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호주, 로힝야 난민에 "돈줄게 미얀마로 돌아가"

등록 2017.09.19 11:18:4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호주, 로힝야 난민에 "돈줄게 미얀마로 돌아가"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호주 정부가 파푸아뉴기니 역외난민시설에 수용 중인 미얀마 이슬람 소수민족 로힝야들에 수 천 달러를 약속하며 자국으로 돌아갈 것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8일(현지시간) 가디언은 파푸아뉴기니 마누스 섬 내 역외난민시설에 머물고 있는 망명신청자들이 폭력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고국으로 되돌아가도록 정부 관계자의 압력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얀마 라카인주에서는 지난달 25일 이후 로힝야에 대한 미얀마군의 군사작전이 계속되고 있다. 미얀마군은 집에 불을 지르거나 지뢰를 매설하는 등의 방법으로 로힝야를 내몰고 있다. 유엔은 이를 두고 '인종청소'라고 비난했고, 지금까지 40만명 이상의 로힝야가 방글라데시로 국경을 넘었다. 이때문에 가디언은 로힝야가 미얀마로 돌아갈 경우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최대 7명의 로힝야가 마누스 섬에서 떠날 것을 종용받았고, 그 중 2명은 귀국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호주에 도착해 마누스 섬으로 보내진 로힝야 야히야 타바니(32)는 돌아가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권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파푸아뉴기니에 머물고 싶지 않다"며 "파푸아뉴기니에서 죽는 것보다 미얀마에서 죽고 싶다. 아마도 불교도들은 내가 미얀마에 도착하자마자 나를 죽일 것이다. 호주는 우리가 죽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타바니는 호주국경부대로부터 2만5000호주달러(약 2250만원)를 약속 받고, 미얀마로 돌아가겠다고 했지만 아직 1달러도 받지 못했다. 그는 현재 파푸아뉴기니 수도 포트모르즈비에서 귀국에 필요한 서류가 발급되길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호주, 로힝야 난민에 "돈줄게 미얀마로 돌아가"


포트모르즈비에서 미얀마로 돌아갈 준비 중인 또 다른 로힝야도 "나의 가족이 미얀마 정부에 의해 박해를 받고 있기 때문에 돌아간다"며 "우리 가족은 폭력에 노출돼 있다. 나는 그들을 구하고 그들을 돌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파푸아뉴기니를 떠나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고문이 많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죄수 취급을 받으며 정신적으로 살해됐다"며 "나는 그것이 더 무서웠다. 호주정부와 파푸아뉴기니 당국이 나를 정신적으로 바보로 만들거나 육제적으로 살해하기 전에 나의 부모님을 보는 게 낫다. 그래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호주와 파푸아뉴기니는 마누스 섬의 역외난민수용소가 오는 10월 31일까지 완전히 폐쇄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용소 관계자들은 기본적인 서비스를 철회했다. 앞서 지난해 파푸아뉴기니 대법원은 마누스 섬 수용시설은 불법이라며 폐쇄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호주정부는 귀국을 결심한 난민에게 최대 2만5000호주달러를 제안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