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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이 김명수 대법원장 '찬성'으로 돌아선 까닭은

등록 2017.09.21 17: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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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4회 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 참석한 정세균 국회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가결처리하고 있다. 2017.09.2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4회 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 참석한 정세균 국회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가결처리하고 있다. 2017.09.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인준)이 2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찬반을 당론으로 채택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을 제외하면 이번 인준에서도 국민의당이 결정적인 캐스팅보터가 됐다.

 국민의당은 앞서 진행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에서도 캐스팅보트 역할을 맡은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인준이 부결되면서 책임론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당이 이번 김명수 후보자 인준에서 찬성 입장으로 선회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진다.

 우선 국회 본회의는 선진화법에 근거해 과반 출석에 과반 동의를 얻어야 상정건을 통과시킬 수 있다. 현 국회의원 수는 299명이다. 더불어민주당 121석, 자유한국당 107석, 국민의당 40석, 바른정당 20석, 정의당 6석, 새민중정당 2석, 무소속 2석, 대한애국당 1석 등이다. 이중 한국당 배덕광 의원을 뺀 298명의 의원들이 이날 본회의 표결에 참석했다.

 당초 찬성을 당론으로 정한 민주당을 비롯해 정의당, 새민중정당, 무소속인 정세균 국회의장이 모두 찬성하면 130표는 확보되는 것이고 가결을 위해서는 20표가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앞서 찬성입장을 밝힌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와 천정배 전 대표, 정동영 의원, 김성식 의원, 채이배 의원 등 6명을 빼면 14명의 표가 더 필요했다. 최소 국민의당 의원 절반 이상은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에 김명수 후보자 인준안이 가결될 수 있었던 셈이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해 가결됐다. 김 후보자가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마련된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2017.09.21.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해 가결됐다. 김 후보자가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마련된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2017.09.21. [email protected]


 우선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지난달 김이수 후보자 인준 당시 맞닥뜨렸던 책임론 공방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최근 당 지지율이 저조한 국민의당으로써는 헌법재판소장에 이어 대법원장까지 사법공백이 장기화되는 것에 대한 책임이 국민의당에 지워지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이다.
 
 특히 지지근간인 호남에서는 자유한국당 등 보수정당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다. 그런데 국민의당이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부결 때와 같이 보수정당과 결을 같이 하는 것을 놓고 당 내부에서도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았다. 이 때문에 다수 의원이 찬성 표결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이유는 박지원 전 대표 발언처럼 앞으로도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를 쥘 기회가 많이 있다는 점도 작용한 듯 하다. 정부가 헌법재판소장을 재임명하면 다시 표결을 해야 하고, 또 감사원장도 임기가 끝나면 새 후보자에 대한 국회 표결을 해야 한다. 따라서 여당과 사사건건 대립하는 것 보다는 협력할 때는 하고, 반대할 때는 반대하는 전략적 모습이 당으로선 유리하다는 계산을 했을 수 있다.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으로 떠나기 전 안철수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김명수 후보자의 인준처리에 협조해달라고 했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당 원내대표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왼쪽) 원내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7.09.2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당 원내대표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왼쪽) 원내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7.09.21. [email protected]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도 서로 간의 책임공방에서 등장했던 '뗑깡', '적폐연대' 등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의 뜻을 전했고 비공개 회동까지 추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이 과거와 달리 국민의당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었기 때문에 이같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반대표가 많으면 앞으로 여당과의 관계는 더욱 악화되지만, 이런 상황에서 찬성표가 많으면 오히려 여권에게 반대급부를 요구할 수도 있는 캐스팅보터로서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란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는 표결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가결이든 부결이든 국민의당 의원들에게 달려있었는데 의원들이 참으로 고심을 많이 했다"며 "많은 토론과 고뇌 끝에 이성이 감성을 누르고 이겼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성적으로 보면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그리고 자격으로 보더라도 흠결은 보이지 않고 사법부 독립이나 사법개혁에 적임자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찬성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감성적으로는 지난 4개월 동안 문재인 정부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과 대화소통이 사라진 채 말로만 협치 강조하는 것에 심정적인 거부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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