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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 쿠르드족에 등돌리는 국제사회…UN 사무총장 "주민투표 중단해야"

등록 2017.09.18 1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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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본부 = AP/뉴시스】 = 연설하고 있는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

【유엔본부 = AP/뉴시스】 =  연설하고 있는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이라크의 쿠르드족이 민족의 명운을 가를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일주일 앞둔 가운데 국제사회가 쿠르드족에 등을 돌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알자지라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라크 정부와 쿠르드족자치정부(KRG) 간의 분쟁은 대화와 건설적인 타협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며 쿠르드족에 "주민투표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쿠르드족 분리독립 운동을 추진하는 쿠르드족자치정부(KRG)는 오는 25일 KRG가 자치권을 행사하는 도후크와 아르빌, 술라이마니야 등 3개주와 쿠르드계 주민이 많이 살고 있는 키르쿠크주와 막무르, 신자르, 카나킨시 등에서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어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쿠르드족의 일방적인 결정은 이라크 내 IS를 격퇴하기 위한 노력을 방해할 것"이라며 "이라크 재건 노력과 피난민 귀환에도 손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라크군은 지난 7월 이라크 내 IS의 최대 거점으로 꼽히던 모술에서 IS를 축출했지만 여전히 잔당의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4일에도 IS 세력으로 알려진 무장대원들이 이라크 남부의 한 검문소를 테러해 80명의 사망자와 93명의 부상자가 나오기도 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라크 지도부를 향해 "인내심과 자제력을 갖고 이 문제에 접근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문제해결을 위한 유엔의 도움을 제안했다.

 지난 15일 미국도 쿠르드족 주민투표에 반대표를 던졌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은 KRG가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KRG 지도자들에게 주민투표가 IS를 물리치고, (IS 영향력에서)해방된 지역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노력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고 밝혔다.

 탄도미사일 실험을 둘러싸고 미국과 갈등하고 있는 이란도 이 문제에서만큼은 미국과 한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이란은 17일 "쿠르드족의 독립은 (이라크 북부)지역 정부와의 모든 국경 및 안보협정의 종결을 의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국영통신 ISNA에 따르면 이란 국가안보비서관은 "이란은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을 형제이자 동맹국으로 간주하고 어려운시기에 그들을 지원했으나 주민투표는 합법도 아니며 이라크나 그 지역의 안보에 도움이 되지도 않다"며 "(주민투표를 실시한다면)엄격한 국경통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터키 역시 쿠르드족을 향해 "우리가 한 모든 우호적인 권고에도 주민투표를 주장하고 있다"며 "그것에는 지불해야 할 대가가 따를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란과 터키의 입장 표명은 자국에 분포한 쿠르드족의 분리독립 운동을 우려하는 입장 표명으로 해석된다. 이라크 인구의 약 15~20%를 구성하는 쿠르드족은 민족국가를 형성하지 못하고 이라크와 터키, 시리아, 이란 등에 흩어져 살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주민투표는 위헌’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주민투표에 반대하고 있다. 지난 12일 의회는 쿠르드족 분리독립 찬반 주민투표 반대안을 가결했고,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이라크의 분열을 허용하지 않는다. 쿠르드족 지도자들이 바그다드에서 대화로 결론을 내야한다"고 촉구했다.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지난 16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는 쿠르드족이 계획하고 있는 주민투표가 폭력 사태를 낳을 경우 군사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라크 국민들이 법 외에서 무력으로 위협을 받는다면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AFP통신이 입수해 보도한 문서에 따르면 얀 쿠비시 유엔주재 이라크 특사는 지난주 마수드 바르자니 KRG 수반에게 유엔이 모든 문제와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협상을 중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문서에 따르면 이 협상은 주민투표 유예를 조건으로 2~3년 안에 이라크와 쿠르드족 간 향후 관계를 위한 원칙과 협약을 꾸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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