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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조시 버락 CEO "아시안 투어는 스타 배출 등용문…한국인 멤버 늘어나길"

등록 2017.09.19 10:40:00수정 2017.09.19 10: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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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아시안 투어 조시 버락 CEO가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9.19.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아시안 투어 조시 버락 CEO가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9.19. [email protected]


"내년 아시안투어와 KPGA 공동개최 대회 3개로 확대"
신한동해오픈 이어 한국오픈·매경오픈도 공동 개최 합의
"동남아 대회 스폰서 참여할 한국 기업과 파트너십 형성 노력"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한 동안 국내 남자골프 시장은 세계무대를 정복한 여자골프에 밀려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최근 몇 년 간은 대회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고, 전통 있는 일부 대회를 제외하고 신설됐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침체기를 겪었던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가 올 시즌 제2의 부흥기를 맞았다. 대회 수(19개)와 상금규모(144억5000만원)를 크게 늘리면서 연중 꾸준하게 대회가 열리고 있다. 해외 투어로 눈을 돌리던 정상급 선수들의 국내 대회 참여가 늘었다.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판로를 모색하고, 해외 투어와 협력도 꾀하고 있다.

그 중 세계 남자프로골프 투어 가운데 새롭게 부상 중인 아시안 투어와의 협업은 국내 남자골프 시장의 확대는 물론 한국 선수들이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와 아시안 투어가 공동 주관한 '신한동해오픈'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대회를 참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아시안 투어의 수장 조시 버락(Josh Burack·47·미국) CEO와 인터뷰를 통해 아시안 투어와 한국 남자골프의 상생과 미래 구상에 대해 들어봤다.

-아시안 투어 CEO로서 한국 방문은 몇 번째이며 한국에 대한 인상은 어떠한가.

"지난 20년 동안 비즈니스를 위해 40회 이상 한국에 방문했다. 아시안 투어 CEO로서는 세 번 째 방문이다. 한국은 내가 아시아에서 가장 좋아하는 국가 중 하나이다. 한국에서 골프는 대중에게 무척 인기가 많기 때문에 아시안 투어는 한국을 매우 중요한 마켓으로 인식하고 있다. 아시안 투어의 인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한국 출신 아시안 투어 회원 수를 늘리고, 동시에 한국에서 더 많은 대회와 파트너들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아시안 투어 CEO 직을 수락하게 된 배경과 아시안 투어 만이 가진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스포츠에 열정적이다. 특히 골프에 강한 애정을 갖고 있어 CEO가 된 것을 무척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아시안 투어의 가장 큰 매력은 이 투어가 가진 잠재력이다.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국제 투어로 38개국에서 온 다양하고 특색 있는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아시안 투어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유러피언투어 등 국제투어연맹(IFPT)을 구성하는 6개 투어 중 유일하게 다른 5개 투어와 대회를 공동 주관한다. 이는 아시안 투어 멤버들이 세계 여러 다른 투어 대회에 참가해 다양한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KPGA 선수가 아시안 투어와 공동 주관한 대회에서 우승하면 일본 투어(4개 대회), 유러피언 투어(7개), 호주 투어(3개), 선샤인 투어(2개) 등 공동 주관 대회에 참가할 기회를 얻게 된다."

-아시안 투어는 PGA 투어나 유러피언투어와 공동 개최하는 대회를 제외하고 상금 규모가 크지 않다. 이동 거리 또한 제약이 따른다. 이런 이유로 정상급 선수들의 꾸준한 대회 참가가 어렵지 않나.
 
"현재 아시안 투어의 작은 대회 상금은 30만 달러(약 3억4000만원)부터 '미쯔비시 다이아몬드컵', '월드 수퍼 식스', '피지 인터내셔널', '리조트 월드 마닐라 마스터스' 같은 경우 100만 달러(약 11억원)가 넘는다. 올 시즌 아시안 투어 멤버들은 총 3500만 달러(약 395억원)가 걸린 29개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아시안 투어는 통차이 자이디(태국·유럽투어 8승), 스콧 헨드(호주·2016년 상금왕), 왕정훈(22·유럽투어 3승), 아니르반 라히리(인도·유럽투어 2승) 등 많은 스타들을 배출한 등용문이다. 이들은 유러피언투어와 PGA 투어로 향하기 전 아시안 투어에서 가치 있는 경험을 쌓으며 경쟁했다. 많은 아시안 투어 출신 스타들은 여전히 매년 '홈 투어'로 돌아와 10개 안팎의 대회에 참가한다. 골퍼들에게 대회 참가를 위한 잦은 이동 역시 탑 클래스 선수가 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다양한 문화와 경기 조건을 경험하고, 이 경험을 토대로 프로 골퍼로서 한층 더 발전할 것이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아시안 투어 조시 버락 CEO가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9.19.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아시안 투어 조시 버락 CEO가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9.19. [email protected]


-아시안 투어는 중국과 일본에서 각각 4개 대회(중국은 2018년부터)씩을 공동 개최하는데 반해 한국과는 '신한동해오픈' 1개 대회만을 열고 있는데.

