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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검사장들 관용차 기름값 '요지경'···하루 8번 주유, 이틀에 190만원도

등록 2017.09.25 12:04:52수정 2017.09.25 13:4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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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검사장들 관용차 기름값 '요지경'···하루 8번 주유, 이틀에 190만원도

남부지검장, 하루 103만원, 다음날 85만원
광주지검장은 같은 날 여러번 주유 반복
과도·비상식적 주유 패턴...'카드깡' 의혹도
검찰 "구체 내역 알고 싶으면 정보공개 청구"

 【서울=뉴시스】표주연 김현섭 기자 = '검찰의 별'로 불리는 전국 검사장들의 관용차 유류비 내역을 살펴봤더니 기름값 지출을 부풀려 계산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사례들이 드러났다.

 불과 이틀새 차량 기름값으로 190만원 가까이 쓰는가 하면 하루에 무려 8번에 걸쳐 주유를 한 사례도 확인됐다. 심지어 검사장이 공석인 상황이라 차량 운행이 없어야함에도 기름값이 지출되는 경우마저 나타났다.

 25일 뉴시스가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을 통해 입수한 최근 1년 간 '검사장급 이상 관용차량 관련 주유 내역'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올해 3월20일과 21일 이틀에 걸쳐 검사장 관용차 기름값으로 188만1740원을 결제했다. 3월20일 주유비로 103만813원을 결제하고, 이튿날 다시 85만92원을 쓴 것이다.

 차량 연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관용차량들이 중형 세단(sedan)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88만원어치는 평균적으로 서울·부산 간을 20여회 왕복할 수 있는 주유량이다.   

 당시는 김진모(49·사법연수원 19기) 검사장이 재직하던 때였다. 김 전 지검장은 지난 6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된 뒤 스스로 옷을 벗었다.

 남부지검장 관용차의 이상한 주유비 결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남부지검장의 관용차는 약 20~30일을 주기로 50만원에서 80만원 정도를 결제하는 방식으로 주유비를 썼다. 이는 다른 검사장 일반 관용차량에 비해 과한 액수다.
   
 특히 김 전 지검장이 사표를 낸 이후, 신임 지검장이 임명되기 전에도 주유비가 지출됐다. 남부지검장이 공석이었던 올해 7월10일 남부지검장 관용차는 72만3645원을 주유비로 결제했다.
 
 현재는 퇴직한 오세인 광주고검장의 관용차 내역에서도 한꺼번에 100만원에 가까운 주유 기록이 나왔다. 광주고검장은 약 1일주일을 주기로 6만원을 주유하면서 관용차를 운영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22일 갑자기 95만1080원어치 기름을 넣었다. 바로 다음 주유를 올해 2월20일에 했기 때문에 약 3개월치 기름을 미리 넣었다는 추정도 가능하지만, 연말에 갑자기 3개월치 기름을 미리 결제했다는 것은 상식적인 기름 소비 패턴과 맞지 않은 부분으로 볼 수 있다.

 오세인 전 광주고검장이 사의를 표명한 올해 7월17일 이후, 같은 달 19일에는 6만2000원, 20일 6만1000원, 31일 4만8000원을 주유한 점도 석연찮은 대목이다.

 하루에 여러번 주유하는 사례도 있었는데, 김회재 전 광주지검장 차량은 하루 최대 8번을 주유했다. 김 전 광주지검장은 현재 의정부지검장을 맡고 있다. 김 전 광주지검장이 사용한 관용차 내역을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해 8월9일 8만2000원과 5만5000원 두번 주유하고, 다음날인 10일 다시 6만6000원어치 기름을 넣었다.

 또 지난해 8월23일 4만7000원과 5만8000만원씩 두번 주유하고, 다음날인 24일에도 6만6000원과 7만5000원을 기름값으로 썼다. 이틀동안 총 24만6000원을 쓴 것이다.

 김 전 광주지검장의 이같은 패턴은 반복됐다. 지난해 9월6일에는 5만8000원, 5만8000원, 4만9000원씩 3번을 주유했고, 같은달 21일에는 7만원, 4만5000원, 6만1000원, 5만2000원 씩 4번이나 기름을 넣었다. 지난해 11월11일에도 5만원씩 하루에 4번을 주유해 총 20만원을 썼다.

 무려 8번이나 기름을 넣은 날도 있었다. 지난해 12월5일 김 전 광주지검장은 10만원씩 6번, 그리고 6만8000원, 5만8000원을 각각 결제해 총 8번 기름을 넣었다. 이날 하루에만 기름값으로 72만6000원을 결제했다.

 서울중앙지검장은 이영렬 전 지검장이 재직하던 때에는 36만원에서 55만원까지를 월결제하는 방식으로 기름을 넣었다. 윤석열 지검장 취임 이후에는 4~5일을 주기로 약 7만원을 주유하고 있다. 문무일 검찰총장도 부산고검장으로 재직할 당시 7~8일을 주기로 약 8만원을 주유하는 '정상적'인 패턴을 보였다.

 이에 대해 서울남부지검측은 "지정 주유소에서 주유하고 있다"며 "한달에 한번씩 주유비를 결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부지검 관계자는 "180만원씩 결제된 사례는 한달에 한번 후결제를 하는데 주유소에서 빼먹은 부분을 후에 결제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달 치를 한번에 결제한 것일 수가 있다"며 "정확한 것을 알고 싶으면 정보공개 청구를 하라"고 덧붙였다.

 광주지검측도 "정확한 것은 기록을 보지 않아 모르겠다"며 "할 말이 없다. 정확한 정보를 알고 싶으면 정보공개청구를 하라"라고 말했다.

 결국 관용차량 운영에 있어 가장 잦은 소비 분야인 주유비에 대한 관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사장들의 관용차 운영은 각 고검과 지검에 소속된 정규직 직원이 수행하는 방식으로 유지되고 있다. 각 수행 직원이 별도로 지급된 신용카드로 주유를 하는 시스템이다.

 또 통상 각 고검과 지검은 특정 주유소와 계약을 맺고 전속으로 이용한다. 법무부, 서울고검, 대검찰청은 서초구 반포그린주유소, 서울중앙지검장과 1차장은 서초구 한미건설주유소를 전속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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