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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원 정식품 명예회장 별세···그는 누구인가

등록 2017.10.10 10: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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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별세한 정재원 정식품 명예회장. 2017.10.10(사진=정식품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별세한 정재원 정식품 명예회장. 2017.10.10(사진=정식품 제공) [email protected]

19세에 최연소 의사검정고시 합격···모유 못먹는 아이 위해 1966년 두유 개발

【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향년 100세로 지난 9일 별세한 정재원 정식품 명예회장은 국내 두유의 시초인 '베지밀'을 탄생시킨 인물이다.

 두유를 개발하게 된 것은 고인이 경험한 의사생활이 계기가 됐다. 1917년 황해도 은율에서 태어난 고인은 홀어머니 아래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19세 나이로 최연소 의사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이어 1937년 명동의 성모병원 소아과에서 의사 생활을 시작해 일주일 만에 설사와 구토 증세가 심한 갓난 아기를 환자로 받아 약도 주고 주사도 처방했지만 결국 세상을 떴다. 그 후로도 원인 모를 영양실조와 합병증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은 계속 생겨났고 의사로서의 죄책감과 사명감을 느낀 나머지 사망 원인을 찾기 위해 44세에 유학을 떠났다. 

 영국 런던 대학원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UC 메디컬센터 등을 거치면서 5년간 유학 생활을 한 고인은 아기들의 사망 원인이 모유나 우유에 함유된 유당 성분을 정상적으로 소화시키지 못하는 '유당불내증'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이후 1964년부터 아기들의 치유식 개발을 위해 콩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 1966년에 유당이 없고 3대 영양소가 풍부한 콩을 이용해 만든 선천성 유당불내증 치료식 두유를 개발했으며 식물성 밀크(Vegetable+Milk)라는 뜻의 '베지밀' (Vegemil)로 명명하기에 이른다.

이를 계기로 1973년에는 정식품을 창업하면서 평생 두유를 연구한 그는 약 50년간 콩 연구에 몰두하면서 한국 두유 산업 성장에 큰 업적을 남겼다.

 "두유를 만드는 데 인생을 걸었다"던 고인은 기업의 이윤 추구보다 소비자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데 중점을 뒀다. 시장 1위 브랜드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전문회사인 '자연과 사람들'을 설립해 경쟁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만든 두유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또 "누구든 공부에 대해 가슴앓이를 하지 않게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1984년 '혜춘장학회'를 설립해 지난 33년 간 약 2350명에게 21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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