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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석유담았던 기름탱크가 문화공간으로···내달 개장 '문화비축기지' 가보니

등록 2017.08.24 16: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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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지은 기자 =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 근처에 다다르자 맞은편 너머로 거대한 원형 탱크가 두 눈에 들어왔다.

 탱크가 자리한 이곳은 산업화시대의 산물 '석유비축기지'가 있던 장소다.

 석유비축기지는 1973년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오일쇼크로 국내 경기가 위기를 맞자 유사시 안정적인 석유공급을 위해 시가 1976년 국고보조금으로 건설한 시설이다.

 건설 당시부터 1급 보안시설로 지정돼 일반인의 접근이 철저히 통제된 이곳은 상암월드컵경기장을 건설하면서 위험시설로 분류돼 2000년 11월 폐쇄됐다. 이후 일부 부지만이 임시주차장으로 사용됐다.

 사실상 10년 넘게 방치되어 온 석유비축기지가 '문화비축기지'라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해 다음달 1일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개장을 앞두고 미리 찾은 문화비축기지는 임시주차장을 공원으로 조성한 문화마당과 주변을 둘러싼 6개의 원형 탱크로 구성돼 있었다.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단연 '탱크'였다. 가솔린과 디젤, 벙커씨유 등 총 6908만ℓ의 유류를 보존하던 기존 탱크들의 외부 원형을 최대한 살려 복합문화시설로 만들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복합문화공간 '문화비축기지'로 재탄생한 서울 마포구 석유비축기지가 24일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1급 보안시설로 41년간 일반인의 접근과 이용이 철저히 통제됐던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9월1일 개장, 공연과 축제, 전시 등이 열리는 복합문화공간 '문화비축기지'로 문을 연다. 2017.08.24.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복합문화공간 '문화비축기지'로 재탄생한 서울 마포구 석유비축기지가 24일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1급 보안시설로 41년간 일반인의 접근과 이용이 철저히 통제됐던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9월1일 개장, 공연과 축제, 전시 등이 열리는 복합문화공간 '문화비축기지'로 문을 연다. 2017.08.24. [email protected]


 가솔린 301만ℓ를 저장하던 탱크 1번에 들어서자 삭막한 외관과 달리 밖이 훤히 보이는 원형공간이 나타났다.

 최현실 공원조성과장은 "탱크를 해체한 뒤 사방을 유리로 복원했다"며 "이곳은 공연과 강의 등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규모가 2579㎡로 가장 큰 탱크 2번의 외관은 고대 로마 콜로세움을 연상케 했다.

 석유비축기지는 산을 깎아 방호용 옹벽 구조물을 설치한 후 그 안에 탱크를 묻어 외부에서 식별하기 어려운 구조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최 과장은 "41년간 탱크가 토양에 묻혀있던 탓에 옹벽도 황토색으로 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탱크가 해체된 자리의 상부는 야외무대로 꾸며졌다. 사방이 오래된 옹벽으로 둘러싸인 가운데 무대는 현대식으로 조성돼 마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느낌이 들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복합문화공간 '문화비축기지'로 재탄생한 서울 마포구 석유비축기지가 24일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1급 보안시설로 41년간 일반인의 접근과 이용이 철저히 통제됐던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9월1일 개장, 공연과 축제, 전시 등이 열리는 복합문화공간 '문화비축기지'로 문을 연다. 2017.08.24.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복합문화공간 '문화비축기지'로 재탄생한 서울 마포구 석유비축기지가 24일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1급 보안시설로 41년간 일반인의 접근과 이용이 철저히 통제됐던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9월1일 개장, 공연과 축제, 전시 등이 열리는 복합문화공간 '문화비축기지'로 문을 연다. 2017.08.24. [email protected]


 문화비축기지는 탱크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기도 했다.

 직경 30.98m, 높이 15m의 탱크가 땅속 깊이 묻혀 있어 조성 당시의 모습을 가늠할 수 있었다. 옹벽 곳곳에는 이끼가 끼고 탱크 외관을 구성하는 철재는 녹이 슬어 세월의 흔적도 읽혀졌다.

 탱크 3번이 외관만 볼 수 있도록 조성됐다면 4번과 5번은 탱크 내부까지 살필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졌다. 특히 5번은 탱크 내부를 360도 영상 상영 공간으로 꾸며 석유비축기지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최종윤 푸른도시국장은 "문화비축기지는 산업화시대 유산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쓰임으로 전환시킨 도시재생의 대표 모델"이라며 "41년간 시민과 단절됐던 공간이 문화공원으로 재탄생함으로써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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