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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숙·하성광·김소희·손상규 "즉흥 1인극, 긴장 반 호기심 반"

등록 2017.08.22 19:04:22수정 2017.08.22 19: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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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017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간담회. 2017.08.22. (사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2017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간담회. 2017.08.22. (사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 '2017 서울국제공연예술제' 9월 15일 개막
연출없이 현장서 대본 받고 연기···국내 첫 시도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처음에 섭외를 받고는 흥미롭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한번 해보자, 부담 없이 이야기를 했는데 날짜가 다가오니까 걱정이 되네요. 아무것도 모르니 기대도 되기는 하지만요. 연출이 없어도 연극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관객이 도와줄 거라 믿고 있어요."(손숙)
 
국내 최대 규모와 역사를 자랑하는 '2017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스파프)가 내달 15일부터 10월15일까지 서울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펼쳐진다.  2001년 출발, 그동안 세계 6개 대륙 46개국에서 총 622개 단체의 677개 작품에서 아티스트 696명과 3188명의 스태프가 참여했다. 총 누적 관객수는 58만9589명을 기록 중이다.

 올해로 17회를 맞는 이번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국내 처음으로 시도되는 즉흥 1인극 '하얀 토끼 빨간 토끼'(9월 21~24일 대학로 소극장)다.

 대본을 보지 못한 채 무대에 오른 배우가 현장에서 받은 대본을 보며 즉흥 연기를 펼쳐야하는 형식 파괴극이다.

이란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가 2010년 집필한 작품으로 2011년 에딘버러 페스티벌과 토론토 서머워크 페스티벌에서 초연돼아치브릭상, 우수공연 텍스트상 등을 받았다.

사전 리허설이나 연출 없이 즉석 연기로 이뤄지는 독특한 실험극으로 국내 내로라하는 배우 6명이 참여한다. 손숙, 이호재, 예수정 같은 거장 배우부터 하성광, 김소희 등 허리인 중견 배우들 그리고 젊은 블루칩 배우 손상규다.

【서울=뉴시스】 '2017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간담회. 2017.08.22. (사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2017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간담회. 2017.08.22. (사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손숙, 하성광, 김소희, 손상규는 22일 오후 대학로 대학로예술극장 씨어터카페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연극 내용도 모르고, 연습도 없고, 정해진 의상이나 분장도 없이 무조건 공연 당일 무대에 오른다는 구성은 처음 접해보는 형식이기에 긴장감 반 호기심 반"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성광은 "궁금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고요. 일단 닥치는 대로 하겠다"고 웃었다.

공연 기간 하루에 두 탕을 뛰는 배우들도 있다. 손상규는 그가 속한 젊은 연극 창작집단 양손프로젝트의 '여직공'의 마지막 공연, 김소희는 그녀가 대표로 있는 극단 연희단거리패의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을 공연한 뒤 '하얀 토끼 빨간 토끼' 무대에 올라야 한다.
 
김소희는 "원칙적으로 다른 배우들의 공연은 볼 수 없지만 다른 선생님이랑 배우분들의 에너지랑 기를 구경하고 싶은데 그러지를 못해서 아쉽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SPAF-그리스디미트리스파파이오아누공동제작 '위대한조련사'. 2017.08.22. (사진 = JulianMommert_JCM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SPAF-그리스디미트리스파파이오아누공동제작 '위대한조련사'. 2017.08.22. (사진 = JulianMommert_JCM 제공) [email protected]

이와 함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예술경영지원센터가 공동주최하는 올해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는 화제작이 넘친다.

'과거에서 묻다'를 주제로 그리스,루마니아, 아일랜드, 캐나다, 프랑스, 영국등 6개국의 해외 초청작과 9편의 국내작을 비롯해 창작산실 인(in) 스파프, 한·영 공동 프로젝트 작품 등 총 7개국 17개 단체의 17개 작품이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스파프와 그리스 디미트리스파파이오아누가공동제작한 '위대한 조련사'가 눈길을 끈다. 그리스의 세계적인연출가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52)가 지난해 말이작품의 제작을 위해 스파프를 비롯 아비뇽 페스티벌,파리 테아트르 드 라 빌 등 7개의세계적인 페스티벌과극장에공동제작을 제안했다.

파파이오아누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으로 널리 알려졌다. 1000명 이상이 출연한 아테네 올림픽의 23개 작품은 그의 역량을 세계에 과시하는 계기가됐다. 아울러 2016 유러피안 게임즈 개막식 총감독도 맡아 명성을 재확인했다.

스파프는 공동제작을 통해 '위대한 조련사'의 오는 9월 27~29일 아시아 초연을 기록한다. 이 작품에 공동제작에 참여한단체들의 경우 세계에서 이 작품이 공연 될 때마다 관련 홍보물에 각 단체의 로고가새겨진다.

이병훈 연극 프로그램 디렉터는 "순수 미술에 기본을 둔 파파이오아누의 작품은 시각적인 효과가 매우강렬하다"면서 "역사적인 예술작품과 인간문화의 발상지를 무대 언어로 형상화해 호기심을 자아내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개막작인 '줄리어스시저'는 루마니아의 전설적인 거장 실비우 푸카레트(67)가 재해석한 셰익스피어 최고의 정치 심리극이다. 시저와 브루투스를 둘러싼 로마공화정의 암투극을 현대적인 언어로 재해석한다.

폐막작인 아크람 칸(43) 안무의 '언틸더라이언즈'는 정교하고 현란한 인도춤 '카탁'과 현대무용의 조화로 원형무대와 라이브 섹션을 통해 몰입감을 안긴다.

이와 함께 주목받는 신예 극단으로 프랑스 떼아트르 드 랑트루베르의 얼음 인형극 '애니웨어'와 아일랜드 데드 센터의 '수브니르' 역시 이번 스파프를 통해 아시아에서 처음 소개된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과 함께 하는 문화축제지원작 캐나다 카롤린 로랭 보카주 안무의 '추억에살다'는 아르코 예술극장 앞 마당 야외무대에서 무용수가 4시간의 끝없는 움직임을 선보이며 그속에서 보여지는 인간의 나약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서울=뉴시스】 '2017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간담회. 2017.08.22. (사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2017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간담회. 2017.08.22. (사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이번 페스티벌에는 또한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극단들인 하땅세와 연희단거리패 등이 합류해 눈길을 끈다.

고타크리스토프의 메타소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이 바탕인 하땅세의 연극 '위대한 놀이'를 선보이는 하땅세의 전쟁터 한가운데 결코 평범하지 않은 쌍둥이를 통해보게 되는 세상을 그리는데 국경, 분리, 민족의 구별 지음 등 경계선이 주요 모티브로 등장한다.

하땅세의 윤시중 연출은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2년 간 여러가지 생각을 했는데 이 작품을 하게 된 계기도 연결이 된다"면서 "어느 관점에서 보냐에 따라 이상한 사람일 수 있고 아닐 수 있다. 블랙리스트는 여전히 유효할 수 있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긴장하고 눈을 크게 떠서 봐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연극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을 연출하는 연희단거리패의 이윤택 예술감독은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 대해 약간의 쓴 소리를 했다. 이 예술제가 그간 한국 연극에 대해 홀대했다는 지적이다.

이 감독은 "예술제에서 '어쩔 수 없는 한국 연극'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한국적인 것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세계인이 공유할 수 있는 작품을 어떻게 한국 연극 문법으로 수용하는지가 중요하다. 전통 레퍼토리에 대해 더 고민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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