을 마련하기 위해 이용했지만 최근에는 신용등급이 좋은 직장인들도 이용할 만큼 자리 잡았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쓰고 갚을 수 있고 한 번 약정을 맺으면 대출 절차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고 중도상환수수료도 없기 때문이다.

대출이자는 대출한도 전액이 아닌, 빌려 쓴 금액에 대해서만 붙는다. 만약 1000만원을 빌리더라도 실제 통장에서 돈을 꺼내 쓰지 않으면 이자가 안 붙는다.

2분기 이후 마이너스 대출 이용을 크게 늘린 것은 주택비용과 관련됐다는 분석이 많다. 이사철 재계약 과정에서 전세금이 오르거나 월세로 전환되는 경우 이에 필요한 목돈을 마이너스 대출로 충당했다는 것이다. 부수적으로는 이사비와 계약금 등이 필요했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 서울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5월 1만건에서 6월 1만4000건, 7월 1만5000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택 거래를 하면 일단 마이너스통장에서 돈을 꺼내 계약금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며 "일종의 비상금처럼 사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명절이나 어린이날·어버이날 등 가계의 생활자금 수요가 커지는 시기에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반짝 늘어났지만 최근에는 장기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직장인의 경우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이 있기 때문에 필요할 때 쓰기편한 마이너스통장으로 생활자금을 쓰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용 편의성과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무기로 인터넷 전문은행이 고객 모집에 성공하자 시중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떨어뜨리며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지난 6월 취급액 기준 신한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는 3.52%로 대형은행 가운데 가장 낮았는데 두 달간 0.18%포인트 뚝 떨어졌다. 우리은행도 이 기간 0.08%포인트, 0.07%포인트 내렸다.

다만 기본 이자는 마이너스통장이 신용대출보다 약 0.5%포인트 높다. 일반 신용대출은 상대적으로 목돈인데다 고정적인 이자수익이 발생하지만 마이너스통장은 빌려 쓴 만큼만 이자를 물리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일종의 기회비용이 발생한다고 보고 금리를 더 높게 책정하고 있다.

그러나 특별한 사용처가 없어도 일단 만들고 보자는 고객이 많아 과잉대출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승인한 마이너스통장 한도 대비 실행 비율은 50∼60%로 절반 수준에 그친다. 대출 절차가 더 간단한 카카오뱅크는 승인한 전체 대출 가운데 실제로 실행된 금액 비율이 4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일단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어 두는 사람이 많은데 매달 원리금을 갚는 구조가 아닌 자유롭게 상환하는 구조여서 계획적으로 쓰지 않으면 돈을 다시 채워넣기 쉽지 않다"며 "빚에 의존하는 생활을 할 수 있어 일부 은행은 소정의 약정한도수수료를 물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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