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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티스 美 국방, 불평불만 많은 트럼프로부터 존중받는 이유는?

등록 2017.09.21 16: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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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달 15일 워싱턴 미 국방부에 서 있다. 매티스 장관은 18일 지난번 일본 상공을 통과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누구에게도 직접적 위협이 되지 않아 미국은 요격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지만 앞으로의 추가 발사는 전혀 다른 반응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매티스는 또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않은 채 서울을 위험에 빠트리지 않을 대북 군사적 옵션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7.9.19

【워싱턴=AP/뉴시스】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달 15일 워싱턴 미 국방부에 서 있다. 매티스 장관은 18일 지난번 일본 상공을 통과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누구에게도 직접적 위협이 되지 않아 미국은 요격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지만 앞으로의 추가 발사는 전혀 다른 반응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매티스는 또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않은 채 서울을 위험에 빠트리지 않을 대북 군사적 옵션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7.9.19

  매티스, 정치적 노회함으로 문제 야기시키지 않으면서 트럼프 존중 이끌어내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8개월 동안 국가안보를 담당하고 있는 핵심 참모들이나 내각 인사 대부분에게 분노를 표출했다.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을 공개적으로 질책했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는 의견을 달리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아프가니스탄 사령관으로 보내는 것을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에 대해선 단 한번도 내부적으로나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적이 없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티스 장관은 취임 8개월만에 트럼프 행정부 초기 내각 인사들이 잇따라 중도하차 하는 상황에서도 정치적 노회함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자극하거나 분열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현실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고 했지만, 매티스 장관은 다음 날 "외교적인 방법들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주권"을 강조한 반면, 매티스 장관은 미국이 파트너들과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동맹국이 있는 국가는 번영하고 동맹국이 없는 국가는 쇠퇴한다. 그것은 아주 간단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동맹국의 말을 듣는 것 이상을 기꺼이 해야 한다. 우리는 기꺼이 그들에 의해 설득당해야 한다"면서 "가장 많은 항공모함을 가진 국가로부터 모든 좋은 생각들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랜스젠더(성정체성 불일치자) 군입대 금지 조치 명령에 대해서도 매티스 장관은 공개적으로 거의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 국방부 재평가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성명을 두 차례 냈다.

 데이너 화이트 미 국방부 대변인은 대통령과 국방장관은 "세계에서 강력한 동맹국의 중요성을 바라보는 관점이 완벽하게 일치한다"면서 이번 주 두 사람이 공개적으로 한 발언을 놓고 불화하고 있다는 일부의 지적을 부인했다.

 전·현직 미 국방부 관리들은 매티스 장관이 '미친 개(Mad Dog)'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양보하지 않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북한이나 이슬람 극단주의단체 이슬람국가(IS), 예산 증가 등에 한해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강하게 밀어부칠 것이라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의 친구들과 동료들은 그가 장관으로서의 능력 때문에 혼란스러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침착하고 상냥하게 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모든 협박을 막아주고 있다고 측근들도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정책이나 인력 문제와 관련해선 대통령, 고위 관리들과 의견을 달리하더라도 공개적으로 비판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인지 트럼프 대통령도 은퇴한 4성 장군 출신인 매티스 장관이 많은 문제들에 있어서 자신보다 더 진보적이라면서, 주변사람들에게 매티스는 "민주당원"이라고 말하면서도 불만을 얘기한 적이 없다고 한다.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자신의 권위를 확립하는데 일찌감치 승리했다.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전 지난해 미 대통령 선거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이 국방장관 후보로 염두에 뒀던 매파 민주당원 미셸 풀라우노이를 부장관으로 앉히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그러나 그의 선택은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겸 선임고문을 거의 기절시키는 지경에 이르게 했다. 배넌 전 선임고문은 풀러노이를 부장관으로 선택할 경우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과 같은 영향력 있는 이들이나, 오랫동안 대통령에게 충성해온 이들을 분노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시 풀러노이는 매티스 장관에게 배넌 전 선임고문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지만, 매티스 장관은 이길 수 있으니 안심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결국 매티스 장관은 배넌 전 선임고문의 예상 밖 축복까지 받아냈다. 

【뉴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유엔 총회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2017.9.19.

【뉴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유엔 총회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2017.9.19.

  하지만 풀러노이는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차관을 지냈다는게 문제가 되면서 끝내 부장관이 되지 못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매티스 장관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잃거나 경쟁자들의 분노를 야기하지 않으면서 트럼프 행정부 이너서클 내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 장관에 대한 만족감을 주변 인사들에게 반복적으로 표현했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취임한 날 트럼프 대통령은 내각 회의에서 켈리 실장이 트럼프 행정부에 합류할 것을 권고한 매티스 장관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한다.

 억만장자와 백만장자를 구분하듯이,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자신이 3성 장군인 맥매스터 보좌관이나 군에서 복무한 경험이 없는 참모들보다는 4성 장군을 존경한다고 자주 언급한다. 매티스 장관과 켈리 실장이 4성 장군이다.

 매티스 장관이 4성 장군 출신이라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부터 그를 돕는 요소였다. 그는 정권인수팀 당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고문 지지 노선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의론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나토 사령관은 "현재까지 짐 매티스가 대통령과 협력하면서 성공한 것은 세 부분"이라며 "첫번째는 4성 장군에 대한 대통령의 내재된 존경을 이끌어낸 것이고, 두번째는 국방부에서 자신의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대통령과)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고 말했다.

 스타브리디스 전 사령관은 이런 이유들로 인해 세번째로 부드럽게 운영되는 국방부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백악관이 알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켈리 실장이나 맥매스터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근거리에 있으면서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은 위험을 떠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매티스 장관은 백악관보다는 미 국방부 3층에 있는 E링(E-ring) 사무실에 있는 것을 선호한다고 NYT는 전했다. 

 크리스틴 워머스 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매티스는 항상 정치적 태풍의 눈 속에 있지 않는다"며 "그는 대통령과 함께 정치적 이익을 얻고 싶어하지 그것을 탕진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 국방부의 한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매티스 장관을 언제까지 붙잡아 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미 국방부 관리들은 매티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군을 보호하는 것을 자신이 해야할 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매티스 장관이 백악관과의 원격 회의에 더이상 정례적으로 참석하지 않을 정도로 백악관과 거리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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