"아시안 투어는 2018 시즌부터 대한골프협회와 함께 '코오롱 한국오픈'과 'GS칼텍스 매경 오픈'을 주관하기로 협의했다. 상금 규모도 각각 12억원과 10억원으로 아시안 투어에서도 규모 있는 대회다. 지난 주말 끝난 '신한동해오픈'을 비롯해 최소 3개의 아시안 투어 대회가 2018년부터 한국에서 열리는 것이다. 명망 있는 대회에 공동 주관 단체가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아시안 투어는 두 대회 모두 50명의 멤버들을 출전시킬 예정이다. 세계 골프랭킹에 따라 그 숫자는 조금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 아시안 투어는 물론이고, 한국과 아시아의 골프 팬들을 굉장히 흥분시키는 뉴스라고 확신한다."

-동남아 지역에서 열리는 아시안 투어 대회에 스폰서로 참여할 의사를 나타내거나 직접적인 관심을 표명한 한국 기업은 없는지 궁금하다.
 
"아시안 투어는 더 많은 한국 기업들과 일하고 싶다. 한국 또는 동남아 시장에서 새로운 대회를 개최하고 투어 파트너를 찾고자 한다. 일본은 현재 아시안 투어 동남아 대회에서 'SMBC(일본은행)'와 '레오팔레스21(민간임대기업)'이 스폰서로 참여해 대회를 열고 있다. 아시안 투어는 골프라는 마케팅 플랫폼을 통해 국제시장으로 진출하는 한국 기업을 찾고 있다. 베트남에 위치한 한국 기업 소유의 골프장이나 한국 기업과 대회 개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남아 지역은 물론 동북아시아 지역 국가들은 국제 정세의 영향으로 꾸준한 대회 개최가 힘들 수도 있다.
 
"국제 정세는 모든 기업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것은 스포츠 또한 마찬가지다. 이러한 일들은 우리가 직접 제어할 수 없지만, 아시아의 많은 기업들이 긍정적인 트렌드를 보여주며 성장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는 세계 경제 시장의 중심부이며 파나소닉, HSBC, 메이뱅크, CIMB 같은 대형 브랜드들이 골프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아시안 골프 성장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시안 투어 역시 이러한 스폰서들 덕분에 이번 시즌 큰 성장을 이뤄냈다. 2018 시즌의 대회수와 상금은 이번 시즌보다 더 많을 것이다."

-KPGA 코리안투어는 올 시즌 대회 수와 상금 규모에 있어 큰 성장을 이뤘다. 코리안투어와 한국 선수들의 수준은 어떻게 평가하나.

"코리안투어는 뛰어난 골퍼들이 즐비하다. 그 중에 몇몇은 이미 아시안 투어에서 성공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양휘부 KPGA 회장 역시 대회 수를 늘리는데 집중하고 있고, 이것은 아시안 투어의 방향과 일치한다. 그렇기에 아시안 투어는 한국프로골프협회와 더 돈독한 파트너십을 굳게 약속하는 바이다. 코리안투어 선수들도 아시안 투어를 통해 국제 경험을 쌓을 수 있고, 일본 투어나 유럽 투어에도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번에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하며 코리안투어 멤버가 된 리차드 리(캐나다)의 예에서 볼 수 있듯, 두 단체 모두 윈-윈(win-win)하는 상황이 많아지리라 믿는다."

-오는 10월 중순 PGA 투어 '더 CJ컵@나인브릿지'가 한국 제주에서 열린다. 아시안 투어 상금랭킹 상위 선수 일부에게만 출전 기회가 주어지는데 향후 공동 개최 등을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는가.
 
"올해는 아시안 투어의 한국인 톱랭커와 상금 리더가 CJ컵에 출전한다. 한국프로골프협회는 총 5명을 출전시키게 되니, 총 7명의 한국 선수(PGA 회원 및 초청 선수 제외)가 이번 대회에 참가한다. 우리는 PGA 투어, 한국프로골프협회와 좋은 관계를 지속 중이고,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협업에 대해서는 언제나 환영한다."

-마지막으로 아시안 투어는 올해로 창설 24년을 맞았지만 아직까지 한국 골프팬들에게는 낯설다. 한국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미래 구상을 이야기해달라.

"한국 골프팬들의 골프 사랑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이제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안 투어의 경기 수가 3배(2017년 1개 대회→2018년 3개 대회)가 되었기 때문에, 좀 더 많은 팬들이 우리 투어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좀 더 많은 한국 선수들이 아시안 투어 멤버가 된다면, 이런 일은 자연스럽게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안 투어는 싱가포르 본사에서 한국인 매니저를 통해 많은 한국 기업들과 에이전시들을 만나고 있다. 또 대한골프협회 및 한국프로골프협회와 더 적극적으로 함께 하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는 더 많은 아시안 투어와 한국 선수들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골프 팬들과 물론 아시안 투어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린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아시안 투어 조시 버락 CEO가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9.19.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아시안 투어 조시 버락 CEO가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9.19. [email protected]

▲조시 버락 아시안 투어 CEO는 1970년 생으로 미국 출신이다. 지난해 10월 아시안 투어 신임 CEO로 선임됐다. 아시안 투어에 오기 전까지 일본 광고 회사인 덴수(Dentsu Sports Asia) 및 월드 스포츠 그룹(WSG) 등 아시아에서 15년 넘게 TV프로듀서, 미디어 중계권 세일즈, 스폰서십 에이전트를 거치며 스포츠 마케팅 산업에 종사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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