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다 가진 ‘남한산성’ 흥행 ‘빨간 불’···이러다 ‘범죄도시’에 잡히는 것 아냐?

등록 2017.10.08 12:43:37수정 2017.10.08 13:44:4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영화 '남한산성'의 한 장면.

영화 '남한산성'의 한 장면.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흥행 요소를 두루 갖추고 ‘1000만 영화’를 향해 질주하던 사극 ‘남한산성’(감독 황동혁)에 비상이 걸렸다. 

8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남한산성’은 지난 7일 전국 1226개관에서 5433회 상영하며 42만4405명을 앉혀 개봉일인 3일부터 5일째 1위를 지켰다.

추세대로라면 8일 중 300만 관객 돌파가 확실하다. 개봉 6일 만이다.

이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년)의 11일, ‘관상’(2013년)의 7일, ‘사도’(2015년)의 11일, ‘밀정’(2016년)의 8일 등 역대 '추석 영화'들의 300만 관객 작성 속도를 모두 뛰어넘는 대기록이다.

그러나 조금 더 들어가면 ‘남한산성’의 고민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광해’ ‘관상’ ‘사도’는 각각 그해 추석 연휴 이전에 개봉해 추석 연휴 시작 전 이미 300만 관객을 넘겼다. 지난해 9월7일 개봉한 ‘밀정’은 그해 추석 연휴 첫날인 9월14일 이 기록을 세웠다.

‘남한산성’처럼 추석 연휴 초중반 개봉해 연휴 내내 상영하며 100만, 200만, 300만 관객을 차례로 달성하는 행운을 누린 경우는 없었다는 얘기다.

‘남한산성’은 긴 추석 연휴는 물론 이병헌·김윤석·박해일·고수 등 초호화 출연진, 김훈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 원작, 국내 최대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의 막강한 배급력, 스타 감독, 기(旣)개봉작 2편(‘킹스맨: 골든 서클’ ‘아이 캔 스피크’)이나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 2편(‘킹스맨:골든서클’ ‘범죄도시’)과 겨루는 대진운 등 흥행 성공 조건이 차고 넘친다.

순제작비로 150억원 넘게 들어간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500만 명 이상이다. 계획대로라면 추석 연휴 기간 이를 달성해야 했으나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게다가 전일보다 관객 수가 지난 6일에는 1만7878명, 7일에는 15만7434명이 각각 줄어들어 흥행 전선에 균열도 나타났다.

추석 연휴가 지나면 본격적으로 극장가 ‘관객 절벽’이 시작한다. 손익분기점은 돌파하겠으나 그 이상은 버거워 보인다는 것이 영화계 중론이다.

오는 12일 나란히 막을 올리는 김래원·김해숙의 ‘희생부활자’(감독 곽경택), 라이언 고슬링·해리슨 포드의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 ‘블레이드 러너 2049’(감독 드니 빌뇌브) 등 신작만 문제가 아니다.

추석 연휴 무섭게 치고 올라오며 ‘남한산성’의 발목을 집요하게 붙들고 늘어진 마동석·윤계상의 ‘범죄도시’(감독 강윤성)도 있다.
영화 '범죄도시'의 한 장면.

영화 '범죄도시'의 한 장면.


‘범죄도시’는 ‘청소년 관람 불가’라는 최악의 핸디캡도 부족해 ‘남한산성’ 주요 배우보다 떨어지는 주연 배우 티켓 파워, 늦깎이 데뷔 감독, 계열 극장은 있으나 그다지 강하다 볼 수 없는 배급력(메가박스 플러스엠), 여성 관객이 부담스러워 할 수 있는 폭력성 등 약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극장들의 상영관 배정도 인색해 ‘범죄도시’는 ‘남한산성’과 같은 날 개봉했으나 상영관 수와 상영 횟수가 ‘남한산성’(1124개 관, 5283회)의 절반 수준인 불과 600개관에서 2395회 상영하면서 16만4412명(누적 19만4820명)을 들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남한산성, 개봉 2주차인 콜린 퍼스·테런 에저튼의 할리우드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 ‘킹스맨: 골든 서클’(감독 메슈 본)에 이어 3위로 부진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개봉 이후 생애 첫 악역을 열연한 윤계상으로 대표되는 ‘잔인하다’ ‘무섭다’는 부정적 평가를 ‘마블리’ 마동석으로 상징되는 ‘웃기다’ ‘재미있다’ 등 긍정적 평가가 뒤엎으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개봉일부터 호평 일색인 데다 관객도 지속해서 늘어나자 상영관 수와 상영 횟수 역시 증가했다.

지난 6일 1006개 관에서 3460회 상영된 데 힘입어 33만239명(누적 101만1738명)을 끌어 1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물론 ‘킹스맨’을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섰다.

지난 7일에는 상영관 수, 상영 횟수, 관객 수 등이 더욱 늘어나 1157개 관에서 4063회 상영하면서 36만9760명(누적 138만1498명)을 모아 2위를 지켰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추석 빅4(‘남한산성’ ‘범죄도시’ ‘킹스맨’ ‘아이 캔 스피크’)’ 중 유일하게 추석 연휴 내내 관객 수가 증가했다는 점이다.

‘범죄도시’의 순제작비는 약 50억원으로 손익분기점은 200만 명이다. 추석 연휴에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