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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北美 백채널 대화, ICBM 개발 중단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워"

등록 2017.08.20 11: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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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 워싱턴=AP/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상대국에 대해 위협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왼쪽은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4월 15일 평양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이고, 오른쪽은 트럼프 대통령의 4월 29일 모습. 2017.08.10

【평양 · 워싱턴=AP/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상대국에 대해 위협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왼쪽은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4월 15일 평양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이고, 오른쪽은 트럼프 대통령의 4월 29일 모습. 2017.08.10

  전문가들 "北은 보다 강력한 협상력 발휘하기 위해 ICBM 계속 개발"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북한과 미국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 등을 위해 외교적으로 비공개 대화를 계속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백채널(Back channels) 대화의 효율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미 CNBC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싱턴소재 랜드연구소 앤드루 스코벨 정치 분야 선임연구원은 "역사적으로 항상 북미간 대화채널은 있었고, 내 생각에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며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확실히 외교적 비공개 채널이 계속 가동되고 있다고 지적했고, 그것은 지금도 벌어지고 있으며 그 결과가 무엇인지를 우리는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AP통신이 이번주에 보도한 바에 따르면 북미간 비공개 채널은 지난 수개월간 가동됐다.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석방도 이를 통해서 이뤄졌다.

 그러나 보수 성향의 헤리티지재단 제임스 캐러파노(James Carafano) 외교국방 정책 부소장은 "백채널은 메시지를 주고 받기 위한 유용한 도구지만 협상을 위한 의제를 설정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북미간 비공개 대화는 유엔, 즉 이른바 '뉴욕 채널'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조지프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도맡고 있으며, 그의 협상 파트너는 북한 외무성의 최선희 미국 국장이다.

 전직 미 국무부 관리이자 현재 브루킹스연구소 소속인 로버트 아인혼 선임연구원은 "웜비어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북측이 알려온 후 뉴욕 채널이 부활했으며 정기적으로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아이혼 선임연구원은 뉴욕 채널은 1년 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의 인권침해에 대해 제재를 가한 시점부터 중단됐다고 말했다. 당시 제재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을 제재 목표로 삼았다.

 아이혼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뉴욕 채널을 차단함으로써 보복을 했고, 이는 뉴욕채널이 북미간 공식 접촉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했다"며 "그리고 그 같은 접촉이 올해 봄 오슬로에서 재개됐다"고 전했다.

 북미간 접촉이 재개된 시점이 한국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지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연기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는 북한의 또 다른 미사일 발사 등으로 무참하게 깨졌다.

 틸러슨 장관은 이번주를 포함해 여러 차례 적절한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관해 미국이 북한과 공식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은 틸러슨 장관의 제안이 있은지 며칠 만에 괌에 포위사격을 하겠다고 위협했다.

아이혼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인상은 북한이 그런 대화에 열광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이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몇가지 조치를 취해야만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도 지난 15일 미국은 북한과 "대화를 하기를 원한다"면서도 "그것은 당장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북한이 미국과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들을 계속 위협했기 때문에 협상에 조기에 착수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고 본질적으로는 그동안 보인 나쁜 행동에 대해 상을 주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이 ICBM 시험을 기꺼이 포기할 징후도 없는 데다, 6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는 곧바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아이혼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핵무기 및 미사일 프로그램 중단에 초점을 맞춘 협상을 공개적으로 반복해서 거부했다"며 "ICBM 프로그램이 새로운 이정표에 도달할 때까지는 회담을 연기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것은 궁극적으로 협상에서 강력한 협상력을 발휘하기 위한 노력이거나 그들의 전략적 프로그램에 그 어떤 제한도 두지 않으려는 것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캐러파노 부소장은 현 상황에서 비공개 채널은 "제한된 효용"을 가진다면서 아무것도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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