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남경필-이재명 '청년통장, 청년연금 공방 이유는...'

등록 2017.09.23 14:15:49수정 2017.09.23 16:32:0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라디오 청년통장 관련 질문에 남 지사 "이 시장 사과해라"
 이 시장 "청년통장 아닌 청년 1억 연금 비판했다" 주장
 남 지사 "이 시장의 청년 연금 비판 문제 삼았다"
 
【수원=뉴시스】 김동식 기자 = 성남시의 3대 무상복지로 갈등을 겪었던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또다시 부딪치며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1000만원이냐, 1억원이냐' 때문이다.

 경기도 청년통장과 청년연금 정책에 대한 견해 차이 탓에 각자의 발언을 보는 관점까지 다를 수 있다.
 
 사정은 이렇다.
 
 남 지사가 출연한 지난 22일 오후 모 방송사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청년통장이 이슈였다. 이날 청년통장은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에서 1~2위를 차지했다.
 
 남 지사는 청년통장에 이어 청년 1억원 연금 등 청년 시리즈 정책도 소개했다.

 
【수원=뉴시스】 남경필 경기지사는 지난달 16일 오전 경기도청 신관 상황실에서 '일하는 청년 시리즈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사진=경기도 제공)

【수원=뉴시스】 남경필 경기지사는 지난달 16일 오전 경기도청 신관 상황실에서 '일하는 청년 시리즈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사진=경기도 제공)


 
 도는 청년통장으로 만 18~34세 중위소득 100% 이하인 청년에게 1000만원의 자산 형성을 도와준다. 이들은 매달 10만원씩 저축해야 하고 3년간 일자리를 유지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보건복지국에서 담당하고 있다. 
  
 반면 내년부터 시작하는 청년 1억원 연금은 중소기업(제조업) 근로자 1만명을 대상으로 10년간 매달 10만~30만원을 지원, 10년 뒤 최대 1억원의 자산 형성을 도와주는 사업이다. 연금전환 가능 저축보험으로 경제실이 업무를 맡는다.
 
 이 둘은 언뜻 보면 같지만, 전혀 다른 내용이다. 담당도 다르다.
 
 그런데 청년 정책이 한꺼번에 소개되는 과정에서 "이 시장이 청년통장을 '사행성 포퓰리즘'으로 지적했다"는 질문이 나오자 남 지사는 "청년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청년들에 대한 모욕성 발언이다"고 비난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뉴시스 자료사진)

이재명 성남시장. (뉴시스 자료사진)


  이 시장은 즉각 반박했다.

 그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 시장은 청년통장 사업을 비판한 적이 없다. 다만 경기도의 청년 1억 통장을 비판했다"고 밝혔다.

 이 시장도 이날 밤늦게 페이스북을 통해 "도민 세금으로 1억 연금통장을 만들어준다는 졸속정책을 도입하겠다고 해 문제점을 지적했다"며 "발언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시행 중인 청년통장(1000만원)을 반대했다고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시장은 지난 9일 같은 방송에서 남 지사의 청년 1억 연금통장에 대해 "사행성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청년통장을 지적하거나 비판한 적은 없다.

 양측의 의견과 발언 내용은 모두 사실이다.

 하지만 남 지사의 인터뷰에서는 '1억'이라는 단어가 빠졌다. '1억'을 언급하지 않고 '1000만원짜리 청년통장'에서 '1억원짜리 청년 연금'까지 설명이 이어졌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청년 연금사업에 대한 비판을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고 한다. 청년통장 질문 답변이 청년연금 비판으로 이어진 셈이다.

 남 지사는 "청년통장이나 청년연금 모두 '일하는 청년'에게만 지원하는 만큼 어느 하나라도 '사행성'이라는 비난은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번 경기도의회 추경예산 심의에서도 일하는 청년 시리즈 3대 사업 중 청년연금이 쟁점이었다.

 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청년연금을 제외한 나머지 2개 사업은 동의할 수 있다고 했지만 남 지사는 이를 끝까지 거부했다. 결국, 양측은 이번 추경이 아닌 내년 본예산에서 청년 시리즈 3대 사업비를 모두 반영하는 데 합의했다.

 
【수원=뉴시스】남경필 경기지사(왼쪽)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경기도 청년통장과 청년연금 정책에 대한 견해 차이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자료사진)

【수원=뉴시스】남경필 경기지사(왼쪽)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경기도 청년통장과 청년연금 정책에 대한 견해 차이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자료사진)


 남 지사는 반격에 나섰다.
 
 23일 오전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 시장 스스로의 착각이고 왜곡이다"며 "방송 청취자라면 모두가 이해했을 사실관계를 이 시장만 다르게 생각하고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년연금에 대한 비난을 문제 삼았고 땀 흘려 일하며 정책 시행을 손꼽아 기다리는 청년들에 대한 사과 요구였다"며 "청년과 중소기업을 '요행을 바라는 집단'으로 비하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청년과 중소기업에 정중히 사과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한편 내년 지방선거를 놓고 남 지사와 이 시장 모두 경기도지사를 겨냥한 행보를 보여 양측의 신경전도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