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식품업계, 트럼프 한미FTA 폐기발언에 '촉각'···밥상 지형도 바뀌나

등록 2017.09.05 05: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식품업계, 트럼프 한미FTA 폐기발언에 '촉각'···밥상 지형도 바뀌나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논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식품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농식품 분야는 대표적인 한미 FTA 피해산업이지만 한미FTA 폐기로 미국산 농축산물 등의 관세가 높아질 경우 수입식품 물가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재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협상용이든 아니든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농림축산물 분야 대미(對美) 수출 규모는 7억1600만 달러에 불과한 반면 수입은 68억5200만 달러로, 무역적자규모가 61억3600만 달러(약 7조원)에 이른다.

반면 대미 농산물 수출액은 6억3300만 달러, 축산물 수출액은 3500만 달러에 그쳤다.

옥수수와 밀 등 농산물이 43억4900만 달러,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축산물이 18억2400만 달러 각각 수입됐다.

미국산 소고기의 경우 지난해 10억3500만 달러(1조2000억원) 수입됐고, 올 1~5월 수입시장의 48.4%를 점유, 호주(42.8%)를 앞지르고 1위를 기록했다.

미국산 소고기의 경우 안전성 논란을 일으켰지만 국내 소고기 가격을 낮추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중국 내 소고기 수요 증가로 호주산의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미국산의 관세가 오를 경우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오렌지, 체리, 자몽, 레몬, 랍스터 등도 대부분 미국산이 국내 소비자들의 밥상을 점유하고 있다.

마트 업계 1위 이마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수입 오렌지 판매 중 미국산 비중은 95.9%에 달했다. 또 체리는 70.6%, 자몽은 98.0%, 레몬은 99.6%의 매출 비중을 나타냈다.

랍스터 역시 미국산 매출 비중이 98.0%에 이르렀고, 소고기는 40.3%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 FTA가 폐기될 경우 소고기, 와인, 오렌지 및 가공식품 등 미국산 제품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며 "한미 FTA가 폐기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지만 폐기될 경우 유럽, 칠레 등 다른 수입선을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품업계의 원재료 수급과 미국시장 진출 등에도 한미FTA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결정된 것이 아직 아무 것도 없어 섣부른 판단을 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한미FTA가 폐지될 경우 소고기는 호주, 캐나다, 과일은 칠레 등으로 수입선이 변동되는 등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농식품 분야의 경우 미국이 큰 흑자를 보고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쌀 시장 개방 등 변수가 많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