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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 핵실험에도 한미 FTA 폐기 추진?···지정학적 위기 키워

등록 2017.09.03 17: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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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30일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기자들을 향해 이야기하고 있다. 2017.8.31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30일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기자들을 향해 이야기하고 있다. 2017.8.31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논의를 본격화한 가운데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히면서 한반도 정세가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기 위해 부심하고 있던 중 트럼프가 한미 FTA 폐기 논의를 들고 나왔다며, 때마침 북한은 수소탄 핵실험 성공을 주장하고 나섰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음 주부터 한미 FTA 폐기를 위한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확인했다. 일각에선 이르면 내주 바로 정식 폐기 절차가 시작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의 한미 FTA 폐기 추진에 대해 양국 경제계 모두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해당 논의가 가시화되자마자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하면서 한미 관계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마이클 그린 연구원은 한미 FTA 폐기 시 동아시아 역내에 엄청난 지정학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린 연구원은 "이 협정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핵심 이유 중 하나는 한국과 북한, 중국에 미국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관계(한미 동맹)에 헌신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가 북한 핵미사일 위기 한복판에서 한미 FTA 폐기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며 "아마도 극적 효과를 노리는 것이겠지만 북한 위협을 다루는데 전략적으로 부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한미 FTA 폐기는 역내 국가들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저지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교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반도미래포럼의 김두연 수석 방문연구원은 이 매체에 "지금은 미국 정부가 한미 FTA를 철회하기에 적합한 때가 아니다"라며 "북한이 원하는 동맹 간 균열을 그들에게 가져다 바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게리 콘 수석 경제보좌관 등 다수의 백악관 관료들이 한미 FTA 폐기를 반대하고 있다며 같은 지적을 제기했다.

 이들 백악관 고위 관료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한국 정부를 고립시켜선 안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폐기 시도를 저지하려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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