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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북 발언, 말뿐일까 행동 따를까···NYT "불확실성이 공포 유발"

등록 2017.09.25 16: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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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츠빌=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주(州) 헌츠빌에서 공화당 후보인 루서 스트레인지 현 상원의원 유세 지원 연설을 하고 있다. 2017.09.23

【헌츠빌=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주(州) 헌츠빌에서  공화당 후보인 루서 스트레인지 현 상원의원 유세 지원 연설을 하고 있다. 2017.09.23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잇단 대북 강경발언은 과연 말풍선일 뿐인가 아니면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려는 구체적인 내용인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겨냥해 연일 “로켓맨”, “완전파괴” 등 험악한 발언을 쏟아내면서 워싱턴 정가에서 이런 발언의 진의에 대한 우려들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대북 강경 발언들과 그 메시지의 불확실성이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들이 과연 “말뿐(all talk)”인지 아니면 “실제로 행동을 의도한 것(actually intends to act)”인지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모호성은 전략적인 것일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을 계속 협박함으로써 미국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를 계속 추측하게 만들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혹은 외교경험이 일천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분노를 여과 없이 표출시키면서 자신의 지지자들을 환호하게 만드는 것일 가능성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세 번째로 '꼬마 로켓맨(Little rocket man)'이라고 부르며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방금 북한 외무상의 유엔 연설을 들었다. 만약 그가 '꼬마 로켓맨'의 생각을 반영했다면 그들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2일 앨라배마 주 헌츠빌에서 열린 집회에서도 "우리는 미치광이들이 사방에 로켓을 발사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 꼬마 로켓맨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우리에겐 다른 선택권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거대한 무기가 태평양 상공에서 터지면 엄청난 재앙을 일으킬 것"이라면서 북한의 수소폭탄 도발의 위험성을 경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7일에는 트위터틀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지난 밤 통화했다. 나는 그에게 ‘로켓 맨’이 어떻게 지내는지 물었다”라고 밝혔다. 지난 19일에는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를 지니고 있지만,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일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NYT는 이처럼 일상적으로 쏟아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경고 발언들은 그동안 “무차별적 강성 접근(brute-force approach)” 방식을 보여 온 트럼프 외교의 위험성을 새삼 부각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 대중들에게 직설적인 레토릭으로 접근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화법은 정치인으로서는 아주 강점일 수 있지만 북한 문제 등 예민한 계산을 필요로 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그리 바람직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백악관 비서실과 안보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동적인 발언을 섣불리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통제하려는 움직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성격이다. NYT는 보좌진들이 자칫 트럼프 대통령을 억압하려드는 어떤 시도에 대한 후폭풍이 일지나 않을까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미국)=뉴시스】전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롯데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업무오찬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7.09.22. photo1006@newsis.com

【뉴욕(미국)=뉴시스】전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롯데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업무오찬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7.09.22. [email protected]

  북한 전문가들과 외교 관계자들은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호전적인 대북 위협과 모욕적인 언사가 김정은 위원장의 성마를 성격을 자극함으로써 미국이 핵 전쟁에 말려드는 재앙을 불러오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 북한분석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문가로 일했던 수미 테리 박사는 “누구도 원하지 않는 전쟁 속으로 우리가 끌려 들어갈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NYT는 또 트럼프의 과장된 말들이 트럼프 지지자들에게는 스릴로 와 닿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많은 미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 그가 여러 차례 언급해온 대북 선제공격에 대해서도 큰 반대를 하고 있다. 
 
 24일 워싱턴포스트(WP)-ABC방송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상황을 “아주 훌륭하게(a great deal)” 혹은 “상당한 정도 잘(a good amount)”로 다루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7%에 그쳤다. 42%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전혀(not at all)” 신뢰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반면 응답자의 72%는 미 군부 지도자들을 신뢰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미군 지도부는 비록 북한에 대한 군사 옵션이 가능하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지만 북한에 대한 호전적이고 자극적인 발언은 삼가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물론 군 출신인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 미국의 핵심 안보관계자들은 모두 북한에 대한 발언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외교 무대에서 언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군사적 갈등 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의 심각성을 누구보다도 잘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령관은 “세 명의 전직 장성들은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전쟁에 따른 살육의 결과를 잘 알고 있다. 그들 하나하나를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다. 그들은 대중적인 언급을 신중하게 하고 있다. 김정은을 대하는 데 있어서 연합 전선을 펴고 있다”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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