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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현대차 노조 '둥지가 부서지면 알도 깨진다' 인식해야

등록 2017.08.23 11: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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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승모 기자

【서울=뉴시스】김승모 기자

【서울=뉴시스】김승모 기자 = 현대기아차 노조는 지난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앞에서 '그룹사 노동자 총집결 투쟁대회'를 열고 기본급 7% 인상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미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이들 노조는 경영진을 더욱 압박하기 위해 이같은 행동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에게 쏟아지고 있는 업계 안팎의 따가운 시선은 아랑곳 하지않는 모습이다.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과 글로벌 판매 감소, 내수 부진 등으로 자동차 산업이 위기에 직면했지만, 노조는 '제 몫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15만4883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올린 5조1935억원의 영업이익 규모로 볼 때 무리한 요구가 아니고 막대한 주식 배당금 등을 받는 총수 일가와 비교하면 근로자에게만 희생을 강요한다고도 주장한다.

 회사는 이에대해 기본급 동결, 3호봉 승급(평균 4만2879원 인상), 성과급 200%+100만원 지급을 주요 골자로 제시했지만, 노조와 접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가 근로자들의 권익을 대변해 사측과 임단협을 통해 수익배분 등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다.

 문제는 현대차 노조가 다른 기업 근로자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임금을 받으며 '귀족 노조'라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의 위기국면은 나몰라라 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사드 직격탄을 맞으면서 전년동기대비 판매량이 8.2%나 떨어지면서 영업이익은 16%, 순이익은 34%나 각각 줄었다. 더군다나 중국측의 압박이 계속되면서 상황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어느때보다 극도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위기에 동참하려는 노력은커녕 자신들 밥그릇 챙기기에만 전념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조가 지난 10일부터 벌이고 있는 부분파업으로 인해 사측은 벌써 5000억원 상당의 생산차질이 발생한 상태다. 

 게다가 계열사와 협력업체, 부품업체로 불똥이 이어져 영세 업체는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통상임금 이슈까지 겹쳐 만약 패소하면 그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경우 생산 거점을 해외로 옮길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내외 경영환경은 차업계를 강하게 압박,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데도 노조는 언제까지 이를 외면할 것인가.

 '둥지가 부서지면 알도 깨진다(소훼난파·巢毁卵破)'는 말이 있다. 국가나 사회, 조직이 무너지면 구성원 또한 해를 입을 수밖에 없음을 빗댄 말이다. 현대차 노조는 현실을 직시하고 대승적 결단을 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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